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9. 17:43
진료를 하다 보면 성병이 걸린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중의 하나가 상대방에게 전염가능성이다. 일반적인 성병이라면 대충 이야기가 가능하지만, 매독의 경우에는 좀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사실 매독이라고 진단되는 경우에는 대부분 우연히 피검사를 하거나 건강검진을 했을때 매독을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과연 그럼 상대방에게는 얼마나 전염 가능성이 있는지 환자분들이 답답해 하는 경우가 있다.

나역시 이에 대해 상당히 궁금하여 관련자료를 많이 찾아보았는데, 매독이라는 질환이 원래 1기 매독, 2기 매독 3기 매독으로 나누어지고, 잠복매독도 있는데, 잠복매독은 감염된 후 1년이내, 혹은 1년 이후로 다시 나누어지기 때문에 여기에 따라 전염가능성이 달라서 그런지 정확하게 발표한 연구결과는 없다.

          (매독검사에서 주로 사용하는 TPHA 검사.    출처 : 위키피디아)

우선 매독의 단계에 따라 어느 성파트너까지 조사를 해야 할까?

1기 매독의 경우에는 90일 이전까지의 성파트너에게까지 매독검사를 해야 한다.
2기 매독이나 1년 이내의 잠복매독의 경우에는 2년 이전까지의 관계했던 성파트너에게까지 매독검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1년 이후의 후기 잠복매독의 경우에는 언제 전까지의 성파트너에게 검사를 해야 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왜냐면 후기 잠복매독의 경우에는 언제 감염되었는지 기간이 따로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하기 위해선 지금까지 관계했던 모든 성파트너에게 검사를 해야 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근데 대부분의 매독에 대한 진단은 건강검진 혹은 다른 이유로 우연히 피검사에서 매독진단을 받은 경우인데, 이런 경우는 언제 감염되었는지 모르는 후기 잠복매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어떤 성파트너에게 전염되었는지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이유로 우연히 발견되는 매독환자의 경우에는 성파트너에게 전염이 되었는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소수에 포함되는 1기 매독과 2기 매독, 그리고 1년 이내의 전기 잠복매독환자의 경우에는 기간이 한정되므로 확인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약 46-60% 성파트너에게 매독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문헌)

결론적으로 추측하건데 우울하게도 매독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후기 잠복매독환자의 경우에는 전염가능성을 현실적으로 알 수가 없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참고문헌 : French P, et al. IUSTI: 2008 European guidelines on the management of syphilis. Int J STD AIDS 2009;20:300-309

Posted by 두빵
2009. 12. 2. 18:09

최근에 불임을 걱정하던 남성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 안타까운 맘에 글을 쓴다.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돈이 문제가 될 지언정 아기를 나을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는데, 이것때문에 자살했다는 소식에 참 씁쓸한 느낌이다.

위의 기사도 아마 남성이 무정자증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사실 무정자증(azoospermia)의 진단은 적어도 1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두번 이상의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하나도 없는 경우로 정의한다. 이는 불임남성환자들중 약 10-15%정도 차지한다고 한다.(참고1)

무정자증을 다시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
고환은 정상이지만, 정관이나 부고환 혹은 전립선등의 정자가 지나가는 길이 막히거나 정관이 아예 없어 사정한 정액내에 정자가 없는 경우를 폐쇄성 무정자증 (obstructive azoospermia)라고 하고,
정관이나 부고환 혹은 전립선 등의 정자가 지나가는 길이 정상이지만 정자를 생성하는 고환자체가 문제가 있어서 사정한 정액내에 정자가 없는 경우를 비폐쇄성 무정자증(nonobstructive azoospermia)라고 한다.

폐쇄성 무정자증은 옛날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요새는 사실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
정자를 생성하는 고환 자체가 정상이기 때문에 고환이나 부고환등에서 다량의 움직이는 정상 정자를 채취하여 인공수정을 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방법이 있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추후에 미루자.

그러나 비폐쇄성 무정자증은 고환자체가 비정상이기때문에 고환을 직접 절개하여 정자를 얻더라도 정자가 거의 없거나 움직임이 거의 없는 비정상의 정자를 얻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전에는 비폐쇄성 무정자증이 있는 남성의 경우 임신이 사실 거의 불가능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인공수정 방법중에 가장 발달한 ICSI(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이라는 기술이 나오면서 단 하나의 정자만 얻을 수 있더라도 임신이 가능하게 되었다.

(몇년전 황우석 박사의 사건때문에 뉴스등에서 무척 많이 봤던 그림.
난자를 고정시켜 놓고 아주 가느다란 관으로 난자를 찔러 세포질안에 정자를 넣어주는 방법이 ICSI라는 방법이다.
출처 : 위키피디아)


고환을 직접 절개하여 정자를 얻는 기술을 TESE(testicular sperm extraction)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고환을 칼로 조금 절개하여 고환조직을 얻어서 그속에 있는 정자를 추출하는 것이다. ICSI라는 기술때문에 정자 하나만 있으면 인공수정이 가능해졌으므로 정자를 얻는 TESE 기술로 정자 하나만 얻으면 성공이라고 말을 할 수가 있다.

그럼 고환 자체가 비정상인 비폐쇄성 무정자증환자에서 정자를 얻는 기술인 TESE를 시행했을때 정자를 하나라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지금까지 종합해보면 50%정도로 확인되고 있다. (참고2) 즉 아무리 고환자체가 비정상으로 정자가 거의 생성되지 않을 때도 약 50%의 확률로 정자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위 기사의 남성이 폐쇄성인지 비폐쇄성인지는 모르지만, 첨단의료기술을 이용하면 상당부분은 임신이 가능할 것이다. 단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고, 노력도 필요하며, 돈도 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참고문헌]
1. Jarow JP, et al. Evaluation of the azoospermic patients. J Urol 1989;142:62
2. Donoso P, et al. Which is the best sperm retrieval technique for non-obstructive azoospermia? A systematic review. Hum Reprod Update 2007;13:539-549

Posted by 두빵
2009. 11. 27. 16:52

요새 모 보험회사의 상품중에 요실금 치료비 지급문제로 언론 기사가 되는 것을 보았다. 나역시 요실금 수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보험회사와 접촉이 많은데, 보험회사가 치료비 지급을 위해서는 진단서 하나만 있으면 될 듯 한데, 그거와 별개로 의료기록 차트를 몽땅 복사해 가져가고, 검사지까지 가져가는 것을 볼때마다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면 왜 이게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항상 든다.

사실 요실금 수술을 보험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에서 요구하는 기준이 하나 있다.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해서 120cmH2O의 방광속의 압력보다 낮은 수치에서 요실금이 있는 경우 수술이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다.

그럼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사실 수술말고는 복압성요실금의 경우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케겔운동, 약물치료, 체외자기장치료, 행동요법등의 다양한 방법을 이야기하곤 하지만, 그리 효과는 좋지 않다.

     (골반근육의 모식도. 붉은 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골반근육, 즉 케겔운동시 움직여야 할 근육들이다. 출처 : 위키피디아)

특히나 케겔운동 (kegel exercise) 다시 말해서 골반근육운동 혹은 골반저근운동이라고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혹자는 굉장히 유용한 방법이라고 이야기 하곤 있지만, 운동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도 상당히 어렵고 어느정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방법은 없다. 의사인 나역시도 처음에 그 케겔운동을 하기 위한 골반근육을 스스로 인식하는데 무척 힘들었으니까.....
그리고 정확한 케겔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병원을 1주에 두번 방문하여 해부학적인 강의및 운동하는 방법을 30분이상씩 듣고 직접 치료사가 환자가 운동하는 방법을 지켜봐야 하는 것을 8-10주정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바쁜 와중에 이것을 따라할 만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럼 케겔운동을 장기간 했다고 했을때 과연 그 효과는 어떨까?

처음에 위와 같은 방법 (10주동안 1주에 두번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사에게 30분정도 해부학적인 것과 운동하는 것을 강의받고 집에서 계속 훈련)을 한 뒤에 10년동안 관찰한 경우를 보면 53%의 환자가 이전 증세보다 약 50%정도 호전되었다라고 한다.
즉 요실금 완치가 아니라 완치된 환자 약간과 함께 요실금 증세가 50%이상 호전된 환자가 모두 53%이란 말이다. 전체 환자의 약 33%에서 케겔운동을 하다가 요실금 수술을 시행하였다고 한다. (참고 1)

최근에는 케겔운동을 한뒤(이것도 8주동안에 1주마다 1번 병원 방문하여 치료사에게 60분에서 90분정도 해부학적인 강의와 운동방법을 교육받은뒤에 집에서 계속 훈련) 8년이상 효과를 관찰한 경우에도 보면 이중 39% 환자에서만 일부 완치와 함께 요실금 증세가 약 50%정도 호전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케겔운동이 완치는 아니지만 절반 이하의 환자에게는 요실금 증세를 줄여줄 수 있으므로 우선 요실금 환자에게 시행해볼 만한 운동이지만, 사실 이 운동을 제대로 하려고 하면 시간과 노력이 무척 많이 든다.


이전글 참조
2008/10/27 - 케겔운동(Kegel exercise/골반저근운동)은 정확하게 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1. Cammu H, et al. A 10-year follow-up after Kegel pelvic floor muscle exercises for genuine stress incontinence. BJU Int. 2000 Apr;85(6):655-658
2. Kondo A, et al. Long-term results of the pelvic floor muscle training for female urinary incontinence: An 8-year transition tress and predictive parameters. Neurourol Urodyn 2007;26:495-501

Posted by 두빵
2009. 11. 22. 22:57
간혹 부모님들이 아기 꼬추에 혹이 생겼다고 와서 보면, 정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치구(smegma)를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치구의 모양이 그리 유쾌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쁜 것의 대명사로 인식할 수가 있다. 나역시도 외래에서 간혹 볼때마다 약한 비위는 좀 어쩔 수가 없다.

근데 치구 즉 스메그마(smegma)가 위생상 나쁠까?

        ( 좀 적나라하지만....^.^  위키피디아에 있는 사진이라.....너무 뭐라하지 마세요....
           사실 제가 가지고 있는 사진을 올릴려고 했다가 너무 적나라해서 누구나 볼수 있는 위키피디아에 있는 사진을 올립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일반적으로 치구가 남성에게만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물론 남성에게 많이 생기기는 하겠지만, 여성에서도 생긴다. 여성의 음경이라고 불리는 음핵 즉 클리토리스(clitoris)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 치구가 왜 생기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음경포피세포의 탈락과 함께 세포에서 발생하는 지방 등이 변성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들 치구가 많은 경우 냄새도 심할 것으로 인식할 수가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치구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참고문헌 1)

그리고 치구에는 Mycobacterium smegmatis라는 세균이 있을 수 있는데, 문제는 이 세균이 어떤 질환의 원인균으로 밝혀진 것도 전혀 없고, 치구와 상관없는 인체의 부분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는 점이다. (참고문헌 2)

그리고 몇몇 연구에서는 이 치구가 음경암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 발표된적이 있다. 그러나 이런 연구들의 문제점중의 하나는 음경암의 발생원인으로 가장 잘알려진 인자가 포경(phimosis)인데, 이것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즉 '포경'이라는 위험인자를 떼놓고 다시 치구와 음경암과의 관련성을 보면 더이상 연관성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3)
(즉 phimosis가 confounding factor라는 말이다.)
좀 쉽게 이야기 하자면, 포경이 음경암의 위험인자이고, 치구는 음경암의 위험인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치구는 포경일경우 좀 더 잘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치구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 특히 냄새도 없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타구니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는 사람들은 알고 보면 대소변 냄새일 것이다.
깨끗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물론 치구가 있다는 것이 별로 좋은 일은 아니므로 개개인에 따라 제거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어떤 분들은 치구를 제거하고 사타구니 위생을 청결하게 하기 위해 남성청결제를 써야 한다는데, 글쎄.....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굳이 비용대비 효과면으로 보자면 요새 신종플루로 뜨고 있는 '데톨'을 쓰는 것이 훨씬 더 낫겠다.


[참고문헌]
1. Parkash S, et al. Human subpreputial collection: its nature and formation. J Urol 1973;110:211-212
2. Wallace RJ Jr, et al. Human disease due to Mycobacterium smegmatis. J Infect Dis 1988;158:52-59
3. Van Howe Rs, et al. The carcinogenicity of smegma: debunking a myth.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06;20:1046-1054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