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 09:49

나이가 들면 밤에 잠이 없어지고 조그만 소리에도 잘 깨며 화장실에 자주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진료실에서도 야간에 소변을 자주 본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데, 이중의 대부분은 혹시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방광증세이지 않을까 해서 오는 사람들이다.
물론 일정부분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방광증세때문에 그럴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환자들도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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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heleneisner at Flickr

나이가 드신 분들에게서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는 배뇨증세 중의 하나는 야간뇨인데, 이는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그럴 것이다. 야간뇨라는 질환이 참 어려운 질환이고,이전에는 비뇨기과에서 야간뇨에 대해서 그리 관심을 받지 못하였지만, 최근 삶의 질을 중시하는 현대사회 분위기에 편승하여 그 기전에 대해서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 중이다.

과연 연세가 있으신 분들에게 밤에 소변이 자주 마려워 깨시는 분들이 대부분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방광증세일까?

우선 야간뇨라는 정의는 반드시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서 깨는 것을 말한다. 자기전에 소변 보는 것, 그리고 소변보고 이후 자지 않고 일어나서 활동하는 것(새벽이나 아침) 등은 야간뇨라고 하지 않는다. 자기 직전에 소변을 자주 보러가는 것도 야간뇨라고 하지 않는것이다.
또한 몇년전까지는 밤에 자다가 한번정도 소변을 보기 위해 깨는 것은 정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한번도 이상소견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근 야간뇨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정상인들과 비교했을때 체내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피검사등을 해서 확인한 연구가 있었다.

연구결과를 보면 야간뇨를 가지고 있는 노인에게서
1. 야간에 멜라토닌 수치가 낮고,
2. 야간에 카테콜라민 수치는 증가하였고 (다른 말로 하면 교감신경계가 더 활성화되었다.),
3. 주간과 야간의 이뇨호르몬(natriureteric peptide) 수치가 증가하였고,
4. 혈압이 높았으며,
5. 주간과 야간의 소변삼투압이 낮았으며 (소변이 농축이 안되었다는 말),
6. 전체 소변량은 증가하였고,
7. 자기전의 부종지수가 증가하였다.

즉 요약하면....
교감신경계의 증가와 함께 과잉의 물의 흡수로 인한 고혈압으로 야간에 소변량이 증가하고,
교감신경계의 증가와 함께 멜라토닌의 감소로 인한 수면이상으로 야간의 방광용적이 감소하여 야간뇨가 일어난다는 말이다. ( 좀 어렵다...-.-)

좀 알기 쉽게 풀어 쓰자면....(사실 일반인은 이부분만 봐도 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몸 내부에서 몸의 탄력이 감소함에 따라 다리나 그외 다른 부분이 붓게 되고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 교감신경계가 증가하고, 물을 좀 더 섭취하게 된다.
야간에 잘때는 몸이 수평으로 누워있으므로 다리등의 붓는 부분이 다시 신장으로 들어와 소변량이 많아진다.
그리고 멜라토닌은 사람의 수면유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이가 들면 멜라토닌 수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수면장애가 일어난다.

결론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수면장애가 있고, 교감신경계가 증가로 인한 방광의 기능적인 용적이 작아진 반면, 밤에 소변이 늘어나므로 밤에 반드시 깨서 소변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나이가 들면 다 그런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좀 곤란하다. .그리고 이런 기전은 약으로도 호전시킬 수 있으므로 야간뇨가 있으면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방광증세로 인해서도 발생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통해서 확인해야 할 것이다.

참고 :
Sugaya K, et al. Biochemical and body composition analysis of nocturia in the elderly. Neurourol. Urodynam. 2008;27:205-211

Posted by 두빵
2009. 2. 2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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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에 한동안 분열되었던 우리나라가 조금씩 뭉치고 있는 것 같다. 생전에도 그랬지만, 선종후에도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을 보니, 과연 큰 어른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실천은 어려운..."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를 몸소 실천하신 분이었기에 그 간단한 말이 더 어렵게 다가온다.

또한 기계호흡에도 의지하지 않으시고, 선종하시면서도 각막이식을 하시면서 우리사회에 존엄사에 대한 이미지도 변경하고, 장기이식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또한 고무시키는 그 큰 어르신의 실천에 타종교를 가진 나역시 숙연한 맘을 가지게 된다.

(사진출처 : 다음)

물론 이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존경해야 할 만한 분들이 또 있다. 바로 살아서 장기기증을 하는 분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남에게 신장이식을 하는 것이다.

대학병원에 있을때 수많은 생체 신장이식하는 분들을 많이 봐왔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중의 하나는 어떤 아들이 투석중이었는데, 그 아버지의 회사사장이 신장을 공여 하는 경우였다. 자기 가족에게 신장을 공여 하는 것도 어려운데, 생판 모르는 남에게 신장을 주다니....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이때 방송국에서도 난리였다.

또 기억나는 한 경우는 신장을 공여하는 사람이 시누이였다. 당시 교수님께서 "관계가 어떻게 돼?" 라고 할때 "네...시누이입니다."라고 하니 교수님 왈......"지금까지 많은 신장공여를 보아왔는데, 시누이는 정말 첨이다........."

사후 장기기증은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정작 기증하는 본인에게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긴 하지만, 신장기증은 살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를 포함하여 상당히 두려운 맘이 있을 것이다.
 "신장 하나로 살다가 나중에 뭔일 있으면 어떻게 하지?...."

이에 대한 연구가 있다.
하나는 서양인에 대한 연구인데, 스웨덴의 스톡홀롬에서 신장공여를 한 430명을 20년 이상동안 관찰하였는데, 일반인의 기대 생존률이 66%인데, 신장공여를 한 사람들은 85%가 생존해 있었으며, 사망 이유도 일반인들과 유사하였다고 한다. 단 신장공여후에 20년이 지난뒤에 1/3에서 고혈압이 있었다고 한다. 나이에 따른 신장기능의 감소는 일반인들과 비슷하였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신장공여를 하더라도 고혈압외에 일반인들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었으며 (이 고혈압도 서로 비교는 하지 못했지만, 일반인들과 비슷한 유병율을 보였을 것으로 저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오히려 신장공여를 하는 사람들이 원래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는데, 1970년부터 2006년까지 교토에서 시행된 601명의 신장공여자를 조사하여, 20년이상 생존할 확률이 86.4%였으며 이 수치는 일반인들보다 더 나은 수치였으며 사망원인도 일반인들과 비슷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결과를 알고 있더라도 사실 신장기증은 나를 포함하여 일반인들에게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신장기증자에 대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보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사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이다.

최근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과 함께 각막기증으로 인해서 일반인들, 그리고 연예인들의 각막기증의사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하긴 하지만,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 통계를 보면 실제의 각막기증은 별로 증가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장기기증에 대해서 좀 더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참고
1. Fehrman-Ekholm I, et al. Kidney donors live longer. Transplantation 1997;64:976-8
2. Okamoto M, et al. Short- and long-term donor outcomes after kidney donation: analysis of 601 cases over a 35-year period at Japanese single center. Transplantation. 2009;87:419-23.

Posted by 두빵
2009. 2. 20. 08:02

이전에 한번 포스팅을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정부기관중에 보건복지부 블로그인 따스아리에서 '성관계후 소변보는 것이 방광염 예방에 도움' 이라는 글을 보고 글을 올린다. 이에 대한 잘못된 점 등을 댓글로 지적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이전에 따스아리를 포함하여 정부블로그에서 몇번 글을 올렸지만, 모두 반응이 없어서 댓글보다는 하나의 포스팅으로 하였다.

사실 방광염은 누구나 올수 있는 것인데, 젊은 여성에게 방광염이 있을때는 상당히 고민을 하는 것을 본다. 부모님과 같이 온 경우에는 간혹 혹시 성병인지 아닌지 궁금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반적인 방광염은 성관계와는 별로 상관없이 발생하므로 너무 그쪽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한다. 젊은 미혼여성이 방광염으로 온 경우 오히려 얼마나 열심히 공부( 혹은 일) 를 하였으면 그럴까...라고 오히려 격려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성관계와 방광염이 서로 관련이 있으며 성관계후에 발생하는 것을 '허니문 방광염'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수 많은 연구에서도 일반적으로 성관계가 여성에게서 방광염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1)

그럼 성관계후에 소변을 보는 것이 방광염 에방에 도움이 될까?

이에 대해 한 연구에서 언급한 것이 있다.(참고문헌 2)
이 연구는 18세부터 40세까지의 796명의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하였는데, 여기서도 우선 성관계와 여성의 방광염과의 관계가 서로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성관계후에 소변을 보는 것은 방광염을 예방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는 있어도 연구를 하다 보면 아닌 경우가 있는 것이다. 또한 성관계중에 어떤 체위가 방광염을 더 잘 일으키는지에 대한 것은 아직까지 전혀 모르고 있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게서는 성관계가 방광염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인지에 대해 연구조차 없다.

그럼 허니문 방광염을 치료할 수 있는 증명된 방법은 뭐가 있을까?

하나의 방법으로는 크랜베리쥬스나 블루베리쥬스등을 먹는 방법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이 쥬스는 세균이 사람의 요로에 들러붇는 것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 실제로 나이가 많은 여성이 하루 300ml의 크랜베레쥬스를 복용하면 요로감염을 줄일 수 있다라는 연구결과가 있긴 하지만 (참고문헌 3), 젊은 여성에게서는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가격이 문제가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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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랜베리쥬스의 원료가 되는 크랜베리.....source : wikipedia)

성관계 전후에 항생제 약물요법을 시행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상적으로 많은 효과를 보고 있긴 하지만 여기에는 내성균이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금은 조심해서 써야 한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게서는 여성호르몬 크림을 질쪽에 발라주는 것도 방광염을 예방할 수 있는 연구결과도 있다. (참고문헌 4)


마지막으로 앞서 이야기한 따스아리의 포스팅에서 보면 남성의 요도길이가 7-8cm이라고 언급했는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15cm 이상이라는 것도 하나 밝혀둔다. 요도주위의 오염물질이 질을 통해 감염된다라고 하였는데, 질을 통해서 감염되는 것은 아니며 항문이나 질의 균들이 요도를 통해서 들어가 방광염이 발생한다. 그외 그 포스팅에서 언급한 다른 방법은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좌욕은 제외), 명확하게 연구된 바는 아니라는 것을 밝혀두고, 언급된 한약제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임을 밝혀둔다.

참고 :
1. Ronald A. Sex and urinary tract infections. N Engl J Med 1996;335:511-512.
2. Hooton TM, et al. A prospective study of risk factors for symptomatic urinary tract infection in young women. N Engl J Med 1996;335:468-474.
3. Avorn J, et al. Reduction of bacteriuria and pyuria after ingestion of cranberry juice. JAMA 1994;271:751-754.
4. Raz R, Stamm WE. A controlled trial of intravaginal estriol in postmenopausal women with recurrent urinary tract infections. N Engl J Med 1993;329:753-756.

Posted by 두빵
2009. 2. 18. 13:46

대부분 나이가 있으신 분들에게 전립선검사를 하다 보면 전립선비대가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근데 소변 보는 증세가 불편한데 왜 전립선비대가 없냐고 따진다면, 이것에 대한 답변을 드리기가 상당히 곤란을 느끼곤 한다.
물론 소변보는 증세가 불편한것은 반드시 전립선비대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방광의 문제이거나 요도의 상태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근데, 모든 남성이 나이가 들면 반드시 전립선이 자라서 전립선비대가 생길까?

일반적으로는 나이에 따라서 전립선의 크기가 자란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전립선 크기가 빨리 자라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며, 어떤 사람에게는 전립선크기가 그대로인 사람이 있다. 전체적으로 평균을 내다 보니 일반적으로 전립선 크기가 자란다고 말을 할 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들면 전립선 크기가 자란다는 이야기는 잘못된 이야기이다.

최근 모든 남성의 전립선이 나이가 들수록 자랄까에 대한 의문에 답을 주는 연구가 있었다.

네덜란드의 크림펜지역(Krimpen)지역에서 행해진 연구인데, 사실 크림펜지역이 어느정도 규모인지 모르지만 연구대상에 포함될 수 없는 사람 일부를 제외하고 여기 사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고 한다. (이런 연구를 시행하려면 한 지역의 남성을 전수조사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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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의 Krimpen 마을의 모습. source : Flickr by anne miek bibber)


50세부터 75세사이의 모든 남성인 864명을 대상으로 4.2년동안 전립선크기가 자라는지를 봤는데, 전립선크기가 4.2년동안 이전보다 26%이상 커진 경우의 남성이 23.5%정도밖에 안되었으며 절대적인 크기로 이전보다 10cc이상 전립선이 더 커진 경우의 남성도 16.8%정도밖에 안되었다고 한다.

물론 한 연구만으로 딱 23.5%정도의 남성만 전립선크기가 자란다고 단정적으로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역으로 말을 하자면 모든 남성이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이 자란다라고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어떤 사람이 전립선이 나이가 들면서 커질까?
이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아직 단정적으로 말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비뇨기과 의사들이 최근 이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조만간 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누가 전립선이 자라고 누가 전립선이 안자랄지는 모르는 상황이므로 50세 이상의 남성에서는 전립선검사를 1년에 한번씩 하는 것이 좋겠다.


참고 : Bosch JL, et al. The long-term relationship between a real change in prostate volume and a significant change in lower urinary tract symptom severity in population-based men: the Krimpen study. Eur Urol 2008;53:819-825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