2009. 3. 3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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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 여성분과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도중에 갑자기 몇년전이었던가..... 아내와 '우주전쟁'이라는 영화를 보러갔을때가 생각났다.

'우주전쟁'이라는 제목만 들었지, 전혀 내용은 모르는 상태에서 아내가 보자고 해서 극장에서 보기 시작했는데, 첫장면에서 세균이 어쩌고, 저쩌구 나오는 것을 보고는 갑자기 국민학교때 읽었던 소설책이 생각났다. 그 소설제목도 '우주전쟁'이었고 삼발이가 나와 설치다가 마지막에는 인간에게는 별다른 이상을 끼치지 않는 세균에 의해서 전멸되는 줄거리였다.
"어...이거 마지막에 세균때문에 우주인들이 죽는거....뭐 그런거 아니가?"
아내가 당시 어떻게 알았냐고 놀라던 기억이 있다.

우주전쟁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몸에는 다양한 세균들이 공생하고 있다. 가장 흔히 들어보는 것중의 하나는 대장균인데, 이 대장균이 있을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별 탈이 없지만, 이게 있을 곳에 있지 않고 딴곳에 있으면 반드시 염증반응으로 우리몸을 공격하게 된다.

그럼 앞서 이야기한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는 어떨까?

일반적으로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는 성병균으로 인식하고 있다. 물론 증상이 있는 여성에서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가 일정부분 발견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사실 의료계에서도 이 균이 정말로 성병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조금씩 의견이 다르다.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라는 균을 살펴보면 여성의 비뇨생식기에서 가장 흔한 균중의 하나이다. 어떤 연구결과에 의하면 여자어린아이의 경우 약 5%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젊은 여성의 경우에서는 성적인 활동이 별로 없는 경우 약 40%에서 발견되며, 성적으로 활발한 여성의 경우에서는 약 67%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또한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서는 약 25%에서 발견된다.

남성의 경우를 보더라도 요도염이 없는 건강한 남성의 경우에도 약 63%에서 이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가 발견된다고 한다.

즉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라는 균이 우리몸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될 수도 있는 균이라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들어가보면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라는 균은 한종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종류로 이루어져 있음이 최근에 계속 밝혀지고 있다. 이중에서 어떤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성병균으로 밝혀질 수도 있다.(예를 들면 Ureaplasma urealyticum)
이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라는 균내에서 어떤 종이 성병균으로 최종 확인될 수도 있다.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는 우리가 엄마배속에 있을때나 출산때 감염이 되기도 하며 성적인 접촉을 통해서 감염되기도 한다.

떠돌아다니는 유머중에 보면 딸이 성병에 걸린것을 알게 된 엄마가 의사에게 말하길
"아마도 화장실에서 걸렸을꺼에요"라고 하니 의사왈....
"그럴수 있습니다. 얼마나 급하면 그랬겠어요...."라고 하는 것을 보고 한참을 웃었는데....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 이유중의 하나는 아마도 이 유레아플라즈마(Ureaplasma)라는 균이 화장실등의 위생시설에서도 발견이 된다는 점때문일 것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발견될 수 도 있는 균이라고 치료를 안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더 밝혀져야 할 것이 많이 있으므로 진료를 본 의사선생님의 처방대로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책이다.

참고:
1. Volgmann T, et al. Ureaplasma urealyticum-harmless commensal or underestimated enemy of human reproduction? A review. Arch Gynecol Obstet 2005;273:133-9.
2. Viarengo J, et al. Ureaplasma urealyticum in the urethra of healthy men. Br J Vener Dis. 1980;56:169-72.
 

Posted by 두빵
2009. 3. 30. 09:04

최근에 보면 전립선 질환에 대해서 어느정도 홍보가 되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가끔 전립선검사를 위해서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 같다. 근데 간혹 전립선암 피검사 즉 전문용어로 하면 PSA,  혹은 전립선특이항원검사만을 하겠다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환자의 경우 다른 검사도 같이 시행하면 좋겠다라고 조언을 하긴 하지만, 이런 조언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도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에 대한 홍보가 잘 이루어져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가 전립선암을 발견하는데 있어서 만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가 등장하면서 전립선조기진단에 굉장한 혁명을 일으켰고,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서 전립선암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면이 있기는 하다.


                                              (source : wikipedia)

그러나 전립선암발견에 대해서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가 과연 만능일까?
이에 대해서는 우선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의 정상수치가 어느정도인가에 대해서 고려를 해야 한다. 이 분야에 대한 이야기도 정말로 논란이 많이 있으며 상당한 양이 되기 때문에 다음 포스팅으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은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의 정상수치가 0에서 4까지라고 대부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확한 의미는 0 - 4ng/ml이다.) 물론 4ng/ml이상의 경우에서는 전립선암의 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당연히 전립선암의 추가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 전립선특이항원이 4ng/ml이하의 경우에는 암이 없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유럽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 이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55세 이상의 남성 10,523명을 대상으로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와 직장수지검사 및 전립선초음파를 시행하여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경우 전립선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이중 473명의 전립선암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그 환자를 역으로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에서 이상이 있던 경우와 직장수지검사에서 이상이 있던 경우와 전립선초음파에서 이상이 있던 경우로 나누어 보니 아래 그림과 같이 전립선암특이항원검사에서 4ng/ml이하의 경우에서도 전립선암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즉 전립선암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뿐만 아니라 직장수지검사와 전립선초음파를 시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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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의 결과를 하나의 도표로 만든 것, 참고문헌 그림을 약간 수정함.
보면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에게서전립선특이항원(PSA)가 4ng/ml이하이더라도 직장수지검사에서만 전립선암이 확인된 환자가 44명, 전립선초음파에서 전립선암이 발견된 경우가 39명, 둘다 발견되는 경우가 38명으로 나와 있어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의 4라는 기준이 모든 전립선암을 발견하지는 않는다.)


덧붙여서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가 4이하의 경우에 직장수지검사로 암을 발견한 경우가 31%였으며,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가 3이하의 경우에 직장수지검사로 암을 발견한 경우가 18%, 2이하의 경우에는 약 13%에서 직장수지검사로 전립선암을 발견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는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가 4이하로 낮을때 직장수지검사에서 발견된 전립선암이 과연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암인지에 대해서는 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가 만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를 반드시 시행하여야 하며, 이와 같이 반드시 시행하여야 하는 것은 의사의 직접적인 신체검사인 직장수지검사로 전립선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다. 물론 전립선초음파검사도 같이 해주면 좋겠지만, 비용대비 효과면에서는 약간 논란이 있긴 하겠다.

참고:
Schröder FH, et al. Evaluation of the digital rectal examination as a screening test for prostate cancer. Rotterdam section of the European Randomized Study of Screening for Prostate Cancer. J Natl Cancer Inst. 1998;90:1817-1823.
 

Posted by 두빵
2009. 3. 28. 15:44

이전에 나랑 같이 있는 다른 원장님 환자중에는 결혼도 안한 청소년이 정관수술을 해달라고 찾아와서 한참을 싸우고 간 적이 있었다. 환자는 자기가 원하니 해달라고 떼를 쓰고, 그 원장님은 절대 안된다라면서 돌려보내는 것을 보면서 과연 저런사람이 있을까라고 생각을 했었다.

오늘 또 다른 환자가 나에게 왔다.
결혼을 한 환자인데, 약 4-5년정도 결혼생활을 했다고 한다. 부부사이에 자식은 없다고 한다.
근데 진료실에 와서 대뜸 하는 말이...
"정관수술을 좀 하러 왔습니다."
"아..네......근데 자녀분은 몇분이신가요?"
"없습니다..."
"??? 없는데 왜 하실려고 하시나요?"
"저와 아내는 결정을 봤습니다. 계속 자식을 가지지 않기로요."
"아니..그래도, 나중에 사람일은 어떻게 되는지 알 수가 없어요. 혹시 자녀를 원하실수도 있고...정관수술후에 좀 오래 시간이 지나면....."
중간에 말을 끊으면서 환자가 하시는 말이...
"정관수술을 오래 한 상태라면 임신이 잘 안된다는 이야기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만약 자식이 필요하면 입양할 겁니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환자가 원하면 해줘야 하는 것이 원칙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관수술을 해주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

이때 환자가 한마디 하기를...
"딴데서 정관이 잘 안만져진다고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래도 해주세요"

이순간 갑자기 환자가 혹시 무정자증이 아닐까....생각을 했었다.
신체검사를 해보니 과연 정관이 양쪽 다 만져지지 않아, 우선 정액검사를 해보니 무정자증이었다. 즉 선천적으로 정관이 없는 환자였던 것이다. 전문용어로 이야기하면 선천성 양측정관결손증(congenital bilateral absence of vas deferens, CAVD)였던 것이다.
좋게 이야기 하고 만일 이에 대해서 치료를 하겠다면 도움을 드리겠다고 하고 보냈다.

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 환자의 이야기중 정관수술을 오래 한 상태라면 나중에 정관복원술을 해도 임신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다. 정관수술을 하고 난 뒤에 간혹 아이에게 사고가 생기거나 재혼을 하는 경우에 간혹 정관복원술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때 그럼 정관복원술을 했을때 임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어느정도일까?

이에 대해서 수많은 연구가 있지만, 가장 권위있는 데이터로 소개되고 있는 연구는 1991년도에 발표된 것이다.

보면 9년간 1469명의 정관복원술을 시행한 환자의 임신결과를 확인하였는데, 이중 52%의 환자에서 임신이 되었다고 한다.
이를 기간별로 나누어 보면 아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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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Belker AM, et al. J Urol 1991;145:505-511)

즉 정관수술을 한지 약 3년이내에 정관복원술을 시행한 경우라면 부부생활시 정자가 나오는 경우가 97%이며 이때 자연  임신성공률은 약 76%이다.  정관수술을 한지 3년에서 8년사이에 정관복원술을 시행한 경우라면 부부생활시 정자가 나오는 경우가 88%이며, 이때 자연 임신성공률은 53%이다.
정관수술을 시행한지 약 15년이상이 지나면 자연 임신 성공률이 약 30%로 많이 떨어진다.


앞서 이야기한 환자는 자연적으로 불임이 된 환자이므로 어쨌든 자기의 소기목적을 달성한셈이 되었다.
그러나......결혼생활을 하면서 원래부터 자식없이 살수 있도록 원하는 것이.....정말로 좋은 부부생활일까에 대해서는 글쎄.......

Posted by 두빵
2009. 3. 25. 07:03

어쩌다 간혹 보게 되는 환자들중 한 유형은 굉장히 부끄러운 얼굴로 들어오면서
"저....어제 제가 술을 많이 먹고 실수를 한것 같은데 검사를 한번 하러 왔어요...."
"저에게 미안할 필요는 없어요.....우선 소변검사를 한번 합시다..."
"근데 정말로 저는 하지 않고 오랄만 약간 했거든요.....그것도 걸리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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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flicker by wburris)

이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한번 하고는 싶지만, 이에 대한 연구결과는 상당히 어렵다.
우선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을 정확히 평가해야 하는데, 직접 들어가서 구경할수도 없는 상황이고, 환자의 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성병을 가진 한쪽의 파트너가 오랄로 한다면 당연히 다른 파트너에게 옮길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서로 성병이 없는 정상인 성파트너들끼리의 오랄은 괜찮을까?

이에 대해 한가지 답변을 할 수 있는 연구가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행해진 연구인데 원래는 이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병의 원인균과 증상이 있는 사람들과 증상이 없는 사람들과의 여러 관련성을 확인할려고 하는 목적이었다.

이 결과중에 한가지는 오랄과 연관되어 잘 생기는 남성의 요도염은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와 단순포진바이러스 제 1형(human simplex virus type1)이었다. 분명히 증상이 있는데 원인균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 보면 위의 두가지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 것이다.

단순포진바이러스 제1형은 보통 사람들에게서 피곤하면 잘 생기는 입가에 부르트는 질환으로 이 바이러스가 입가에 남아 있다가 오랄을 하는 경우에 전염이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데노바이러스는 호흡기나 위장관에 잘 발생하는 바이러스로 감기와 같은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오랄을 하는 경우에 전염이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다른 몇몇 연구에서는 Hemophilus influenza같은 호흡기계 감염을 일으키는 균들이 오랄을 통해서 요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우리가 흔히 아는 성병, 예를 들어 매독이나 임질, 클라미디아, 마이코플라즈마 같은 균들이 없더라도 감기가 있거나 하는 경우 오랄을 하게 되면 그 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서 요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어떤 인터넷 기사를 보니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성병을 예방하기 위해 오랄을 선호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오랄도 그리 안전한 것은 아니므로 이에 대해서 과신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좀 심하게 말을 한다면 상대방이 지나치기 쉬운 감기증세등이 있는 경우에도 오랄을 한다면 요도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참고:
Bradshaw CS, et al. Etiology of Nongonococcal urethritis: Bacteria, viruses and the association with orogenital exposure. the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2006;193:336-45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