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7. 09:16

옛날에 내가 어렸을 적에 이웃집 누나가 나에게 항상 했던 말이 하나 있었다.
"남자면 제임스딘 주연의 '자이언트'를 한번 봐야 한다...."
그러나 바쁘다는 핑계였을까.....지금까지 제임스딘 주연의 영화들을 단 한편도 보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는 나는 제임스딘이 나오는 단 한장의 사진.....비오는 날 시내를 검은외투를 쓰고 담배를 피우며 인상쓰고 걷는 그의 모습에 지금까지도 매료되고 있다.
아직 젊은 탓이리라......

(출처 : www.ohmynews.com)




나역시도 이전에 담배를 한때 피웠던 경험이 있지만, 지금은 끊고 살고 있다. 그 와중에서 참 많이 들었던.....'담배끊은 독한놈.....'이라는 말이 왜그리 싫었던지....
간혹 진료실에서 댐배를 피우는 환자를 진료하고 나면 다음 환자를 위해 진료실안에 남아있는 담배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오늘같이 추운날에 환기도 시키고 향수도 뿌리고 그런 잔일을 하는 수고도 직접 한다.

하여간 그런 담배가 요새는 백해무익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발기에 있어서도 마찮가지이다.

발기부전으로 오는 분들이 간혹 보면 특별한 특효약이 있을 것처럼 기대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 분들에게 "우선 기본적으로 술, 담배를 끊으시고 유산소운동을 하셔야 발기부전이 치료가 됩니다...." 라고 말씀을 드리면, "당연한 이야기를 왜 하냐..." 혹은 "어쩔 수 없는 것을 왜 중단하라고 하냐..."라는 말을 많이 한다.  물론 어떻게 보면 당연한것이고 실천도 어렵다.

사실 살빼는 것도 가장 기본은 적게 먹고, 더 많은 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기초가 되는 바탕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외면하거나 지키기가 어려워서일 것이다. (나역시도 참.....힘들다..^.^)

발기부전에 대해서도 똑같다. 우선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이 술, 담배 중단하고,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다. 

담배가 어떻게 발기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는 음경의 혈관에 영향을 주어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담배를 안피우는 사람들보다 발기부전을 일으킬 확률이 대규모연구를 보면 약 2배이상 많다. 또한 담배를 피우는 기간이나 하루에 담배를 피우는 갯수에 따라서도 발기부전이 더 잘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아직까지는 논란이 좀 있지만, 간접흡연으로도 발기부전이 더 잘생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담배를 끊는다고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8년동안 지켜본 연구결과에 의하면 담배를 장기간 피우다가 끊더라도 발기부전이 호전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발기가 걱정이 되는 분들은 당연히 가장 빨리 담배부터 끊는 것이 좋다.

최근에 나오는 연구결과를 보면 발기부전이 나중에 심혈관질환의 위험지표가 될 수 있다.
발기부전이 생긴 환자들에게 있어서 나중에 심혈관질환 (협심증, 심부전등등)이 더 잘 생기며, 만일 중년의 남성이 발기부전이 있다면 5년이내에 심혈관질환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 약 11%정도이라고 한다.

당신의 발기가 걱정이 되는가?
그럼 우선적으로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것이 금연이다. 시급한 금연만이 발기부전 및 뒤에 일어날 심혈관질환까지 예방할 수 있다.
발기부전이 현재 있는가?
그래도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금연이다. 그래야 발기부전이 호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추후에 일어날 심혈관질환도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


참고:
1. Horasanli K, et al. Do lifestyle changes work for improving erectile ysfunction? Asian J Androl 2008;10:28-35
2. Kloner RA. Erectile dysfunction as a predictor of cardiovascular disease. Int J Impot Res 2008;20:460-465

Posted by 두빵
2009. 1. 3. 09:21

아주 어릴때 토마토가 과일인줄로만 알고 있엇는데, 어느순간부터 채소라는 이야기에 굉장히 의아해하면서 지내왔다. 요새는 인터넷이 발달되어 왜 토마토가 과일이 아니고 채소로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으나, 심정적으로는 나에게는 과일의 이미지로 계속 느껴지곤 한다.

나는 원래 토마토 과일.....아니 채소를 좋아하기 때문에 (진짜 채소일까?) 토마토가 나는 철이면 토마토를 갈아서 설탕에 섞어 먹는 것을 즐기곤 한다. 오죽했으면 한때 뽐므또르라는 파스타집에 자주 가서 토마토소스 파스타를 먹기도 했으며, 부페에 가더라도 방울토마토는 꼭 샐러드 소스에 듬뿍 가져와 배부르게 먹곤 할까.....

주위에서 토마토를 또 많이 먹는 사람들이 있다. 비뇨기과 의사로 있다 보니 주위에 전립선이 안 좋으신 분들이 많이 있는데, 바로 그 어르신들이 토마토를 많이 먹곤 한다. 특히 전립선암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나처럼 토마토를 무척 많이 먹는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다.

전립선암에 왜 토마토를 먹을까?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리라.....바로 토마토에 있는 라이코펜(lycopene)이라는 성분이 항산화작용을 해서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언제 방송했는지 모르고, 또 내가 보지는 못했지만, KBS1의 '생로병사'라는 프로에서 이 라이코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더 유명해진 것 같다. 인터넷을 자주 돌아다니다 보면 라이코펜에 대한 광고도 참 많이 나온다.


그럼 이 라이코펜이라는 물질이 들어있는 토마토가 과연 전립선암을 포함하여 기타 여러 암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인가?

(좌측 사진은 토마토의 여러 품종을 보여준다.
라이코펜은 주로 빨간 토마토에 있다고 한다.

출처 : wikipedia)





이에 대해서 최근 2005년에 미국 FDA에서 입장을 표명한 계기가 있다.

토마토 캐첩을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하인즈 회사가 몇년전에 자기들의 토마토캐첩을 광고할때 토마토안에 있는 라이코펜의 효능을 주장하는 광고를 낸적이 있는데, 미국의 FDA에서 이를 중단하게 했다.
이같은 결정에 반발하여 미국 FDA에 공식적으로 서한을 보내 토마토에 대한 미국 FDA의 입장을 요구하였다.



(전세계적으로 토마토캐첩으로 유명한 하인즈회사 제품.

사실 토마토캐첩은 국산꺼만 보통 먹어서 하인즈 제품이 얼마나 맛있는지는 잘 모른다.

출처 : wikipedia)





2005년에 미국 FDA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토마토에 대한 모든 논문을 다 조사하여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였다.

우선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토마토나 토마토 소스를 1주에 약 반컵에서 한컵정도 먹는 것이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도 있다라는 매우 제한된 근거만 있을 뿐이라는 결론이었다. (신뢰할만한 근거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기타 다른암, 즉 위암, 난소암, 췌장암에 대해서는 이를 예방하는 신뢰할만한 근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사실 라이코펜이 많이 들어있는 토마토를 많이 먹는것과 몸안의 라이코펜 농도와는 별 상관이 없다. 또한 많은 인자들이 몸안의 라이코펜 농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나이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기초대사량도 영향을 미치고, 담배, 콜레스테롤 농도 등등이 있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제한된 근거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립선암에 혹시 효과가 있을 수도 있으며,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아, 토마토를 많이 먹는다고 탈나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말이다.

참고 : Kavanaugh CJ, et al. The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s evidence-based review for qualified health claims: tomatoes, lycopene, and cancer. J Natl Cancer Inst. 2007;99(14):1074-85

Posted by 두빵
2008. 12. 28. 09:37

이전에 전공의시절때 미국에서 오랫동안 비뇨기과의사로 계시다가 한국에 오신 은사님께 들었던 웃긴 이야기중의 하나는 '모닝글로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선생님께서 한국에 처음 나오고 난뒤에 거리를 지나가는데, 면티를 입은 젊은여자의 가슴에 'Morning Glory'라는 글을 보고 기겁을 했다고 한다. 이유인 즉슨 외국에서는 'Morning Glory'가 남자에게서 있는 아침발기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꽤 웃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무식하게도, Morning Glory가 다른뜻으로 나팔꽃을 의미하는지도 그이후에 한참 지나서 알게 되었다.......(영어는 어릴때부터 나의 적이었다...-.-)

영국의 팝 그룹중에 유명한 Oasis는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라는 앨범을 발표했는데, 이때 나오는 Morning glory라는 말이 아침발기를 의미한다.

     (내가 좋아하는 영국록 그룹인 Oasis의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앨범이다.
      Oasis앨범도 몇장 가지고 있는데, 이 앨범은 소장하고 있지 않다.
     출처 : Wikipedia)


        
진료실에서 발기부전으로 오시는 분들을 보면 간혹 아침발기가 안된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아침발기가 잘 안된다고 하는 것이 중요할까?

사실 아침발기란 용어는 앞서 이야기한 Morning Glory라는 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Morining erection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의학적으로는 Nocturnal Penile Tumescence라는 좀 어려운 말로 사용하기도 한다.

일부 관심있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남성이 잘때 수면이 REM 수면과 Non REM 수면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때 REM 수면중에 정상적으로 발기가 일어난다. 지금까지 알려진바에 따르면 20대에 REM 수면중에 발기빈도가 가장 많고, 이후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REM 수면중에 발기가 되었을때 갑자기 깨는 경우가 아침발기가 되는 경우이다.

아직까지는 이 야간수면중에 발기의 원인과 의미가 무엇이고, 어느정도 발기되는 것이 정상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진것이 별로 없으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논란이 많다.  

중요한것은 나이가 들면서 정상적으로 REM 수면이 적어지면서 이에 대해서 발기시간도 점차 줄어들고, REM수면시 발기빈도가 줄어들면서 당연히 아침에 깰때 발기되는 확률은 더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침에 깰때 야간수면중의 발기가 일어나는 시기가 아닌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스트레스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비정상적인 잠을 자는 경우에 더욱더...)

야간수면중에 발기와 실제 성생활중의 발기와의 연관성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야간수면중에 발기가 잘 안된다고 무슨 심각한 병이 있지 않나 혹은 발기부전일까라는 생각은 틀린 생긱이다. 실제 발표된 것을 보면 야간수면중에 발기는 잘 되면서 발기부전이 있는 경우도 있고, 야간수면중에 발기가 잘 안되는데 발기부전이 없는 경우도 많다.

결론적으로 아침에 깼을때 모닝글로리가 없다고 이제는 고민하지 말자.....좀 더 정확히 하자면, 혹시 발기부전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정확한 진찰을 받는 것이 좋겠다.

*추가 : 오아시스가 아트락이 아니라는 댓글이 많아서 그 글에 대한 내용은 삭제했습니다.
          짧은 음악적 지식으로 괜한 내용을 써서 좀 혼란을 일으켰네요...^.^
          지적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Posted by 두빵
2008. 12. 22. 12:21

비뇨기과 의사는 항상 다루는 것중의 하나가 소변줄이다. 소변줄은 주로 일반인들이 쓰는 말이고 좀 어려운 우리나라 의학적인 용어로는 도뇨관이 있다. 영어로는 Foley catheter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소변줄이라는 말이 더 친근감이 있긴 하다.)

              ( 다양한 소변줄    출처 : www.made-in-china.com)


비뇨기과의사로서 항상 소변줄을 자유자재로 잘 다루어야 한다. 타과에서 수술시 소변줄이 안들어간다고 하면 항상 불려가서 넣는 의사가 비뇨기과 의사이며, 비뇨기과의사가 소변줄을 넣어주어야 비로소 수술이 시작될 수 있다. 나역시도 이전에 전공의 시절때 매번 타병원에서 소변줄을 못넣고 내가 있던 병원으로 전원되었던 교통사고 환자에게 수술장에서 소변줄을 힘들게 넣어주곤 했다. 그러면 그당시 수술장에 있던 타과 전공의들이 항상 감탄했었다.
"와.....역시 비뇨기과의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치만 사실 부담이 많이 되기는 한다. 소변줄을 못넣는 경우 그 수술이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다른 과 수술을 앞두고 소변줄 하나 때문에 수술을 못한다고 하면....누가 이해해줄 수 있을까......

문헌에 찾아보면 소변줄은 의사가 최초로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시술이었다고 한다. 소변줄을 최초로 개발한 사람은 미국의 Frederick E.B. Foley 의사로 1930년대에 개발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소변줄을 영어로 이야기 할때 Foley catheter라고 이야기 하며, F는 항상 대문자로 쓴다.
 
(좌측 사진은 소변줄 (Foley catheter)를 개발한 Frederick EB Foley 의사. 의과대학생때 개발을 했다고 하는데, 이런 아이디어가 굉장히 부러울 따름이다.
출처 :
http://www.hisandherhealth.com/aua2002/6.html)

하여간 수술할때 항상 환자에게 시술하는 것중의 하나는 소변줄이다.
근데 왜 수술할때 소변줄을 넣어야만 할까?

몇가지 경우로 생각해볼수 있다.

우선 마취를 하면 방광도 역시 마취가 된다.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도 소변을 못보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장시간동안에 수술을 하면 그동안 방광에 소변이 가득차게 되어 방광이 터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수술시간이 짧더라도 환자가 마취와 그 어려운 수술을 하고 난 뒤에 한동안 잘 움직이지 못한다. 회복기에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소변보려고 일어날려고 하면.....정말로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환자가 중한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중간 중간에 소변량이 어느정도인지 체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마취과의사가 확인을 잘 하는데, 간혹 우리가 수술하다 보면 마취과의사가 수술하는 환자밑으로 기어가서 어렵게 소변줄에 있는 소변량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확인하는 이유는 장기간 수술할때 수액이 들어간 양과 나오는 양이 비슷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잘못되면 수술은 잘 해놓고 회복할때 문제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비뇨기과에서는 특히 소변줄이 중요한데, 소변줄을 사용하는 수술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전립선수술을 할때 이 소변줄로 피나오는 곳을 반드시 지혈을 해야 한다.



간혹 수술후에 소변줄때문에 소변마렵다고 화장실 가려고 하는 분들이 있다. 이런 증세는 소변줄 일부가 방광에 존재하는데, 소변줄이 계속 방광벽을 자극해서 생기는 증세이다. 원래 소변줄을 넣으면 소변이 방광에서 바깥으로 그냥 자동으로 나오기 때문에 화장실에 갈 필요는 없다.

(왼쪽 사진을 보면 소변줄이 방광으로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 위키디피아)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