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11. 13:01
진료실에서 성병으로 오시는 분들에게 난 항상 "어떻게 해서 걸린 것 같아요?"라고 물어보고 있는데, 의외로 업소같은데 보다 나이트의 원나잇이나 인터넷에서 조건만남등으로 걸렸다는 대답을 많이 들었다.
 
특히나 많이 듣는 대답중에 하나는 "아니 업소에 안가고 일반인인데 걸리나요?" 라는 건데 이런 말을 들을때마다 참 할말이 없다. ^.^

Florida Attorney General Opens New CyberCrime Unit Office


의학계에서도 인터넷의 보급으로 성병의 증가에 대한 이야기가 간혹 나온다. 근데 대부분 서양쪽에서 이야기이라 에이즈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지금까지 나온 걱중에 거의 전부에서 에이즈, 특히 호모들의 (men who have sex with men(MSM))의 에이즈가 특별히 증가되었다는 이야기들이다. (참고문헌 1-4)

근데 최근에 병원을 직접 방문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으로 성관계를 한 사람들에게서 성병의 위험이 증가되는가에 대한 결과가 하나가 나왔다.

미국의 한 병원을 방문한 환자에게 인터넷에서 만난사람과 성관계를 했는지 한번 물어보고 진료 및 검사를 직접 해서 성병균, 그러니까 성병균중에서도 임질(Neisseria gonorrhea)과 클라미디아균(Chlamydia trachomatis)가 가 얼마나 더 잘 발견되는지를 검사하였다.

놀랍게도 호모인 사람들 (men who have sex with men(MSM))이나 인터넷에서 여성과 만난 남성, 그리고 인터넷에서 남성을 만난 여성 모두에게서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과 성관계를 하더라도 성병이 더 증가되지 않는다고 한다.(참고문헌 5)

물론 한 병원을 방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고, 임질이나 클라미디아 균 이외에도 수많은 성병들이 있는데, 단순히 두개의 균만 검사를 한 것 등으로 일반화하기는 좀 어렵지만, 일반적인 상식과는 약간 다른 결과가 나온게 흥미로웠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는 단순히 임질과 클라미디아 균만 확인한 것이라 성병 전체로 인식한다면 곤란하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에이즈나 매독의 경우에는 증가된다라고 하는 연구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강국이라 아마 인터넷으로 조건만남이나 플메(정확하게 뭘 말하는 지는 모르지만, 주위에서 플메 플메 해서 일부 알고 있다)로 만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일반인들과 한다고 너무 안심해서는 안된다.
맨처음 말했듯이 일반인들과 인터넷으로 하는 것은 안전하고, 업소에서 하는 것은 불결하다는 인식들이 있는데,.....글쎄.....가끔은 거꾸로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참고문헌]
1. McFarlane M, et al. The internet as a newly emerging risk environment for sexually transmitted diseases. JAMA 2000;284:443-446
2. Garofalo R, et al. Tip of the iceberg: young men who have sex with men, the internet, and HIV risk. Am J Public Health 2007;97:1113-1117
3. Bull SS, et al. Soliciting sex on the internet: what are the risks for sexually transmitted diseases and HIV? Sex Transm Dis 2000;27:545-550
4. Metty A, Et al. Associations between internet sex seeking and STI associated risk behaviours among men who have sex with men. Sex Transm Infect 2003;79:466-468
5. Al-Tayyib AA et al. Finding sex partners on the internet: what is the risk for 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 Sex Transm Infect 2009;85:216-220 

Posted by 두빵
2010. 5. 2. 11:38
며칠전에 전립선암 치료백신으로 프로벤지(Provenge)가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으로 이 치료백신에 대해서 좀 알아보았다. (다시 읽어보니 내용이 좀 어렵긴 하다.)

암 백신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자궁경부암이 인유두종바이러스로 발생된다는 사실에 의거하여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으로 개발된 '가다실'이 최초다. 이 가다실은 암이 걸리기 전에 투여하여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그러나 이번에 전립선암백신으로 개발된 것은 이런 예방백신이 아니라 암이 걸린 후에 백신을 주입해서 치료하는 백신이다. 사실 백신(vaccine)이라는 말은 '제너'가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해서 소의 고름을 약하게 하여 사람몸에 직접 주입함으로서 우리몸에서 천연두에 대해 공격할 수 있는 면역인 항체(antibody)가 생성되는 것에서 나온 것이다. 소를 라틴어로 vecca라고 한다.

우리몸의 면역을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외부에서 나쁜 균 (전문용어로는 항원(antigen)이라고 한다.) 이 들어오면 이에 대비하여 면역체계가 작동하는데 면역세포(T-cell or B-cell)등과 함께 이 세포를 돕는 항체(antibody)가 있다. 면역세포와 항체가 서로 연합하여 외부에서 침입한 나쁜 균을 제거하는것이다. 나쁜균을 제거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고름(abscess)이다.

전립선암의 치료백신으로 나온 프로벤지(Provenge)는 우리몸의 면역체계 중에서 나쁜균이 들어왔을때 우선 처음으로 공격하여 나쁜균을 조각내어 면역세포나 항체가 잘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면역기능의 최전방을 지키는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를 이용한다. 이때 전립선암을 인식하는 항원역할을 하는 것은 전립선암 세포막 성분의 일종인 PAP (prostatic acid phosphatase)를 이용한다.

(우리몸의 면역기능중 최전방을 담당하고 있는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
이 그림을 보니 이전에 대학병원에서 석사과정시 수지상 세포를 연구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 수지상세포가 어떻게 전립선암에 대한 백신으로 이용할까?

우선 우리몸에서 주사기로 피를 뽑아 여기에서 수지상세포를 뽑아내어 보관한다.
또한 전립선암환자에게서 떼어낸 전립선암 조직에서 전립선암 세포막성분인 PAP를 먼저 뽑은 수지상세포와 함께 배양한다. (이때 생물학 전공하신 분들은 알겠지만 보통 GM-CSF라는 성장인자를 투여한다)
이렇게 하면 수지상세포가 자가복제를 하면서 PAP를 인식하여 우리몸의 면역세포나 항체가 잘 인식할 수 있는 전립선암에 대한 적절한 항원을 분비한다.

전립선암 백신의 역할은 여기까지이다.
전립선암 백신을 만드는 회사는 환자의 피에서 수지상세포를 뽑아내고 환자의 전립선암 조직에서 PAP를 뽑아내어 둘을 합해서 위와 같은 순서로 전립선암백신을 만드는 것이다.
이 백신을 전립선암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투여하면 이때 우리몸의 면역기능이 이를 인식하여 환자몸에 잔존해 있는 전립선암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때 보통 암환자의 경우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면역기능을 증강시키는 약물을 투여하기도 한다.
보통 초기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거의 90% 이상 완치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백신이 필요한 사람들은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못하는 진행된 전립선암환자에게서 이용될 수 있다.

그럼 전립선암백신의 효과는 어떨까?

이 전립선암백신이 미국 FDA 승인을 받은 결정적 치료효과는 2009년에 미국비뇨기과학회에서 발표된 결과에 의해서이다. 제 3상인 무작위 이중맹검 및 위약 비교를 한 연구결과(IMPACT study)인데 51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만, 백신을 투여받지 않은 환자는 약 21.7개월의 생존기간을 보였는데, 백신을 투여받은 환자는 25.8개월의 생존기간을 보였고 유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대충 4개월 연장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3년간 생존률도 위약대비 약 38% 증가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전립선암의 진행정도를 판단하는 PSA라고 하는 전립선특이항원이나 방사선검사에서는 백신을 투여받은 환자들의 호전유무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전립선암백신은 엄밀히 말해서는 일반적인 백신이 아니라 면역치료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것 말고도 전립선암에 대한 다른 면역치료가 상당히 많이 연구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PSA가 더 많이 건강검진에 포함되면서 조기에 전립선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완치율도 늘고 있다. 하지만 진행된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아직 항암치료나 호르몬치료 이외에는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런경우 면역치료의 발달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Posted by 두빵
2010. 4. 22. 12:32

온나라를 슬픔으로 몰아넣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여러가지 원인이 언급되고 있는데, 초기에 언급되어진 것중의 하나가 어뢰중에 버블제트 이라는 신형 어뢰라는 것이다.
버블제트 어뢰의 방식은 함체에 직접 타격하여 폭발하는 방식에서 진일보하여 함체 하부에서 폭발시켜 그 충격파와 함께 가스거품으로 배에 강한 충격을 주는 방식으로 최신예방식으로 알려지고 있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일반적으로 알려진 버블제트이라는 말은 프린터가 보급되면서 캐논의 잉크젯프린터인 버블제트 방식이 최초라고 알려지고 있지만, 사실 의술에서 이런 버블제트 방식이 쓰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우리 몸의 요로계에 존재하는 요로결석을 치료하기 위해 체외충격파쇄석술을 시행하는데, 이 체외충격파쇄석술에 앞서 이야기한 버블제트 방식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초음파쇄석술로도 잘못 알고 있는데, 올바른 말은 체외충격파쇄석술로 일반적으로는 몸바깥에서 일정한 작은 충격파를 발생시켜 우리몸을 관통시키고, 돋보기로 빛을 모으듯이 이 작은 충격파를 결석이 있는 위치에서 집중하여 충격파크기를 크게 하여 결석을 분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로결석에 작용하는 체외충격파쇄석술의 충격파는 위와 같은 기전도 분명 있지만, 이보다 더 큰 작용을 하는 것이 있는데, 앞서 이야기한 버블제트와 유사한 방식이다.

체외충격파쇄석기의 충격파는 양압(positive pressure)도 있지만, 바로 뒤에 따라 나오는 것이 음압(negative or tensile pressure)가 동반된다. 이 음압으로 인해서 요로결석 주위의 압력이 소변이나 물의 포화증기압보다 낮아지면서 요로결석 주위에서 1um에서 1mm크기의 조그만 버블(bubble)들이 많이 발생한다. 이것을 공동현상(cavitatiton)이라고 하는데 이 버블들이 다시 터지면서 주위 압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요로결석을 분쇄하는 역할을 한다.

 

즉 인터넷에 있는 호주구축함의 버블젯어뢰와 비슷하게 요로결석에 작용하는 체외충격파쇄석술의 충격파도 똑같이 우선 직접적인 충격파로 요로결석을 타격하고, 이후 음압으로 발생된 결석주위의 버블들이 다시 터지면서 요로결석의 분쇄를 완성하는 것이다. 최근 이 버블로 인한 요로결석 분쇄효과가 상당히 커서 이것이 없으면 결석이 잘 분쇄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흔히들 남자들에게 있어서 아기 낳는 고통을 알 수 있다는 요로결석으로 고생하는 분들은 군에서 최신 기술로 이용되고 있는 버블제트 방식이 현재 요로결석을 일선에서 치료하고 있는 체외충격파쇄석술에 이용되고 있는 기술이라는 것을 안다면 자신이 최신 기술로 치료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 기분이 더 좋을 듯 하다.

Posted by 두빵
2010. 4. 14. 03:28

이전 블로그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현재 전립선암에 대해서 전립선비대증의 치료제가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일치된 결과가 나오고 있다.

2003년도에 의료계에서 유명한 NEJM 저널에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finasteride(우리나라에서 상품명으로 프로스카)가 전립선암을 24.8%정도 낮춘다는 보고가 있었다.(PCPT study, 참고문헌 1) 이 논문을 필두로 해서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finasteride를 복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을 무렵에 가장 최근인 올해 2010년도에 다시 NEJM에 또 다른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dutasteride(우리나라에서 상품명으로 아보다트)가 전립선암을 22.8%정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REDUCE study, 참고문헌 2)

(최근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있다는 결과가 나온 전립선비대증약인 dutasteride, 상품명으로는 아보다트(avodart)이다. 출처 : 위키피디아)

따라서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는 두 약인 finasteride와 dutasteride가 모두 전립선암을 예방할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옴으로 인해서 더욱더 먹는 약으로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몇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가장 문제되는 점으로는 전립선암중에 임상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고위험군 (Gleason score 7-10) 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이 사망했을때를 해부학적으로 조사해보니 약 절반에서 임상적으로 의미가 없는 전립선암이 있었다는 통계가 있다. (참고문헌 3) 또한 앞서 언급한 두 연구중에 첫번째 연구인 PCPT study에서는 고위험군의 전립선암이 먹는 약(finasteride)으로 오히려 더 증가된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이것은 이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서 통계학적인 오류라고 판명이 되었지만, 다시 올해 나온 REDUCE study에서는 먹는 약(dutasteride)가 고위험군의 전립선암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무의미한 전립선암에 대해서 먹는 전립선비대증약이 효과를 보이고는 있지만, 실제로 임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위험군의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위의 약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위의 두 약 (finasteride와 dutasteride)은 실제로 전립선암을 진단하는데 가장 기초가 되는 혈액검사인 PSA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보통 6개월 이상기간동안에 위의 두약을 복용하게 되면 PSA  수치가 약 절반가까이 떨어지는데, 따라서 비뇨기과의사들은 위의 두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 실제의 PSA 수치에서 2배를 곱한 수치를 확인하여 환자의 증세를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의 경우에는 실제로 가장 중요한 PSA 수치를 낮춤으로 인해서 전립선암 판단기준인 PSA가 낮아져서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립선비대증의 치료제이므로 나이가 많은 남성의 경우 전립선비대증 증세가 있으면 위의 두 약을 복용함으로 인해서 전립선크기가 작아지면서 증세호전을 보일 수 있고, 무엇보다도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할 빈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복용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별 상관이 없다. 이약을 복용하게 된다면 전립선암도 일부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전립선비대증 증세가 없는 건강한 남성의 경우 위의 약을 복용하게 된다면 일부 있을 수 있는 부작용과 함께 앞서 이야기한 몇가지 주의해야 할점 뿐만 아니라 장기간 약물복용을 하게 됨으로 인한 경제적인 문제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비뇨기과의사와 상담후에 약물복용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더 읽어볼 이전 블로그 글들>
2008/10/22 - 전립선암에 대한 새로운 견해, 그리고 새로운 논란.
2008/11/03 - 전립선염이 전립선암으로 진행될까?
2008/11/04 - 비타민 E와 셀레니움은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없습니다.
2008/12/11 - 비타민이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없다.
2009/01/03 - 토마토가 전립선암을 예방할까?
2009/01/14 - 쏘팔메토가 전립선에 효과가 있을까?
2009/03/24 - 전립선암피검사(PSA)와 전립선암 사망률에 대해
2009/03/30 - 전립선암 검사시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가 만능일까?
2009/05/12 - 먹는 약으로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을까?
2009/06/09 - 40세 이상의 남성은 전립선암수치검사(PSA)를 고려하여야 합니다.



[참고문헌]
1. Thompson IM, et al. The influence of finasteride on the development of prostate cancer. N Engl J Med 2003;349:215-224
2. Andriole GL, et al. Effect of dutasteride on the risk of prostate cancer. N Engl J Med 2010;362:1192-1202.
3. Walsh PC. Chemoprevention of prostate cancer. N Engl J Med 2010;362:1237-1238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