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1. 22:41

며칠전 운동을 많이 하는 젊은 남성이 여성형유방(gynecomastia, 여유증)을 호소하면서 내원하였다. 보통은 단순히 젖이 크다고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서 혹시나 하면서 보니 정말 여성형유방으로 확인되어 우선 운동하면서 여러가지 운동보조제를 먹길래 그거부터 끊어보고 다시 보자고 돌려 보냈다.

일반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여성형유방(gynecomastia, 여유증)은 사실 좀 잘못알고 있다. 단순히 남성이 살이 쪄서 여성의 유방처럼 남성의 젖꼭지(유륜) 주위가 툭 튀어 나온 것을 보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엄밀히 말하면 비만의 일종으로 젖꼭지(유룬) 주위에 그냥 지방조직이 비대해 있는 것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의학용어로는 pseudogynecomastia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이건 단순히 살빼야 하는 미용적인 문제로 심하면 국소부위의 살을 빼는 지방흡입술(liposuction)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위키피디아 여성형유방(gynecomastia)난에 있는 사진,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이건 의학적인 여성형유방이 아니라 그냥 비만때문에 유방주위에 지방조직이 많이 쌓여 생긴 pseudogynecomastia 인것 같다.)

의학적으로 말하는 여성형유방(gynecomastia, 여유증)은 실제로 젖이 나오는 젖꼭지(유룬) 내부의 샘(gland, 유선) 조직이 비대해 있는 경우로 이건 젖꼭지 주위 일부가 유선조직으로 인해서 조그맣게 튀어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잘 안보이는 경우도 많은데,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직접 유륜주위를 만져서 피부 내부에 혹처럼 보이는 유선조직이 만져지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보통은 그냥 여성형유방처럼 보인다고 내원하기도 하는데, 많은 경우에 있어서 젖꼭지주변이 갑자기 아프다고 하면서 내원하는 경우도 많다.

남성에게서 여성형유방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잘 모르지만 남성내부의 남성호르몬 및 여성호르몬의 불균형 때문에 발생된다고 생각되고 있고, 정상적으로 성장하면서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신생아기(neonatal)에 60~90%, 청소년기(pubertal)에 50~60% 그리고 50~69세에 약 70%까지 잘 발생된다고 한다.

또한 많은 경우가 흔히 복용하고 있는 약물 때문에 발생되는데, 성호르몬을 교란할 수 있는 약물로 전립선치료약, 소화제 및 고혈압제제, 정신과약, 에이즈치료약, 곰팡이치료제 등등이 있고 운동선수들이 먹는 보조제때문에도 발생할 수가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간질환, 신장질환 및 갑상선질환 그리고 고환종양 때문에도 발생할 수가 있다.

따라서 치료는 보통 임상적으로 성장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여성형유방이 생겼다면 그냥 경과를 지켜보면 어느순간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약물로 발생한 경우라면 그 해당약물을 중단해야 여성형유방이 호전될 것이다. 또한 신장 및 간 혹은 갑상선 그리고 고환에 문제가 있는지 검사를 해보는 것도 있을 수 있겠다.

이도 저도 안된다면 약물요법을 시행해볼수 있는데, 약물요법으로도 잘 치료가 안된다면 수술로 여성형유방을 일으키는 유선조직을 아예 제거할 수도 있다.

여성형유방 증세가 있는 경우 1%에서는 남성에게서도 유방암이 발생할 수도 있고, 약 3%에서는 내분비계 종양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여성형유방 진찰시에 이런 암이 의심된다면 남성에게도 유방촬영 및 다양한 검사를 시행해 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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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7 - 회춘하기 위한 DHEA 복용의 득과 실은?
2009/04/24 - 우리 몸에서는 남녀 구분없이 여성호르몬 및 남성호르몬이 있습니다.

[참고]
Johnson RE, Murad MH. Gynecomastia: pathophysiology, evaluation, and management. Mayo Clin Proc 2009;84:1010-1015

Posted by 두빵
2011. 12. 26. 03:49

최근 카카오톡으로 돌아다니는 항정자항체에 대한 황당한 이야기가 돌아다니는 것을 봤다. 상당히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던데, 한번 읽어보고 이 글을 지은 분의 상당한 상상력에 매우 놀랐다. 대부분 이런 글에 현혹되는 분들이 많고 자주 물어보는 분들이 많아서 이에 대해서 잠시 의학적인 근거를 밝히고자 한다.

                                             (image source : wikipedia)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 ASA)는 원래 의학내용중 불임을 공부하는 난에 아주 일부분, 즉 불임이 있을 수 있는 수많은 원인중에 한가지로 밝혀져 있으며, 다른 문제가 없을 때 한번쯤은 검사를 해볼수도 (반드시는 아니다.) 있는 검사이다.

보통 불임부부들의 약 9-12.8%에서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가 발견되고, 정상적으로 아이를 가진 부부들에게는 약 1-2.5%정도에서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가 발견된다고 한다. 이 항정자 항체(antisperm antibody)는 주로 남성과 여성의 혈액에 존재하며, 남성에게서는 정액에도 발견되기도 하고,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액이나 황체액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의학적인 사실은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의 역가(titer)가 높으면 임신이 잘 안될수도 있다는 거다. 즉 낮은 역가의 항정자항체의 경우에는 임신에 별 영향이 없지만, 아주 높은 항정자항체를 부부중에 가지고 있다면 부부가 정상일지라도 임신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의학적인 사실이다.

항정자 항체가 많으면 정액에 혹은 자궁경부액에 항정자항체의 수가 많고, 이것이 정자의 정상적인 주행을 방해하고 난자와 수정까지도 방해하기 때문으로 지금 생각하고 있다. 항정자항체가 임신을 정말로 방해하는 항체가 있고, 임신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또다른 항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이것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는 없다.

자, 그럼 만일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가 많다면 의학적으로는 어떻게 치료할까?
항정자항체가 정자의 주행경로와 수정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과정을 뛰어 넘으면 된다. 즉 인공수정 기술로 난자와 정자를 시험관에서 수정시켜 놓고, 이것을 자궁에 착상시키면 별 문제가 없다.
이런 인공수정방법으로는 intrauterine insemination (IUI, 정자를 인공적으로 자궁내로 삽입해주는 인공수정기술) 과 ICSI (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정자의 핵을 난자세포질에 직접 바늘로 삽입해서 넣어주고 이 수정체를 자궁에 착상해주는 인공수정기술)이 있다.

즉 항정자항체가 있더라도 이런 인공수정기술로 극복될수 있기 때문에 초창기에 항정자항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거의 연구를 잘 안하는 분야로 전락되고 있다.

자. 그럼 황당한 이야기를 한번 비평해보자.

첫번째로 여성이 만일 성관계를 하면 할수록 이 항정자항체가 증가될까?
여성과 남성이 성관계를 할 때 의학적으로는 여성의 질 내부에 염증세포들이 갑자기 증가되면서 남성의 정액에 있는 항체를 막는 방어기전을 보인다. 따라서 대부분의 여성에게서는 성관계를 많이 해도 항정자항체가 안생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남성의 정액의 성분 중에 TGF-b가 여성의 항정자항체 형성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이성분의 농도가 얼마나 되어야 항정자항체가 형성되는지도 아직 모르고, 더군다나 항정자항체가 있더라도 이것이 만일 한번이라도 한 성관계의 표시가 되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모른다.

두번째로 항체 종류가 14종이라고 해서 성관계한 남성이 14명이나 존재할까?
항정자항체는 현재까지의 검사방법은 이것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수 있고, 이것의 역가(titer)가 어느정도 높은지를 알수만 있을 뿐, 각 남성의 항체에 반응하는 항정자항체를 모두 구별할 수는 없다. 즉 하나의 항정자항체를 검사하여 그 수치를 나타낼 뿐이다. 14종의 항체종류라는 것은 아예 없다. 항체의 종류가 있기는 한데, 이것은 성관계한 남성의 숫자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항체의 일반적인 종류로 IgG, IgM, IgA로 약 세종류의 항체 종류가 있고, 한 항원에 대해서 각각 3 종류의 항체가 모두 발생한다.

세번째로 이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가 있으면 임신이 아예 안될까?
물론 이전에 말했듯이 항정자항체의 역가가 아주 높으면 임신이 잘 안될 수는 있다. 그러나 임신임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항정자항체의 역가가 아주 높더라도 임신이 되는 경우도 있고, 낮은 역가의 항정자항체는 임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만일 항정자항체의 역가가 아주 높더라도 이전에 말한 인공수정 기술로 임신이 가능하다.

인터넷이나 카카오톡으로 오는 이러한 괴담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한다.


[참고문헌]
Chamley LW, Clarke GN. Antisperm antibodies and conception. Semin Immunopathol 2007;29:169-184


* 혹시 인터넷 혹은 카카오톡의 항정자항체에 대한 괴담을 아직 보지 못한 분은 아래를 보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두빵
2011. 12. 16. 13:12

며칠전 미모의 여성분이 결혼하면서 해외로 신혼여행을 갔는데, 가는날부터 방광염증세로 고생하면서 여행도 못하고 호텔에서만 끙끙 앓다가 결국은 해외병원에 방문하여 고가?의 진료를 받고 약처방받은뒤에 약간 호전된 상태로 되었으나, 신혼여행은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화만 내면서 귀국하였다는 이야기를 진료실에서 들으면서 한가지 생각한 아이디어를 발표해보고자 한다.

dolphin cruise...
dolphin cruise... by muha... 저작자 표시

이 아이디어는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것이 과연 비용대비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결과가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단 한번뿐인 신혼여행을 방광염으로 망친다면 얼마나 아쉬울까?

의학적인 통계를 먼저 말하자면 성적으로 활발한 여성의 급성방광염은 75% ~ 90%정도까지 성관계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참고문헌) 따라서 신혼여행때 방광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좀 높아진다. 오죽하면 방광염중에 이렇게 신혼때 생기는 방광염을 따로 지칭해서 허니문방광염(honeymoon cystitis)라는 용어가 새로 생길정도이니 말이다.

꼭 성관계때문에 생기지 않더라도 여성은 결혼할때 남성보다는 상대적으로 준비해야 할것이 굉장히 많다. 따라서 고생하면서 결혼준비를 하다 보면 그런 스트레스때문에도 신혼여행 무렵에 그런 방광염 증세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고자 하는 여성이라면 신혼여행전에 준비해야 할것으로 방광염을 위해 항생제 약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해외로 신혼여행을 갈때 잘 알려져 있는 준비해야 할 예방약으로는 말라리아 약이 있다. 말라리아는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병이기 때문에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약이고, 의학적인 충분한 근거도 있어서 권장되어야 하는 사항이다.

그러나 방광염 항생제약은 아직 그 근거도 미약하고,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걱정도 있고, 방광염 자체가 죽을 수 있는 병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권장되어야 하는 약은 아니지만, 일생에 한번 가는 신혼여행을 방광염으로 망칠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걱정이 되는 여성분들은 한번쯤 준비해 가면 좋지 않을까?

그냥 신혼여행 가기 전에 한번 병원에 들려서 간단한 검사 하고 방광염 약을 달라고 하면 된다.

단 이게 활성화되려면 몇가지 문제가 있다.

첫번째로 방광염이 걸리지 않은 상황에서 이 약을 타려면 현재 우리나라의 보험체계가 아직 예방적인 치료까지 보험적용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 진료비를 포함해서 몽땅 다 비보험으로 진료받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반드시 비보험은 아닐 수 있다.

두번째로는 요새는 혼전 성관계도 많기 때문에 과연 신혼여행때 방광염이 그렇게 증가될 수 있을까?

이런 몇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사실 개인적으로는 신혼여행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간단한 방광염 항생제약을 챙겨가는것도 상당히 도움이 될때가 있을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거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단순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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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5 - 방광염과 변비와는 관련이 있나요?
2008/08/25 - 임신시 방광염...반드시 항생제치료해야 합니다.
2008/03/18 - 비데를 쓰면 방광염이 걸리지 않을까?

[참고문헌]
Nicolle LE. Uncomplicated urinary tract infection in adults including uncomplicated pyelonephritis. Urol Clin North Am 2008;35:1-12

Posted by 두빵
2011. 12. 15. 16:51

최근에 모 제약회사에서 우리나라 성관계에 대한 재미있는 통계가 나와 잠시 관심있게 살펴보면서 관련 논문도 하나 찾아보았다.

설문조사형식으로 한 연구인데, 한국릴리가 조사한 최근 전세계 13개국 34세 이상의 남녀를 대상으로 ‘글로벌 성생활 패턴 조사’이다. 여기에 보면 한국인의 평균 성생활 횟수는 1주에 약 1.04회이고 이것은 세계평균의 주 1.5회보다도 한참 밑에 있는, 조사대상국가중에 최하위라는 놀라운 결과(?)였다. 성관계횟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주 2.05회 하는 포르투갈이었으며, 멕시코가 주 2.03회, 루마니아가 주 1.96회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또한 한가지 더 충격적인 결과는 성관계로부터 회피당한 경험이 있는 빈도는 48%라는 것이다.

또 다른 설문조사 연구중에 글로벌 피임기구 제조업체인 듀렉스가 해리스인터랙티브를 통해 세계 36개국 남녀 2만 9000명을 대상으로 외도율을 조사한 것이 있는데, 여기서 한국남성은 34%로 태국(54%)에 이어 두번째로 남성외도율이 높은 국가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여성의 경우 외도율이 높은 국가는 나이지리아가 62%, 태국이 59%였다고 한다.

의학적인 논문중에 재미있는 논문이 하나 있는데, 소위 짝 가로채기 (mate poaching)에 대한 연구결과가 있어 소개를 하고자 한다.

전세계 53개국을 대상으로 총 16,954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나라의 국내총생산(GDP)와 짝 가로채기(mate poaching)의 성공률은 정비례관계에 있다고 한다. 즉 GDP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만큼 불륜의 성공률이 높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East Asia와 같이 보면 될 것이다.

또한 유호성비(operational sex ratio)와 짝 가로채기 (mate poaching) 시도 빈도는 반비례한다고 한다. 즉 그나라의 인구가 남성보다 여성이 많은 나라는 그만큼 짝 가로채기(mate poaching) 시도 빈도가 증가되고, 인구가 여성보다 남성이 많은 나라는 그만큼 짝 가로채기(mate poaching) 시도 빈도가 감소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아마 위의 도표에 대한 해석은 상당히 분분할 것이다. 그 해석은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달라질수 있으므로 해석은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여백으로 남겨두겠다.

참고문헌 : Schmitt DP, Alcalay L, Allik J, et al. Patterns and universals of mate poaching across 53 nations: the effects of sex, culture, and personality on romantically attracting another person's partner. J Pers Soc Psychol 2004;86(4):560-584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