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4. 03:21

올해 2010년도 미국비뇨기과 학회의 학술대회가 오늘 6월 3일자로 끝나는데 보니 음경의 귀두에 바르는 스프레이형의 국소 조루치료제인 PDS502에 대한 물질의 연구가 3개나 발표되었다. 같은 약물의 효과연구가 3개나 발표되어 도대제 얼마나 유명한 걸까 하고 보니 연구자가 다 같은 사람이다. -.-

 

이번에 발표된 스프레이형 국소 조루치료제는 사실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리도케인(lidocaine)이라는 마취제와 필로케인(pilocaine) 마취제를 서로 섞어서 스프레이형태로 만든 것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제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발표된 효과를 보니 사정시간이 0.6분 이내의 조루환자가 이 약을 뿌리고 난 뒤에 사정시간이 4-5배 정도 즉 2-3분정도로 늘어났다는 결과이다. 이 연구를 쪼개서 3개의 결과로 만든뒤에 3개 모두 실은 모양인데, 위약대조군의 3상 임상연구라서 그런지 몰라도 미국비뇨기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이런 쪼갠 결과가 실리는게 좀 의아하긴 하다.

 

조루증은 아직 어떤 기전으로 생기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체 신경이 예민한 타입이 있고, 귀두 자체가 예민한 타입이 있다. 전체 신경이 예민한 경우는 일부 기전이 알려져 있는데 신경계의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물질이 빨리 없어져서 조루가 발생하는데, 이 세로토닌을 계속 분비되게 만드는 약이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경구용 조루치료제로 허가받은 프릴리지라는 약이다. 유럽에서도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미국의 FDA 승인은 나지 않은 상태이다.

                 (태평양 제약에서 만들었던 SS 크림, 현재는 절판되었다.
                                                              출처 : 문화일보)


또 한가지 타입으로 귀두 자체가 예민한 경우인데, 이런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약물로는 귀두에 바르는 것이다. 이 제제로 우리나라에서 선구적으로 가장 유명했던 약이 있다. 지금은 절판되어 구할 수 없지만, 1999년도에 태평양제약과 연세 세브란스 비뇨기과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SS 크림이다. 이것은 여러가지 생약성분으로 이루어진 약인데 2000년도에 지금은 개업하신 연세 세브란스 비뇨기과 최형기 교수님께서 당당히 Urology라는 세계 비뇨기과 학회지에 발표하신 약이다. 비록 성관계 1시간전에 발라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1.5분의 사정시간을 10분 이상이나 늘리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현재 시판중인 EMLA 크림, 출처 : 아스트라제네카 홈피)

 

외국에서 개발된 약으로는 엠라크림(EMLA cream)이 있다. 이것은 이번에 미국비뇨기과학회에서 발표된 성분과 같은 마취제인 리도케인과 필로케인의 혼합성분으로 성관계 30분전에 바르고 1분의 사정시간을 10분이상 지연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근에는 SS 크림의 뒤를 이어 우리나라 제약에서 만든 마취제성분인 리도케인의 BM겔이 현재 이용가능하며, 엠라크림도 이용가능하다.

 

이 같은 귀두에 바르는 제제는 귀두에만 바르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귀두가 좀 끈적대는 단점이 있고, 즉흥적으로 성관계시 이용할 수 없는 점과, 마취제이기 때문에 너무 과용하면 아예 한동안 감각이 없어져서 일시적으로 사정불능이 될 수 있으며, 약을 딲지 않고 성관계를 한다면 성파트너도 같이 마취되어 성감이 없어지는 단점 때문에 콘돔을 착용해야 할 수도 있다.


<이전 블로그글중 연관되어 읽어볼 글>
2008/11/24 - 정상적인 남자의 사정시간은 얼마일까?
2009/02/11 - 먹는 조루치료제가 미국에서 승인 예정입니다.
2009/06/18 - "환상속의 그대"에 지루가 있다.
2009/10/27 - 조루 진단표가 조루를 얼마나 진단할 수 있을까?


[참고문헌]
Morales A, et al. A review of the current status of topical treatments for premature ejaculation. BJU Int 2007;100:493-501

Posted by 두빵
2010. 5. 31. 03:45

5월 31일은 세계금연의 날이라서 그런지 버거씨병(Buergers disease)에 대해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 버거씨병은 잘 아시다시피 명확히는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20-40대의 젊은 남성흡연자들에게서 원인 모르게 손발등 사지의 혈관이 막히는 질환으로 심하면 사지를 절단해야 하는 질환으로 유명하다. 아직까지 잘 모르는 질환이지만, 유일하게 흡연을 중단하면 일부 증세의 호전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남성흡연자들에게서 또하나의 말단부위(?)가 있다. 즉 음경이다. 음경 역시 버거씨병처럼 음경으로 공급되는 혈관이 막혀서 결국은 발기부전을 일으키게 되고 즐거운 성생활을 망치게 만든다. 앞서 이야기한 버거씨병은 치료방법이 거의 없다는 사실 때문에 굉장한 공포를 주어 금연을 강조할 수도 있지만, 유병률이 그리 높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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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44084705_impotence by DrJohnBulla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오히려 또 하나의 말단부위인 음경에 버거씨병처럼 일어날 수 있는 발기부전이 유병률이 높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되어야 하지만, 요새는 먹을 수 있는 발기부전치료제가 있어서인지 금연에 대해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발기부전이 또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심혈관질환과 같은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앞서 이야기한 흡연뿐만 아니라 고콜레스테롤, 당뇨, 고혈압등 이런 인자를 가지고 있을 때 발기부전의 빈도가 높다.(참고문헌 1) 따라서 발기부전이 있는 환자의 경우 같은 위험인자로 인해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

 

더 놀라운 사실중의 하나는 이전에 심혈관질환이 없던 발기부전 환자들에서 추적관찰을 해봤더만, 5년뒤에는 약 11% 환자가, 7년 뒤에는 약 15% 환자들이 나중에 심혈관질환 즉 협심증,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질환들이 발생된다는 사실이다.(참고문헌 2)

 

이렇게 되는 이유는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동맥혈관의 직경이 약 3-4mm인데 비해 음경에 피를 공급하는 동맥혈관의 직경은 1-2mm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참고문헌 3) 앞서 이야기한 위험인자로 인해서 혈관이 막히는 속도가 심장보다 음경이 더빨리 막히기 때문에 심혈관질환보다 발기부전이 더 빨리 발병한다.

 

흔히들 진료실에서 발기부전 환자가 물어보는 가장 많은 질문중의 하나는 완치를 시킬 수 가 있느냐이다. 이때 내가 해줄 수 있는 답변중의 하나는 금연이라고 말을 하지만, 환자들에게 그리 심각하게 다가가지는 않는 것 같다.

 

버거씨병이라면 치료방법이 없고 절단해야 해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지만, 발기부전은 먹을 수 있는 약이 있고, 음경을 자르지 않아도 되어서일까? 그렇지만, 즐거운 성생활과 나중의 심혈관질환의 위험성때문이라도 발기부전환자에서는 금연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전 블로그의 더 읽어볼 글>
2009/10/16 - 짝퉁 발기부전치료제는 괜찮을까?
2009/09/26 - 비아그라가 꽃도 시들지 않게 합니다.
2009/06/11 - 비아그라가 발기부전을 완치할 수 있을까?
2009/04/21 - 발기부전치료제가 무조건 발기를 일으킬까?
2009/01/07 - 발기부전이 두려운 분들은 금연하세요.
2008/12/28 - 모닝글로리(아침발기)가 없다고 너무 걱정마세요.

 

[참고문헌]

1. Feldman HA, et al. Impotence and its medical and psychosocial correlates: results of the Massachusetts Male Aging Study. J Urol 1994;151:5461

2. Thompson IM, et al. Erectile dysfunction and subsequent cardiovascular disease. JAMA 2005;294:29963002

3. Montorsi P, et al. Is erectile dysfunction the 'Tip of the iceberg' of a systemic vascular disorder? Eur Urol 2003;44:352354

Posted by 두빵
2010. 5. 11. 13:01
진료실에서 성병으로 오시는 분들에게 난 항상 "어떻게 해서 걸린 것 같아요?"라고 물어보고 있는데, 의외로 업소같은데 보다 나이트의 원나잇이나 인터넷에서 조건만남등으로 걸렸다는 대답을 많이 들었다.
 
특히나 많이 듣는 대답중에 하나는 "아니 업소에 안가고 일반인인데 걸리나요?" 라는 건데 이런 말을 들을때마다 참 할말이 없다. ^.^

Florida Attorney General Opens New CyberCrime Unit Office


의학계에서도 인터넷의 보급으로 성병의 증가에 대한 이야기가 간혹 나온다. 근데 대부분 서양쪽에서 이야기이라 에이즈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지금까지 나온 걱중에 거의 전부에서 에이즈, 특히 호모들의 (men who have sex with men(MSM))의 에이즈가 특별히 증가되었다는 이야기들이다. (참고문헌 1-4)

근데 최근에 병원을 직접 방문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으로 성관계를 한 사람들에게서 성병의 위험이 증가되는가에 대한 결과가 하나가 나왔다.

미국의 한 병원을 방문한 환자에게 인터넷에서 만난사람과 성관계를 했는지 한번 물어보고 진료 및 검사를 직접 해서 성병균, 그러니까 성병균중에서도 임질(Neisseria gonorrhea)과 클라미디아균(Chlamydia trachomatis)가 가 얼마나 더 잘 발견되는지를 검사하였다.

놀랍게도 호모인 사람들 (men who have sex with men(MSM))이나 인터넷에서 여성과 만난 남성, 그리고 인터넷에서 남성을 만난 여성 모두에게서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과 성관계를 하더라도 성병이 더 증가되지 않는다고 한다.(참고문헌 5)

물론 한 병원을 방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고, 임질이나 클라미디아 균 이외에도 수많은 성병들이 있는데, 단순히 두개의 균만 검사를 한 것 등으로 일반화하기는 좀 어렵지만, 일반적인 상식과는 약간 다른 결과가 나온게 흥미로웠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는 단순히 임질과 클라미디아 균만 확인한 것이라 성병 전체로 인식한다면 곤란하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에이즈나 매독의 경우에는 증가된다라고 하는 연구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강국이라 아마 인터넷으로 조건만남이나 플메(정확하게 뭘 말하는 지는 모르지만, 주위에서 플메 플메 해서 일부 알고 있다)로 만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일반인들과 한다고 너무 안심해서는 안된다.
맨처음 말했듯이 일반인들과 인터넷으로 하는 것은 안전하고, 업소에서 하는 것은 불결하다는 인식들이 있는데,.....글쎄.....가끔은 거꾸로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참고문헌]
1. McFarlane M, et al. The internet as a newly emerging risk environment for sexually transmitted diseases. JAMA 2000;284:443-446
2. Garofalo R, et al. Tip of the iceberg: young men who have sex with men, the internet, and HIV risk. Am J Public Health 2007;97:1113-1117
3. Bull SS, et al. Soliciting sex on the internet: what are the risks for sexually transmitted diseases and HIV? Sex Transm Dis 2000;27:545-550
4. Metty A, Et al. Associations between internet sex seeking and STI associated risk behaviours among men who have sex with men. Sex Transm Infect 2003;79:466-468
5. Al-Tayyib AA et al. Finding sex partners on the internet: what is the risk for 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 Sex Transm Infect 2009;85:216-220 

Posted by 두빵
2010. 5. 2. 11:38
며칠전에 전립선암 치료백신으로 프로벤지(Provenge)가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으로 이 치료백신에 대해서 좀 알아보았다. (다시 읽어보니 내용이 좀 어렵긴 하다.)

암 백신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자궁경부암이 인유두종바이러스로 발생된다는 사실에 의거하여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으로 개발된 '가다실'이 최초다. 이 가다실은 암이 걸리기 전에 투여하여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그러나 이번에 전립선암백신으로 개발된 것은 이런 예방백신이 아니라 암이 걸린 후에 백신을 주입해서 치료하는 백신이다. 사실 백신(vaccine)이라는 말은 '제너'가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해서 소의 고름을 약하게 하여 사람몸에 직접 주입함으로서 우리몸에서 천연두에 대해 공격할 수 있는 면역인 항체(antibody)가 생성되는 것에서 나온 것이다. 소를 라틴어로 vecca라고 한다.

우리몸의 면역을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외부에서 나쁜 균 (전문용어로는 항원(antigen)이라고 한다.) 이 들어오면 이에 대비하여 면역체계가 작동하는데 면역세포(T-cell or B-cell)등과 함께 이 세포를 돕는 항체(antibody)가 있다. 면역세포와 항체가 서로 연합하여 외부에서 침입한 나쁜 균을 제거하는것이다. 나쁜균을 제거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고름(abscess)이다.

전립선암의 치료백신으로 나온 프로벤지(Provenge)는 우리몸의 면역체계 중에서 나쁜균이 들어왔을때 우선 처음으로 공격하여 나쁜균을 조각내어 면역세포나 항체가 잘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면역기능의 최전방을 지키는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를 이용한다. 이때 전립선암을 인식하는 항원역할을 하는 것은 전립선암 세포막 성분의 일종인 PAP (prostatic acid phosphatase)를 이용한다.

(우리몸의 면역기능중 최전방을 담당하고 있는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
이 그림을 보니 이전에 대학병원에서 석사과정시 수지상 세포를 연구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 수지상세포가 어떻게 전립선암에 대한 백신으로 이용할까?

우선 우리몸에서 주사기로 피를 뽑아 여기에서 수지상세포를 뽑아내어 보관한다.
또한 전립선암환자에게서 떼어낸 전립선암 조직에서 전립선암 세포막성분인 PAP를 먼저 뽑은 수지상세포와 함께 배양한다. (이때 생물학 전공하신 분들은 알겠지만 보통 GM-CSF라는 성장인자를 투여한다)
이렇게 하면 수지상세포가 자가복제를 하면서 PAP를 인식하여 우리몸의 면역세포나 항체가 잘 인식할 수 있는 전립선암에 대한 적절한 항원을 분비한다.

전립선암 백신의 역할은 여기까지이다.
전립선암 백신을 만드는 회사는 환자의 피에서 수지상세포를 뽑아내고 환자의 전립선암 조직에서 PAP를 뽑아내어 둘을 합해서 위와 같은 순서로 전립선암백신을 만드는 것이다.
이 백신을 전립선암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투여하면 이때 우리몸의 면역기능이 이를 인식하여 환자몸에 잔존해 있는 전립선암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때 보통 암환자의 경우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면역기능을 증강시키는 약물을 투여하기도 한다.
보통 초기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거의 90% 이상 완치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백신이 필요한 사람들은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못하는 진행된 전립선암환자에게서 이용될 수 있다.

그럼 전립선암백신의 효과는 어떨까?

이 전립선암백신이 미국 FDA 승인을 받은 결정적 치료효과는 2009년에 미국비뇨기과학회에서 발표된 결과에 의해서이다. 제 3상인 무작위 이중맹검 및 위약 비교를 한 연구결과(IMPACT study)인데 51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만, 백신을 투여받지 않은 환자는 약 21.7개월의 생존기간을 보였는데, 백신을 투여받은 환자는 25.8개월의 생존기간을 보였고 유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대충 4개월 연장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3년간 생존률도 위약대비 약 38% 증가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전립선암의 진행정도를 판단하는 PSA라고 하는 전립선특이항원이나 방사선검사에서는 백신을 투여받은 환자들의 호전유무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전립선암백신은 엄밀히 말해서는 일반적인 백신이 아니라 면역치료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것 말고도 전립선암에 대한 다른 면역치료가 상당히 많이 연구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PSA가 더 많이 건강검진에 포함되면서 조기에 전립선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완치율도 늘고 있다. 하지만 진행된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아직 항암치료나 호르몬치료 이외에는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런경우 면역치료의 발달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