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22. 02:41
요로결석 치료를 완전히 다 끝난 환자에게 1년이내에 약 7-10% 환자가 재발하므로 물 많이 먹으라고 하면 반드시 되묻는 질문이 있다.
"그럼 뭘 먹으면 예방되요?"

뭐 나름 유명하다는 홈페이지나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보면 어떻게 하라고 나온다. 대부분 결석의 성분이 칼슘수산염(calcium oxalate)이므로 칼슘을 적게 먹고, 수산염을 적게 먹고, 짜게 먹지 말고, 물 많이 먹고 등등....
근데 그중에 칼슘에 대해서는 이전 블로그글에서 잠시 언급을 했으니 이전글을 한번 보자.
또 수산염 (oxalate)이야기가 있는데, 명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아직 뭐라고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Evil Stones
Evil Stones by The Pack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우리몸에서 나온 칼슘수산염 결석, 출처 :플리커)


이전 블로그 글에도 말했듯이 소변의 수산염은 음식에서 오는 경우가 약 20%미만, 정확히 이야기해서는 10~15%정도이다. 즉 음식의 수산염은 대부분 장내의 세균들에 의해서 분해되기도 하고, 또한 대변으로 버려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 우리몸의 수산염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전 블로그에도 말했듯이 우리몸의 수산염의 80%는 간에서 생성된다. 이 80%중에 절반은 우리가 먹은 비타민 C에서 생성되며 나머지 반은 글라이신(glycine)이라는 물질에서 얻어진다.

따라서 음식의 수산염은 우리몸의 소변에서 배출되는 수산염과는 그렇게 크게 상관이 없을수도 있기 때문에 요로결석 환자에게 있어서 수산염을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지는 아직가지 불분명하다.

두번째 문제는 수산염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의 대부분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수산염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보자면 시금치를 필두로 해서 차(tea), 코코아, 겨자(mustard green), 근대(넓은 잎과 굵고 흰 줄기, swiss chard), 사탕무(beets), 대황(rhubarb), 일부 berry에 속하는 식물들, 초콜릿, 땅콩, 밀의 씨눈(wheatgerm), soy cracker, 후추등이 수산염이 많이 들어간 음식들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요로결석의 성분중에 가장 많은 것이 칼슘과 수산염이므로 수산염을 적게 먹는 것이 추천되고 있지만, 사실 위의 두가지 이유로 인해서 실제로 수산염을 제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단 만성설사등으로 인해서 탈수가 되고 이때 고수산뇨증(enteric hyperoxaluria)인 경우에는 수산염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더불어서 이전 블로그에도 말했지만, 우리몸의 수산염이 우리가 섭취한 비타민 C에서도 생성되기 때문에, 비타민 C에 대해서는 요로결석이 자꾸 재발하는 환자의 경우에 하루 최대 2gram 이상을 복용하는 것은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이전 블로그글중에 연관된 글들> ~ 근데 좀 많네....
2009/10/22 - 왜 요로결석 환자에서는 하루 2~3잔이내의 우유를 마셔야 할까?
2009/09/07 - 센물이 요로결석을 일으킬까?
2009/08/03 - 비타민 C가 요로결석을 일으킬까?
2009/06/28 - 통증이 없는 요로결석도 있습니다.
2009/06/15 - 요로결석이 있는 폐경기이후의 여성에게서 칼슘섭취는?
2009/04/29 - 청량음료가 요로결석을 예방할 수 있을까?
2009/01/10 - 레모네이드가 요로결석을 예방할까?
2008/11/10 - 지구온난화가 요로결석을 증가시킨다?
2008/10/05 - WHO의 멜라민 허용량에 대한 가이드라인.
2008/09/21 - 점점 더 확산되는 멜라민파동에 대한 모든것 (WHO)
2008/08/01 - 소변 자주 마려운것도 요로결석의 증세일 수 있습니다.
2008/05/13 - 맥주가 요로결석에 도움이 될까?
Posted by 두빵
2010. 2. 17. 00:48

며칠전에도 추적 60분의 '엄마가 뿔났다 요실금 소동'을 보고 나름대로 감상문을 올렸다. 그당시 약간의 흥분된 느낌(?)으로 글을 쓰게 되어 학술적인 내용은 그리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았다. 사실 비뇨기과에서 요실금수술전에 요실금 검사 (요역동학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절제된 용어로 최근 요실금 수술과 요실금검사 즉 요역동학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정리하고자 한다.

며칠전에도 미국 교포 한분에 대해 요실금 수술을 하면서 수술전에 요실금 검사 즉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보험이 없어 임의비급여에 걸릴 위험성이 없었고, 환자가 요실금 검사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반대를 했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나태함등이 있을 수는 있겠다. 그러나 수술을 하면서 좀 후회를 하긴 했는데, 왜냐면 수술 당시 사용되는 테이프의 장력을 어느정도로 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어서였다.

요실금수술전에 요실금 검사 즉 요역동학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전에는 내가 앞서서 말했듯이 명확한 복압성요실금 증세가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는 최근에 개발된 요실금 수술인 TVT라는 수술이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지 않아도 굉장히 높은 치료성공률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위 사진은 가장 최근에 나온 TVT-SECUR라는 3세대 요실금 수술을 설명한 모형이지만, 기타 다른 요실금 수술인  TVT 수술부터 그 아류작 수술법의 요실금 테이프 위치가 거의 비슷하다. 이전사진을 재활용해서 지송~)

그러나 최근 TVT를 필두로 그 아류작들인 수술방법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요실금검사에 대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다양한 수술방법이 나오게 되면서 이에 따라 어떤 수술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에 대해서 연구가 이루어졌고, 조금이라도 그 성공률을 높히기 위한 검사방법들이 소개된 것이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요역동학검사이다. 

비뇨기과 학술지중에서도 요역동학검사에 대한 논문만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국제학술지에서 최근 요실금 검사 즉 요역동학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종합한 논문이 있다. (참고문헌 1) 이 논문의 내용을 보자면,

우선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증의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는 환자가 이야기하는 증세만으로도 충분히 요실금 증세를 진단할 수 있고, 진찰로만 진단이 되기 때문에 비용도 들어가지 않아 요실금 진단검사인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는 주로 골반근육운동인 케겔운동등으로 치료하면 된다.

그러나 수술이 필요로 하는 중증의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민감도와 특이도가 매우 높은 요실금 검사인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하여 수술에 대한 위험성 및 성공률에 대한 예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연구결과들이 있겠지만, 수술이 필요로 하는 중증의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는 요역동학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추세가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

더불어 요실금수술과 요실금 검사방법에 대한 논문을 찾는 와중에 한가지 눈에 띄는 논문이 있었다.

방송중에서도 나온 영국의 요실금 검사에 대한 이야기인데, 추적 60분의 방송에서는 영국에서는 마치 요실금환자에게 요실금검사를 하지 않고 수술을 한다라는 뉘앙스를 보였다. 사실 현 체제의 영국의료제도에서는 그 영국비뇨기과의사의 말은 당연하다.

2006년의 영국의 의료제도의 요실금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몇번 말했듯이 "명확하게 임상적으로 순수한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는 요역동학검사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원문 : the use of multichannel cystometry is not routinely recommended before surgery in women with a clearly defined clinical diagnosis of pure stress urinary incontincne)"이다. (참고문헌 2) 그러나 영국의 가이드라인도 임상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요실금의 경우에서는 반드시 이 요역동학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 영국의 의료체계에서 최근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임상적으로 순수한 복압성요실금 환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대해 6000명 이상의 영국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를 진찰만으로 임상적으로 명확한 복압성요실금 환자는 단 5.2% (324명) 뿐이라는 2008년도의 영국비뇨기과의사들의 연구결과 (참고문헌 2) 로 위의 영국의 요실금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폐지해야 한다라는 의견들이 자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참고문헌 2,3) 즉 임상적인 진찰로 명확한 요실금 환자의 경우에도 수술을 위해서는 요실금검사인 요역동학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글과 관련되어 참고할 블로그 글>
2010/02/11 - '추적60분'에서 방송한 '요실금 소동'을 보고


[참고문헌]
1. Martin JL, et al.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methods of diagnostic assessment for urinary incontinence. Neurourol Urodyn 2006;25:674-683
2. Agur W, et al. Could th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guidelines on urodynamics in urinary incontinence put some women at risk of a bad outcome from stress incontinence surgery? BJU Int 2009;103:635-639
3. Renganathan A, et al. Female urinary incontinence - urodynamics: yes or no? J Obstet Gynaecol 2009;29:473-479

Posted by 두빵
2010. 2. 14. 20:05

최근에 내 홈페이지에서 집요하게 포경수술과 성기능, 정확하게 말하자면 성적인 만족도가 어떻게 되는지 묻는 사람이 있었다. 특히 여성의 성적 만족도에 대해서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이 또 질문을 하는 바람에 몇번 대답을 하다가 리바이벌이 싫어 블로그 글로 올리게 되었다. 앞으로는 이글을 끝으로 포경수술에 대해 반 타의적인 글을 올리지 않기를 바라면서....이거 뭐 포경수술 전도자도 아닌데 말이다.

사실 포경수술과 남성의 성적인 만족도에 대한 연구결과는 이제는 상관없다라는 이야기가 거의 정설로 되었다. 이전에 내가 비평하기도 한 포경수술의 반대론자들이 컬트적으로 믿는 우리나라 과학자의 포경수술 논문에 대해서는 지금은 수십편의 포경수술과 성적인 만족도에 관련이 없는 논문들로 의미가 퇴색되게 되었다.
올해 2010년에 나온 지금까지 나온 모든 논문을 종합한 review article에서도 포경수술이 남성의 성적인 만족도와는 상관없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참고문헌 1) 오히려 포경수술의 남성의 성적인 만족도를 더 높힌다는 믿을 수 있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참고문헌 2)

Couple Lying Together in Bed
(image source : PicApp)

그럼 포경수술이 여성의 성적인 만족도에 느끼는 연구결과들은 어떨까?
이전에는 이런 연구결과가 상당히 부족했는데, 최근 이런 연구결과들도 점차 나오고 있다.

1999년도에 포경수술을 한 남성과 그렇지 않은 남성을 모두 경험한 139명의 여성에게 설문조사를 시행한 연구결과(참고문헌 3)와 2003년도에 역시 똑같이 두부류의 남성을 모두 경험한  35명의 여성에게 설문조사를 한 연구결과(참고문헌 4)에서는 포경수술이 여성의 성적 만족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2008년에 포경수술을 한 남성의 10명의 여성 파트너에게 수술전과 수술 후의 설문조사를 한 연구결과(참고문헌 5)는 여성의 성적 만족도와 전혀 상관없다라는 보고가 있었으며, 2009년도에 포경수술을 한 남성의 455명의 여성파트너에게 수술전후의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참고문헌 6) 2.9%의 여성만이 포경수술후에 성적인 만족도가 줄었다고 이야기했으며, 57.3% 여성에서는 포경수술전후에 여성의 성적 만족도가 전혀 변화가 없고, 오히려 39.8%의 여성은 포경수술후에 자신의 성적 만족도가 증가되었다고 한다. 이 마지막 연구결과를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이유는 무작위연구결과로 level of evidence가 1b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까지 남성의 성적 만족도와는 달리 여성의 성적 만족도에 대한 포경수술의 영향은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내 홈페이지의 질문의 한 사람이 왜 그렇게 여성 성적 만족도에 대한 논문을 집요하게 이야기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여성 성적인 만족도에 대해서 더 신뢰성 있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를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하자.


[참고문헌]
1. Perera CL, et al. Safety and efficacy of nontherapeutic male circumcision: a systematic review. Ann Fam Med 2010;8:64-72
2. Kigozi G, et al. The effect of male circumcision on sexual satisfaction and function, results from a randomized trial of male circumcision for human immunodefi ciency virus prevention, Rakai, Uganda. BJU Int 2008;101:65-70
3.O’Hara K, et al. The effect of male circumcision on the sexual enjoyment of the female partner. BJU Int 1999;83(Suppl. 1):79–84
4. Bensley GA, et al. Effects of male circumcision on female arousal and orgasm. NZ Med J 2003;116:595–596
5. Cortés-González JR, et al. Does circumcision has an effect on female’s perception of sexual satisfaction? Rev Invest Clin 2008;60:227–230
6. Kigozi G, et al. Sexual satisfaction of women partners of circumcised men in a randomized trial of male circumcision in Rakai, Uganda. BJU Int 2009;104:1698-1701

Posted by 두빵
2010. 2. 11. 02:41
대학병원의 전공의 4년차때 전문의 시험 준비하는 와중에서도 우리나라 최초로 복압성요실금 수술에 대한 장기치료성적을 SCI impact factor가 3 혹은 4정도 되는 유럽비뇨기과학회지에 실었던 경험에 대한 자신감으로 여성비뇨기과에서 최근에 며칠간 요실금 수술을 계속 했더만 요실금 수술 동안에 기다리는 진료환자의 원성이 자자하다. 수술도 빨리 해서 외래 환자들도 빨리 보면 좋은데, 몸이 두개가 안되니 원....

이전에 어떤 요실금 환자는 전직 삼성생명 보험설계사였는데, 회사에서 요실금 수술에 대해 안좋은 것들만 이야기해서 하기가 무척 겁났었는데 최근 너무 심해져 큰맘 먹고 수술을 받겠다고 왔다. 요실금 수술을 한뒤에 이렇게 편한줄 몰랐다고 하면서 퇴원하였다.

그러는 와중에 오늘 갑자기 저녁에 KBS 추적60분에서 '엄마가 뿔났다. 요실금 소동'을 봤다. 보다 보니 조금 지적할 점이 있어 끄적거려본다.

방송에서 요실금수술시 요실금 진단검사, 좀더 정확히 말해서는 요역동학검사(Urodynamic studies)가 필요없다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그러나 정확한 의미에서는 일부 사실이고, 일부는 사실이 아니다.

(내가 있는 여성비뇨기과에서 쓰고 있는 요실금 검사기계인 요역동학검사기계.
요실금 검사를 하면서 환자와 씨름하는 것은 환자도 힘들겠지만, 의사도 힘든건 마찬가지...)


방송의 외국 비뇨기과 의사들, 영국과 일본의 비뇨기과의사가 말했듯이 실제로 '임상적으로 복압성요실금이 정확하다면, 요역동학검사는 필요없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복압성요실금과 좀 맞지 않는다고 한다면 요역동학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진짜 복압성요실금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요실금 수술이 필요한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리고 수술후에 치료효과를 예측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단순히 연구용의 의미밖에는 없다라는 말은 좀 틀린 말이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요역동학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반드시 있다.
방송 마지막에 비뇨기과학회 자문의견을 말했는데, 내가 비뇨기과학회 관계자가 아니라서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비뇨기과학회에서 요실금 검사가 필요하다라는 말은 아마 이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체계에 있다. 

요실금 수술의 보험이 되는 기준을 요역동학검사의 많은 수치들중에 한가지 수치로 기준을 정해버린 것이다. 의학용어로 VLPP(valsalva leak point pressure, 요누출시복압)라고 이야기하는데, 배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 (예를 들면 기침하는 상황)에서 요도로 소변이 찔끔 새는 그때의 방광압력을 체크하는 수치가 있다. 이 압력수치가 낮으면 낮을 수록 그만큼 요실금 증세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보험에서는 그 압력이 120cmH2O이하인 경우에 요실금수술을 보험적용해주고 있다. 당연히 121cmH2O에서 요실금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의 보험적용이 안된다.

더한 문제는 120cmH2O의 수치가 학문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VLPP의 의미는 원래
요누출시복압이라는 용어로 VLPP수치가 있다는 말은 달리 말하면 요누출은 무조건 있다는 말이다. 즉 VLPP가 있으면 안되는데, VLPP의 수치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비정상이고 복압성요실금이라는 말이다. 
원래 학문적으로는 VLPP가 60cmH2O이하의 경우, 즉 복압이 60cmH2O이하에서 요누출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복압성요실금 원인중에 요도괄약근의 기능이상(intrinsic sphincteric deficiency, ISD)의 가능성이 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VLPP가 90cmH2O이상인 경우, 즉 복압이 90cmH2O이상에서 요누출이 있는 경우에는 복압성요실금 원인중에 요도과운동성(urethral hypermobility)의 가능성이 좀 더 많다는 것이다.

이 120cmH2O의 수치는 비뇨기과학회에서 정한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추적60분의 방송 마지막에 비뇨기과학회의 자문이야기에서 수치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에 문의하라라고 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럼 왜 이 수치를 건강보험에서 기준으로 사용했을까?
그건 방송에서도 지적했듯이 요실금 수술이 굉장히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건강보험에서 나가는 지출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전에 요실금 수술은 Burch 수술이라고 제왕절개수술처럼 아랫배를 크게 째고 들어가는 수술이었다. 당연히 수술후에 부작용도 좀 있었고, 수술시간도 오래 걸리고, 회복기간도 길었다.
그러다가 1996년에 유럽에서 TVT라고 하는 가느다란 테입을 이용하여 요도에 살짝 걸어주는 수술방법이 나오면서부터 요실금 수술은 혁명을 일으키게 되는데, 굉장히 간단한 방법으로 성공률도 90%정도의 높은 성공률로 요실금 수술의 우선치료방법이 TVT로 바뀌게 되었다. 이후 TVT의 아류작으로 SPARC, TVT-O, TOT 그리고 최근의 TVT-SECUR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수술을 시행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도에 처음 시작하였다.
그 간단한 수술방법으로 인해서 요실금 수술이 대학병원에서 개인병원에서 할수 있는 수술로 바뀌고, 원래 비뇨기과 수술이었는데 산부인과에서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요실금 수술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그러니 건강보험에서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제한을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120cmH2O라는 수치를 언급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OO생명에서 'OO시대'라고 공전의 히트를 한 보험상품 개발자는 요실금 수술이 이렇게 발전될지 모르고 상품을 개발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술법이 간단해지면서 늘어나는 수술에 대한 보험금지급이 많아지게 되면서 감당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요새 요실금 수술을 하면서 귀찮은 점 중의 하나는 방송에서 지적했듯이 보험회사에서 온갖 서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요실금 수술을 했다라는 진단서 하나면 되는데, 초진차트 그리고 검사결과지, 수술기록지, 입원했으면 입원차트까지 몽땅 복사해 간다. 대부분 영어로 써 있는 것을 왜 그리도 복사해가는지 모르겠다.

방송에서 하나 잘 지적해준 것이 있었다.
돈많은 사람은 그럼 건강보험 적용받지 않고 수술을 할테니 요실금 검사를 하지 않고 수술을 할 수가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이면 절대 안된다. 건강보험에 반드시 요실금검사를 해서 보험이냐 비보험이냐라고 진단후에 요실금 수술을 하라고 했으므로, 요실금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수술을 한다면 '임의비급여'에 해당하는 것이다. 즉 의사가 처발받는 다는 것이다. 요새 한참 법원에서 건강보험과 종합병원에서 공방중인 약값의 임의비급여같이, 환자의 동의를 받아도 불법이라서 의사는 비난받고 고발당하며 건강보험의 비용을 손해배상해야 한다.

하여간 요실금 검사는 의사에게나 환자에게나 힘든 검사이기는 하다. 환자도 참 힘든검사이지만, 나도 요실금 검사를 하는 와중에 환자의 소변이나 대변이 튀어 옷갈아입으면서 배설물을 치우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p.s. 근데 '추적60분'에서는 왜 요실금 취재를 하면서 우리나라 의사는 산부인과 의사만 취재를 했고(건강보험공단에서 잠시 나왔던 비뇨기과 의사를 제외하고), 외국 의사는 비뇨기과 의사만 취재를 했을까?


<이글과 관련되어 더 읽어볼 블로그 글>

2008/09/30 - 병원의료기록, 잘 지켜야 합니다.
2008/10/23 - 수술을 하지 말아야 할 요실금도 있습니다.
2009/05/08 - 요실금 수술후에 임신을 할 수 있을까?
2009/11/27 - 요실금 환자의 골반근육운동(케겔운동)의 장기 치료 성적은?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