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불임을 걱정하던 남성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 안타까운 맘에 글을 쓴다.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돈이 문제가 될 지언정 아기를 나을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는데, 이것때문에 자살했다는 소식에 참 씁쓸한 느낌이다.
위의 기사도 아마 남성이 무정자증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사실 무정자증(azoospermia)의 진단은 적어도 1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두번 이상의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하나도 없는 경우로 정의한다. 이는 불임남성환자들중 약 10-15%정도 차지한다고 한다.(참고1)
무정자증을 다시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
고환은 정상이지만, 정관이나 부고환 혹은 전립선등의 정자가 지나가는 길이 막히거나 정관이 아예 없어 사정한 정액내에 정자가 없는 경우를 폐쇄성 무정자증 (obstructive azoospermia)라고 하고,
정관이나 부고환 혹은 전립선 등의 정자가 지나가는 길이 정상이지만 정자를 생성하는 고환자체가 문제가 있어서 사정한 정액내에 정자가 없는 경우를 비폐쇄성 무정자증(nonobstructive azoospermia)라고 한다.
폐쇄성 무정자증은 옛날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요새는 사실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
정자를 생성하는 고환 자체가 정상이기 때문에 고환이나 부고환등에서 다량의 움직이는 정상 정자를 채취하여 인공수정을 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방법이 있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추후에 미루자.
그러나 비폐쇄성 무정자증은 고환자체가 비정상이기때문에 고환을 직접 절개하여 정자를 얻더라도 정자가 거의 없거나 움직임이 거의 없는 비정상의 정자를 얻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전에는 비폐쇄성 무정자증이 있는 남성의 경우 임신이 사실 거의 불가능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인공수정 방법중에 가장 발달한 ICSI(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이라는 기술이 나오면서 단 하나의 정자만 얻을 수 있더라도 임신이 가능하게 되었다.
난자를 고정시켜 놓고 아주 가느다란 관으로 난자를 찔러 세포질안에 정자를 넣어주는 방법이 ICSI라는 방법이다.
출처 : 위키피디아)
고환을 직접 절개하여 정자를 얻는 기술을 TESE(testicular sperm extraction)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고환을 칼로 조금 절개하여 고환조직을 얻어서 그속에 있는 정자를 추출하는 것이다. ICSI라는 기술때문에 정자 하나만 있으면 인공수정이 가능해졌으므로 정자를 얻는 TESE 기술로 정자 하나만 얻으면 성공이라고 말을 할 수가 있다.
그럼 고환 자체가 비정상인 비폐쇄성 무정자증환자에서 정자를 얻는 기술인 TESE를 시행했을때 정자를 하나라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지금까지 종합해보면 50%정도로 확인되고 있다. (참고2) 즉 아무리 고환자체가 비정상으로 정자가 거의 생성되지 않을 때도 약 50%의 확률로 정자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위 기사의 남성이 폐쇄성인지 비폐쇄성인지는 모르지만, 첨단의료기술을 이용하면 상당부분은 임신이 가능할 것이다. 단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고, 노력도 필요하며, 돈도 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참고문헌]
1. Jarow JP, et al. Evaluation of the azoospermic patients. J Urol 1989;142:62
2. Donoso P, et al. Which is the best sperm retrieval technique for non-obstructive azoospermia? A systematic review. Hum Reprod Update 2007;13:539-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