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31. 14:02

오늘 아침에 기사중에 미국에서 물마시기 대회에서 너무 물을 많이 먹고 사망한 뒤에 배상액을 189억원이나 받았다는 황당한(?) 기사를 보았다. 이전에 바이오매니아님께서 '물도 많이 먹으면 죽습니다.'라고 언급한 적도 있고, 가끔 외래에서도 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고 물을 많이 마시는 환자들이 있는데, 맨날 물좀 적게 먹으라고 이야기를 하다가 이 기사를 보고 과연 얼마나 물을 많이 마시면 부작용이 날까....라는 생각에 한번 검색을 하였다.

                    (출처 : http://www.weirdworm.com/five-of-the-weirdest-ways-to-die/)

우선 물을 먹으면 우리몸에 어떤 변화가 올까?
우리몸은 단순한 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전해질....쉽게 말하자면 소금기가 있는 물로 이루어져 있다. 즉 우리몸은 전해질을 항상 일정한 농도로 맞추어야 여러 장기에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대사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항상 일정한 농도의 전해질을 유지하고 있다.
근데 물을 먹으면 당연히 전해질이 낮아진다. 이때 우리몸에서 신장이 반응하여 남는 여분의 물을 소변을 배출하게 되는 것이다.

만일 물을 많이 먹고 전해질이 낮아진다면 부작용이 몇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심각한 부작용이 뇌부종이다. 물을 많이 먹은 뒤에 우리몸의 혈액의 전해질이 낮아진다면, 뇌조직이 가지고 있는 전해질이 일시적으로 높기 때문에 삼투압작용으로 혈액에서 뇌쪽으로 먹은 물이 이동을 한다. 그럼 뇌가 물로 가득차게 되어 뇌부종이 생기고 응급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는 것이다.

그럼 물을 어느정도 먹으면 전해질이 어느정도 떨어질까?

실제로 60kg의 정상적인 여성이 소변을 보지 않고 물을 단기간에 약 1리터를 먹는다면 전해질은 4.5mmol/l정도 떨어진다고 한다. (참고 1)
위의 기사의 주인공은 몸무게가 어느정도인지 모르지만 기사에서 7.5리터를 먹었다고 하니 7.5 x 4.5 = 33.75mmol/l정도 전해질이 떨어졌을 것이다.
그럼 정상적인 전해질 농도가 140mmol/l이므로 140 - 33.75 = 106.25mmol/l의 전해질이 일시적으로 되었을 것이다.

의사라면 다 알겠지만 우리몸의 전해질 농도가 140에서 130정도만 떨어져도 병원에서 상당히 긴장하게 되는데, 120 이하면 내과적으로는 응급상황이다. 근데 전해질이 106mmol/l라면 뇌부종이 생기고도 남을 수치이다.

실제로 법의학쪽에서는 단기간에 물을 많이 먹고 사망한 례가 보고되고 있다.
자기가 단기간에 물을 많이 먹어서 죽는 경우, 마라톤을 하면서 물을 너무 많이 먹은 경우, 맥주에 탐닉하다가 사망한 경우, 극단적인 경우는 수중분만하다가 사망한 경우.....(참고2)

그렇다고 하루종일 조금씩 해서 7.5리터 정도 먹는다고 사망하지는 않는다.
위의 예를 든것은 몇분 이내에 그정도 먹는다면 일어날 수 있는 일로, 하루동안 7.5리터 먹는다고 사망하지는 않는다.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약 분당 12ml의 순수한 물을 신장에서 배출 가능하므로 이것을 하루동안 계산해보면 12ml x 1440 min /day = 약 17리터정도 하루 먹더라도 신장이 이에 대해서 잘 반응 하므로 우리몸의 전해질에 이상이 발생되지는 않는다.(참고 3)

단 신장이 건강한 젊은 환자의 경우로 한정했을때이다. (글쎄..소변은 많이 보러가서 좀 불편하겠지....)

참고문헌 :
1. Gardner JW, et al. Fatal water intoxication of an Army trainee during urine drug testing. Mil Med 2002;167:435-7
2. Byramji A, et al. Hyponatremia at autopsy: an analysis of etiologic mechanisms and their possible significance. Forensic Sci Med Pathol 2008;4:149-52
3. Nicole Ali, et al. The case : A 66-year-old male with hyponatremia. Kidney International 2009;76:233-234

p.s. 근데 제목을 쓰다 보니 바이오매니아님의 글제목과 같게 되었네요.^.^

Posted by 두빵
2009. 10. 31. 01:56
가끔 듣는 말이지만, 나도 가끔 성격이 급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언젠가 커피자판기에서 밀크커피를 먹기 위해 돈을 넣고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간에, 커피가 다 나오지 않았는데, 문을 열고 커피자판기안의 종이컵에 손을 대면서 기다리다가 뜨거운 물에 손을 데고 말았다. 그때 같이 있던 교수님 한분 왈....
"우리나라 사람들이 성격이 참 급한데, 그중 하나가 커피자판기에서 커피가 다 나오지도 않는데, 손을 넣는 사람들이야..."
덕분에 나는 그순간에 성격이 급한 한국인의 대표적인 예가 되고 말았다.

요로결석을 체외충격파쇄석술로 치료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는 왜 시술 간격을 1주 이상 두느냐였다. 오늘도 응급으로 요로결석을 치료하고 있는 한분이 왜 빨리 빨리 치료를 해 주지 않느냐고 재촉할때, 나는
"아니 돌을 깰정도로 그런 충격파를 몸에 주는데, 몸이 남아나겠어요? 몸이 회복할 기회는 주어야지요...."
라고 달래고 보냈다.

실제로 체외충격파쇄석술은 요로결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긴 하지만, 문제는 여러번 시술할 경우 1주 이상의 간격을 두어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판타스틱 4' 에 나오는 돌로 만들어진 인간이라면 혹 모르지만 우리 몸의 장기는 대부분 보면 말랑 말랑한 두부같은 조직이다. 따라서 요로결석 같은 돌이 깨질 정도의 충격을 그냥 주다가는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중의 하나가 돋보기 방식이다. 실제 충격파를 수많은 작은 파동으로 만들어서 각각 하나씩 우리몸을 통과할때는 별 문제가 없게 되지만, 돋보기처럼 한 촞점에 수 많은 파동이 동시에 모인다면 그 촛점에서 엄청난 충격파를 생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촛점에 돌이 있다면 돌이 박살이 나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충격파를 보통 1000 - 3000번 정도 때린다.

    (실제로 체외충격파쇄석기에서 충격파가 나가는 모습니다. 보면 반사거울로 많은 충격파를 요로결석에 집중시키는 방식이다.
출처 :
http://www.web-feet.us/RLS/htdocs/litho.html)

그러나 이렇게 하더라도 모이는 촛점 주변으로 우리몸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고 1000-3000번 정도의 충격이 계속 지속이 된다면 이 또한 우리몸이 손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1주정도 시간을 두어 우리몸이 충격파에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두는 방법도 동반되어야 한다.

오늘 그 환자는 다행히 시술뒤에 결석이 분쇄된것을 환자와 같이 확인을 했다.
1주뒤에 왔을때는 결석이 다 제거되었을 것 같은 느낌이.....

Posted by 두빵
2009. 10. 29. 10:27
이전에 들었던 성인 유머중의 하나.....

병원에서 의사가 여성환자에게 성병이라고 말을 하자 그 엄마가 왈....
"아마 더러운 화장실에서 옮겨왔을꺼에요."
그러자 그 의사왈.....
"이해합니다. 얼마나 급했으면 그랬겠어요....."

위의 유머가 어떤 성병인지는 잘 모르지만, 특히나 사면발이환자에게 많이 들을 수 있는 말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일전에 한 일본 환자를 진료할때 농담삼아 외식같은 것은 자주 하냐고 물어봤을때 그 일본 환자가 왈.....
"선생님을 포함한 한국사람에게는 대단히 죄송한 말이지만, 좀 더러운 것 같아서 안가요."
라는 말을 듣고, 과연 일본은 얼마나 깨끗할까.....라고 놀랬던 적이 있다.

                                 (음모에 생긴 사면발이, 출처 : wikipedia.com)

특히 사면발이 환자에게서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중에 더러운 곳이나 공동으로 이용하는 곳을 이용해서 걸린 것 같다는 이야기를 상당히 많이 듣는다.

물론 가능성은 있다. 이 사면발이도 일종의 '이' 이기 때문에 음모에서 기생하는 사면발이가 천이나 그외 다른 곳에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의학에서는 성관계로 옮을 수 있다라는 것이 거의 정설이다 (참고). 사면발이가 옮겨가기 위해서는 신체와 신체의 강한 접촉을 통해서 대부분 전염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사면발이를 포셉을 이용하여 잡아당기면 털에서 안떨어질려고 기를 쓰고 발을 바둥바둥거리곤 한다.

일부에서 성관계이외에 공동으로 이용하는 시설에서 옮길 수 있다라는 것이 논란이 있다고는 하지만 주된 의견으로는 거의 대부분 성관계때문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주로 털부분에 전염되기 때문에 콘돔으로도 예방이 안된다.

덧붙여서 그외 나머지 성병은 공동으로 이용하는 시설때문에 걸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참고 : Chosidow O. Scabies and pediculosis. Lancet 2000;355:819-826
Posted by 두빵
2009. 10. 27. 16:31
요새 얀센에서 나온 조루치료약인 프릴리지에 대해 신문기사가 꾸준히 나오는 것을 보니 나름 상당히 관심들이 많은 것 같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조루에 대해서 남성과학회가 '한국판 조루 진단표'가 나와 여러곳에서 나온 것을 확인하였다.

근데 궁금한 것은 정말로 조루 진단표가 정말로 조루환자를 어느정도 진단할 수 있을까?

           (남성과학회가 최근 발표한 '한국판 조루 진단표'.
            인터넷에 보면 약간 이상한 조루 진단표가 돌아다니는데, 위 그림이 남성과학회가 발표한 진짜 '한국판 조루 진단표'이다.
           출처 : 파이넨셜 뉴스)


원래 위의 '한국판 조루 진단표'는 외국의 영문판으로 만들어진 것을 그대로 다시 번역해서 만든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보통 의학적으로 이용되는 설문지는 단순히 번역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영어에서 한글로 번역한 다음 그것을 다시 영어로 다시 번역해서 오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이것도 여러사람이 참여해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번역한 설문지가 정말로 그 진단에 합당한지에 대해서 환자를 가지고 확인해야 한다.

그럼 영문으로 이루어진 '조루 진단표'에 대해서는 결과가 어떨까?


위 표는 참고문헌 1에 나오는 표이다. 영문판 조루 진단표를 이용하여 조루를 얼마나 진단할 수 있는지 나타낸 표이다. 진단표에 나온 점수를 11을 이상으로 나오면 조루라고 판단하고 10이하이면 조루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을때 나온 표이다. 보니 민감도(sensitivity)가 93.3%이다.

* PE : 조루
* No-PE : 조루 아님


위의 표는 '조루 진단표'의 점수를 9 이상이면 조루라고 판단하고, 8 이하이면 정상이라고 판단했을때 나온 표이다. 보니 민감도가 96.7%로 약간 상승하였다.

한글판 '조루 진단표'에 대한 것도 최근 삼성병원 비뇨기과 교수님인 이성원선생님께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점수기준을 8.5로 했을때 민감도(sensitivity)가 93%로 나타났다고 한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라서 도표를 구하기가 어렵다.)

나온 결과들을 볼때 '조루진단표'의 점수를 약 8점정도로 기준을 잡았을때 8점 이하이면 정상이라고 판단할 수 있고, 11점 이상이면 조루일 가능성이 높겠다.



<참고문헌>
1.Symonds T, et al. Further evidence of the reliability and validity of the premature ejaculation diagnostic tool. Int J Impot Res 2007;19:521-525
2. 프릴리지 launch ceremony에서 발표된 삼성병원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님 발표자료.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