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8. 08:58

최근 미용에서 보톡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주로 얼굴에 주름등을 없애고, 얼굴이 각지지 않게 하기 위해 보톡스를 쓰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이제 상식으로 통하기도 한다. 근데 비뇨기과에서도 보톡스를 쓸까?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시 보톡스에 대해서 알아보자.(일부 사람들은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보톡스는 보툴리눔 톡신(Botulinum toxin)으로 이루어져 있다.
1897년에 클로스트리디움균(Clostridium botulinum)이 생성하는 물질이 보툴리눔 톡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보툴리눔 톡신을 의학적으로 이용하게 된 것은 1977년에 사시치료에 이용하게 되면서부터이다. 이후 1988년도에 신경손상으로 소변을 보지 못하는 환자의 요도괄약근에도 사용되었으며, 2000년대 이후부터 얼굴의 주름등에 비약적으로 보툴리눔 톡신이 사용되었다. 지금은 주로 미용분야에만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여러질환의 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중 비뇨기과도 상당히 앞서서 보툴리눔 톡신을 사용하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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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rce : Flickr by AJC1)

비뇨기과에서 주로 보톡스가 사용되는 분야는 전립선비대증과 과민성방광이다.

전립선에 사용되는 기전은 아직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신경전달체계를 무력하게 함으로서 자가세포고사(programmed cell death)를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에 의하면 자가세포고사로 인해서 전립선크기를 줄이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덧붙여서 보톡스의 고유기능 즉 신경까지 차단하여 요도를 확장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방법은 쉽게 말해서 기다란 주사바늘을 사용하여 회음부나 항문을 통해서 전립선에 직접 보톡스를 주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를 보면 보톡스의 작용시간 한계인 6개월을 넘어 12개월까지 효과가 지속되었다는 보고들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립선에 작용하는 정확한 기전을 모르고 있으며, 얼마나 보톡스양을 주입해야 하는지 (지금까지 연구결과는 보통 100~300IU를 사용하였다.) 또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대한 일치된 결과가 없기 때문에 미국의 FDA에서는 전립선에 대한 사용을 승인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전립선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가 환자의 상태때문에 가능하지 않는 경우 한번 해볼 만한 방법으로 서서히 각광받고 있다.

과민성방광의 경우에는 보통은 약물치료를 사용하는데, 약물치료로 잘 호전이 되지 않는 난치성의 경우에는 보톡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서도 아직까지 치료기전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는데, 보톡스의 일반적인 기전 즉 신경분비물질을 억제하여 방광의 수축과 감각에 영향을 주어 치료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치료방법은 방광내시경을 사용하여 방광의 20-30군데에 보톡스를 조금씩 방광벽에 주입하는 방법을 쓴다.

이때는 보톡스의 작용기간인 6개월의 한계때문에 6개월이 지나면 다시 과민성방광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이 치료법도 전립선과 같은 이유때문에 아직까지는 미국의 FDA에서 허가는 내주지는 않고 있지만, 어떤 방법으로 치료해도 치료되지 않는 난치성인경우에는 한번쯤 해볼만한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외에도 앞서 이야기한 요도괄약근이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비뇨기과 분야에서 보톡스의 역할이 계속 증가될 것이다.

Posted by 두빵
2009. 2. 11. 19:08

이전 블로그에도 간혹 이야기하곤 했는데, 우리 인간들은 성적인 동물이란 것이다. '호모 에로티쿠스'라는 말까지 있는 것 보면 말이다. 여성들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남성에게 있어서 사정시간이란......어떤 사람에 따라서는 굉장한 의미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약이 보통 해피드럭(happy drug)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발기부전때 먹는 비아그라이다. 이 비아그라 출시가 얼마나 대단했는가 보여주는 사건은 미국의 타임 시사주간지가 1990년대 가장 주목받는 사건중의 하나를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비아그라에 대한 허가를 손꼽은것으로 알수가 있다. 지금은 비아그라 유사 상품도 무척 많고, 이름을 본딴 정체불명의 여러가지 약들도 많이 선전하고 있다.

발기부전도 전체 남성에서 약 10-20%정도에서 있을 수 있고, 이에 대한 비아그라의 등장이 우리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는데, 조루는 발기부전보다는 전체남성에서 나타날 수 있는 빈도가 더 크다. 또한 정상적인 남성들에게서도 좀 더 사정시간을 연장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을 비쳐볼때 발기부전으로 인한 비아그라시장보다는 몇배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 조루에 대한 약이 만일 개발된다면, 이에 대한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다.

최근 조루에 대해 세계최초로 먹는 약이 개발되었다. 존슨앤존슨이라는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다폭세틴(dapoxetine)이라는 약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아마도 한국얀센에서 취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에 이 조루약에 대한 3상 임상실험결과가 발표되었다.
전세계적으로 22개국에서 이중맹검연구로 시행되었는데, 총 618명의 조루 환자가 연구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위약과 다폭세틴 30mg과 60mg을 가지고 연구하였는데, 삽입후 사정까지의 시간이 약을 투여하기전에는 약 0.9분이었는데, 약을 복용하니 30mg의 경우에는 3.2분으로 늘어났으며, 60mg의 경우에는 3.5분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위약의 경우에는 1.9분으로 늘어나 다폭세틴이 유의하게 사정시간이 늘어남을 알 수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 환자들이 이 약을 복용함으로 인해서 약 3-5배정도 사정시간이 늘어났다고 평가를 하였다고 한다.

부작용은 주로 오심이 있었다는데, 조금이라도 오심이 있는 경우는 약 60%정도였으며 약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라고 하며, 그외 어지러움, 설사, 두통등이 있었다고 한다. 가장 중한 부작용은 심장의 박동을 약간 늦추게 하여 정신이 혼미하게 쓰러지는 경우가 2명에게 있었는데, 둘다 특별한 처치없이 호전되었다고 한다.

이 약은 우리몸에서 빨리 농도가 올라갔다가 떨어지기 때문에 비아그라와 비슷하게 아마도 1시간정도 관계전에 복용하면 되는 것으로 안다.

2005년도에 이 꿈의 약은 미국 FDA의 공인을 받기를 원하였으나, FDA에서는 아직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거부한 바 있다. 그러나 올 초에 발표된 이중맹검법에 의한 3상 임상연구로 아마도 올해에는 FDA에서 이약이 조루치료제로 공식적으로 허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한 병원에서 이 약에 대한 3상 임상실험을 하는 분에게 들은 비공식적인 발언으로는 원래 우리나라에 배정된 인원보다 너무 많은 인원이 지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다른나라의 배정인원을 줄여 우리나라의 인원을 늘렸다고 한다. 또한 환자중에는 효과가 좋다고 하며 언제 이약이 출시되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언제 이 약이 승인될지는 모르지만, 올해 미국에서 승인이 되면 우리나라도 조만간 승인이 될 것이다.

안그래도 비아그라를 모방한 제품들이 우리나라에 넘쳐나고 있는 이때에 이보다 더한 블록버스터약이 출시된다면.......전세계적으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엔 특히 더 영향력이 클것 같다.

참고 : Buvat J, et al. Dapoxetine for the Treatment of Premature Ejaculation: Results from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Phase 3 Trial in 22 Countries.
Eur Urol. 2009 Jan 21

Posted by 두빵
2009. 2. 9. 18:09

작년 한때 멜라민 파동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나 역시 분유를 먹이던 부모의 입장에서 굉장히 경악하였으며, 이에 대해 자료를 찾기 위해 분주하였다. 그러나 멜라민이 원래 먹을 수 있는 식품에 쓰일 수 없는 물질이라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전에는 연구결과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중국으로 인해서 멜라민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좋은 건지...나쁜건지....)

최근 저명한 의학저널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서 중국의 베이찡 대학병원에서 이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2008년도에 9월 17일부터 10월 3일까지 베이찡 대학병원에서 36개월 이하의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검진을 시행하였다고 한다. 멜라민분유를 각각 멜라민이 포함된 양이 500ppm이상의 고농도 멜라민 분유, 150ppm 이하의 중간정도 멜라민 분유, 그리고 멜라민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분유로 나누었다.

589명의 어린아이를 검사하였는데, 이중 421명의 어린아이가 멜라민으로 오염된 분유를 최소한 1달이상 복용하였다고 한다.

50명의 어린아이에서 명확한 요로결석이 발견되었고, 이 50명중에 8명은 멜라민이 전혀 없는 분유를 먹은 어린아이였다. 112명은 초음파로 요로결석이 의심되는 경우였다고 한다.
멜라민을 전혀 복용하지 않은 어린아이보다 고농도의 멜라민분유를 먹은 어린아이가 약 7배정도 요로결석이 더 잘생겼다고 한다. 중간정도의 멜라민 분유를 먹은 어린아이는 약 2배정도 잘생겼다고 하긴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아니었다고 한다. 또한 정상기간에 태어난 어린아이보다는 미숙아의 경우에 약 4.5배 정도 요로결석이 더 잘 생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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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농도의 멜라민분유를 먹은 뒤에 초음파로 확인된 신장결석.
            화살표머리가 가리키는 것이 고에코성병변으로 보이는 신장결석이며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은 결석의 영향으로 생기는 그림자이다.
         멜라민으로 형성된 요로결석은 위와 같은 결석그림자가 잘 안나타난다고 한다.
                                               출처 : 참고문헌)



그러나 결석이 발생한 어린아이가 소변에서 피가 나는 것, 신장기능검사, 간기능검사, 소변양이 줄어드는 것, 부종, 결석이 스스로 제거되어 내려오는 것 등등이 더 잘생긴다는 특징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즉 증상만 가지고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고농도의 멜라민 분유를 복용하여 발생한 요로결석의 경우에 성분이 보통 요산(uric acid)와 멜라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물의 양을 많이 섭취하고, 소변을 알칼리화하여 치료하니 신장의 요로결석이 많이 제거되었다고 보고하였다.

결론적으로 고농도의 멜라민분유를 먹은 어린아이의 경우에 그리고 특히 미숙아의 경우에 요로결석이 더 잘생기는 경향을 보였으며, 증상만 가지고는 멜라민에 의한 결석이 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보면 고농도의 멜라민분유를 먹는다고 반드시 신장결석이 발생되는 것은 아니다. 멜라민을 복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질환 때문에 신장결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농도의 멜라민을 복용하는 것이 요로결석을 더 잘 생긴다고 하지만, 150ppm 이하의 중간정도의 멜라민분유를 먹은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더 멜라민을 복용하지 않았던 어린아이보다 더 잘 생긴다고 볼 수도 없다.

증상으로 멜라민으로 인한 결석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고 연구결과에서 나와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분유에서는 특별히 멜라민이 나온 경우가 정부발표로는 없었다고 하므로 위의 연구결과로 판단하건데, 너무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듯 하다. 예방적으로는 물을 좀 많이 먹이자......


그래도 부모가 '내아이도 혹시'라는 강박증세가 있다면?
병원에서 한번쯤은 신장초음파를 해서 요로결석이 있는지 확인해 볼수 있는 방법은 있으며, 치료로는 우선 물을 많이 먹이고, 소변을 알칼리화시키면 될 듯 하다.

참고
Guan N, et al. Melamine-Contaminated Powdered Formula and Urolithiasis in Young Children. N Engl J Med 2009 Feb 4.
 

Posted by 두빵
2009. 2. 6. 11:06

공중화장실에 보면 유명한 말이 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뿐만이 아닙니다."
여기서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소변도 그중 하나에 속할 것이다.

가끔은 남성분들이 화장실에 갔다가 급한 일이 있어 일을 치르고 바로 나온 후에 보면, 바지에 약간은 지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동행한 여성분이 남성바지의 얼룩을 인지하여 말을 하는 경우에 곤란한 입장이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 남성은 간혹 훌륭한 센스로 위기를 넘기기도 한다.
"아..손씻는 것 때문에 물이 튀어서 그렇다..."

                                          (source : Flickr by Just Jax)

또한 이런경우 상당히 민감하고 생각 많으신 분들은 이것이 혹시 전립선에 대한 문제인지....혹은 요실금인지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남성에게서 요실금이 생기는 경우는 흔지 않다. 남성에게서 요실금이 생긴다면...그건 정말로 심각한 경우이므로 일반적인 남성의 경우에는 요실금이 없다고 보면 된다.(100%라는 말은 아니다....쩝...소심해서....-.-)

건강한 남성이 바지에 소변을 지리는 경우는 보통 요도에 소변이 일부 남아서이다. 이전에도 블로그에 글을 올렸지만, 남성의 요도는 좀 길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다 본다고 하지만, 간혹 요도에 소변이 남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급하게 끊고 나가면 대부분 요도에 남아있던 소변이 중력의 영향으로 다시 나오기 때문에 바지에 소변을 간혹 지리게 된다.

의학적인 용어로는 Terminal dribbling 혹은 post-micturition dribbling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바로 이것을 어떤 사람들은 요실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있는 분들은 요도주위의 탄력이 좀 감소하기 때문에 충분히 요도에 남아있는 소변을 배출해주지 못해 더 잘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과연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이것에 대해서 혹시 방광이나 전립선에 문제가 있을까 해서 조사한 결과가 있다. 비록 연구들이 다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지만, 대부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임을 밝히고 있다. (참고 1,2)

가장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세와 의료기계에서 기록되는 지리는 증세를 비교를 했는데, 환자가 호소하는 증세와 전립선 및 방광의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의료기계에서 증명되는 지리는 증세는 전립선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참고3)

즉 종합해보면 환자가 느끼는 배뇨후 지리는 증세만으로는 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바지에 지리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편안한 맘으로 소변을 보면 된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고 소변도 급하게 보며 반드시 바지에 지리는 경우가 더 많다. 언젠가 보니 '느리게걷기'라는 식당도 있던데, 소변도 '느리게 보기'를 하면 된다.(그 식당은 지금도 있을까?)

또한 소변을 본 뒤에 자신의 음경을 손으로 뿌리부터 끝까지 훑어주어 요도에 남아있는 소변을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여자는 어쩌지?)

단 이때도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이렇게 예방해도 안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다. 참고3에서도 보듯이 의료기계에서 증명되는 지리는 증세는 전립선문제와 연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 블로그 글:
2008/04/05 - 소변을 다 본 후에 바지를 올리니 약간 소변이 찔끔 나오는 원인은?


참고
1. Furuya S, et al. Urodynamic studies on postmicturition dribble. Hinyokika Kiyo 1983;29:395-400
2. Stephenson TP, et al. Urodynamic study of 15 patients with postmicturition dribble. Urology 1977r;9:404-406
3. Reynard JM, et al. The significance of terminal dribbling in men with lower urinary tract symptoms. Br J Urol 1996;77:705-710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