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14. 20:05

최근에 내 홈페이지에서 집요하게 포경수술과 성기능, 정확하게 말하자면 성적인 만족도가 어떻게 되는지 묻는 사람이 있었다. 특히 여성의 성적 만족도에 대해서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이 또 질문을 하는 바람에 몇번 대답을 하다가 리바이벌이 싫어 블로그 글로 올리게 되었다. 앞으로는 이글을 끝으로 포경수술에 대해 반 타의적인 글을 올리지 않기를 바라면서....이거 뭐 포경수술 전도자도 아닌데 말이다.

사실 포경수술과 남성의 성적인 만족도에 대한 연구결과는 이제는 상관없다라는 이야기가 거의 정설로 되었다. 이전에 내가 비평하기도 한 포경수술의 반대론자들이 컬트적으로 믿는 우리나라 과학자의 포경수술 논문에 대해서는 지금은 수십편의 포경수술과 성적인 만족도에 관련이 없는 논문들로 의미가 퇴색되게 되었다.
올해 2010년에 나온 지금까지 나온 모든 논문을 종합한 review article에서도 포경수술이 남성의 성적인 만족도와는 상관없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참고문헌 1) 오히려 포경수술의 남성의 성적인 만족도를 더 높힌다는 믿을 수 있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참고문헌 2)

Couple Lying Together in Bed
(image source : PicApp)

그럼 포경수술이 여성의 성적인 만족도에 느끼는 연구결과들은 어떨까?
이전에는 이런 연구결과가 상당히 부족했는데, 최근 이런 연구결과들도 점차 나오고 있다.

1999년도에 포경수술을 한 남성과 그렇지 않은 남성을 모두 경험한 139명의 여성에게 설문조사를 시행한 연구결과(참고문헌 3)와 2003년도에 역시 똑같이 두부류의 남성을 모두 경험한  35명의 여성에게 설문조사를 한 연구결과(참고문헌 4)에서는 포경수술이 여성의 성적 만족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2008년에 포경수술을 한 남성의 10명의 여성 파트너에게 수술전과 수술 후의 설문조사를 한 연구결과(참고문헌 5)는 여성의 성적 만족도와 전혀 상관없다라는 보고가 있었으며, 2009년도에 포경수술을 한 남성의 455명의 여성파트너에게 수술전후의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참고문헌 6) 2.9%의 여성만이 포경수술후에 성적인 만족도가 줄었다고 이야기했으며, 57.3% 여성에서는 포경수술전후에 여성의 성적 만족도가 전혀 변화가 없고, 오히려 39.8%의 여성은 포경수술후에 자신의 성적 만족도가 증가되었다고 한다. 이 마지막 연구결과를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이유는 무작위연구결과로 level of evidence가 1b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까지 남성의 성적 만족도와는 달리 여성의 성적 만족도에 대한 포경수술의 영향은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내 홈페이지의 질문의 한 사람이 왜 그렇게 여성 성적 만족도에 대한 논문을 집요하게 이야기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여성 성적인 만족도에 대해서 더 신뢰성 있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를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하자.


[참고문헌]
1. Perera CL, et al. Safety and efficacy of nontherapeutic male circumcision: a systematic review. Ann Fam Med 2010;8:64-72
2. Kigozi G, et al. The effect of male circumcision on sexual satisfaction and function, results from a randomized trial of male circumcision for human immunodefi ciency virus prevention, Rakai, Uganda. BJU Int 2008;101:65-70
3.O’Hara K, et al. The effect of male circumcision on the sexual enjoyment of the female partner. BJU Int 1999;83(Suppl. 1):79–84
4. Bensley GA, et al. Effects of male circumcision on female arousal and orgasm. NZ Med J 2003;116:595–596
5. Cortés-González JR, et al. Does circumcision has an effect on female’s perception of sexual satisfaction? Rev Invest Clin 2008;60:227–230
6. Kigozi G, et al. Sexual satisfaction of women partners of circumcised men in a randomized trial of male circumcision in Rakai, Uganda. BJU Int 2009;104:1698-1701

Posted by 두빵
2010. 2. 11. 02:41
대학병원의 전공의 4년차때 전문의 시험 준비하는 와중에서도 우리나라 최초로 복압성요실금 수술에 대한 장기치료성적을 SCI impact factor가 3 혹은 4정도 되는 유럽비뇨기과학회지에 실었던 경험에 대한 자신감으로 여성비뇨기과에서 최근에 며칠간 요실금 수술을 계속 했더만 요실금 수술 동안에 기다리는 진료환자의 원성이 자자하다. 수술도 빨리 해서 외래 환자들도 빨리 보면 좋은데, 몸이 두개가 안되니 원....

이전에 어떤 요실금 환자는 전직 삼성생명 보험설계사였는데, 회사에서 요실금 수술에 대해 안좋은 것들만 이야기해서 하기가 무척 겁났었는데 최근 너무 심해져 큰맘 먹고 수술을 받겠다고 왔다. 요실금 수술을 한뒤에 이렇게 편한줄 몰랐다고 하면서 퇴원하였다.

그러는 와중에 오늘 갑자기 저녁에 KBS 추적60분에서 '엄마가 뿔났다. 요실금 소동'을 봤다. 보다 보니 조금 지적할 점이 있어 끄적거려본다.

방송에서 요실금수술시 요실금 진단검사, 좀더 정확히 말해서는 요역동학검사(Urodynamic studies)가 필요없다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그러나 정확한 의미에서는 일부 사실이고, 일부는 사실이 아니다.

(내가 있는 여성비뇨기과에서 쓰고 있는 요실금 검사기계인 요역동학검사기계.
요실금 검사를 하면서 환자와 씨름하는 것은 환자도 힘들겠지만, 의사도 힘든건 마찬가지...)


방송의 외국 비뇨기과 의사들, 영국과 일본의 비뇨기과의사가 말했듯이 실제로 '임상적으로 복압성요실금이 정확하다면, 요역동학검사는 필요없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복압성요실금과 좀 맞지 않는다고 한다면 요역동학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진짜 복압성요실금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요실금 수술이 필요한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리고 수술후에 치료효과를 예측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단순히 연구용의 의미밖에는 없다라는 말은 좀 틀린 말이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요역동학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반드시 있다.
방송 마지막에 비뇨기과학회 자문의견을 말했는데, 내가 비뇨기과학회 관계자가 아니라서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비뇨기과학회에서 요실금 검사가 필요하다라는 말은 아마 이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체계에 있다. 

요실금 수술의 보험이 되는 기준을 요역동학검사의 많은 수치들중에 한가지 수치로 기준을 정해버린 것이다. 의학용어로 VLPP(valsalva leak point pressure, 요누출시복압)라고 이야기하는데, 배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 (예를 들면 기침하는 상황)에서 요도로 소변이 찔끔 새는 그때의 방광압력을 체크하는 수치가 있다. 이 압력수치가 낮으면 낮을 수록 그만큼 요실금 증세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보험에서는 그 압력이 120cmH2O이하인 경우에 요실금수술을 보험적용해주고 있다. 당연히 121cmH2O에서 요실금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의 보험적용이 안된다.

더한 문제는 120cmH2O의 수치가 학문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VLPP의 의미는 원래
요누출시복압이라는 용어로 VLPP수치가 있다는 말은 달리 말하면 요누출은 무조건 있다는 말이다. 즉 VLPP가 있으면 안되는데, VLPP의 수치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비정상이고 복압성요실금이라는 말이다. 
원래 학문적으로는 VLPP가 60cmH2O이하의 경우, 즉 복압이 60cmH2O이하에서 요누출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복압성요실금 원인중에 요도괄약근의 기능이상(intrinsic sphincteric deficiency, ISD)의 가능성이 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VLPP가 90cmH2O이상인 경우, 즉 복압이 90cmH2O이상에서 요누출이 있는 경우에는 복압성요실금 원인중에 요도과운동성(urethral hypermobility)의 가능성이 좀 더 많다는 것이다.

이 120cmH2O의 수치는 비뇨기과학회에서 정한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추적60분의 방송 마지막에 비뇨기과학회의 자문이야기에서 수치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에 문의하라라고 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럼 왜 이 수치를 건강보험에서 기준으로 사용했을까?
그건 방송에서도 지적했듯이 요실금 수술이 굉장히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건강보험에서 나가는 지출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전에 요실금 수술은 Burch 수술이라고 제왕절개수술처럼 아랫배를 크게 째고 들어가는 수술이었다. 당연히 수술후에 부작용도 좀 있었고, 수술시간도 오래 걸리고, 회복기간도 길었다.
그러다가 1996년에 유럽에서 TVT라고 하는 가느다란 테입을 이용하여 요도에 살짝 걸어주는 수술방법이 나오면서부터 요실금 수술은 혁명을 일으키게 되는데, 굉장히 간단한 방법으로 성공률도 90%정도의 높은 성공률로 요실금 수술의 우선치료방법이 TVT로 바뀌게 되었다. 이후 TVT의 아류작으로 SPARC, TVT-O, TOT 그리고 최근의 TVT-SECUR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수술을 시행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도에 처음 시작하였다.
그 간단한 수술방법으로 인해서 요실금 수술이 대학병원에서 개인병원에서 할수 있는 수술로 바뀌고, 원래 비뇨기과 수술이었는데 산부인과에서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요실금 수술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그러니 건강보험에서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제한을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120cmH2O라는 수치를 언급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OO생명에서 'OO시대'라고 공전의 히트를 한 보험상품 개발자는 요실금 수술이 이렇게 발전될지 모르고 상품을 개발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술법이 간단해지면서 늘어나는 수술에 대한 보험금지급이 많아지게 되면서 감당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요새 요실금 수술을 하면서 귀찮은 점 중의 하나는 방송에서 지적했듯이 보험회사에서 온갖 서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요실금 수술을 했다라는 진단서 하나면 되는데, 초진차트 그리고 검사결과지, 수술기록지, 입원했으면 입원차트까지 몽땅 복사해 간다. 대부분 영어로 써 있는 것을 왜 그리도 복사해가는지 모르겠다.

방송에서 하나 잘 지적해준 것이 있었다.
돈많은 사람은 그럼 건강보험 적용받지 않고 수술을 할테니 요실금 검사를 하지 않고 수술을 할 수가 있을까? 우리나라 사람이면 절대 안된다. 건강보험에 반드시 요실금검사를 해서 보험이냐 비보험이냐라고 진단후에 요실금 수술을 하라고 했으므로, 요실금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수술을 한다면 '임의비급여'에 해당하는 것이다. 즉 의사가 처발받는 다는 것이다. 요새 한참 법원에서 건강보험과 종합병원에서 공방중인 약값의 임의비급여같이, 환자의 동의를 받아도 불법이라서 의사는 비난받고 고발당하며 건강보험의 비용을 손해배상해야 한다.

하여간 요실금 검사는 의사에게나 환자에게나 힘든 검사이기는 하다. 환자도 참 힘든검사이지만, 나도 요실금 검사를 하는 와중에 환자의 소변이나 대변이 튀어 옷갈아입으면서 배설물을 치우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p.s. 근데 '추적60분'에서는 왜 요실금 취재를 하면서 우리나라 의사는 산부인과 의사만 취재를 했고(건강보험공단에서 잠시 나왔던 비뇨기과 의사를 제외하고), 외국 의사는 비뇨기과 의사만 취재를 했을까?


<이글과 관련되어 더 읽어볼 블로그 글>

2008/09/30 - 병원의료기록, 잘 지켜야 합니다.
2008/10/23 - 수술을 하지 말아야 할 요실금도 있습니다.
2009/05/08 - 요실금 수술후에 임신을 할 수 있을까?
2009/11/27 - 요실금 환자의 골반근육운동(케겔운동)의 장기 치료 성적은?

Posted by 두빵
2010. 2. 8. 01:58
오늘은 어제 수술한 환자들의 수술후 치료를 위해서 쉬는 일요일에도 나와 있는 와중에 급한 전화를 받았다. 왠 여성분이 병원으로 전화하여 남편과 오랄섹스를 한뒤에 남편의 성기가 좀 부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몇몇 질문을 던지니 여성분이 머뭇거리더만 남편을 바꿔준다. 쩝...처음부터 남편이 좀 전화를 거시지....

병원에 빨리 오라고 하고 와서 보니 '거시기'가 좀 부어있었고, 특별한 상처부위는 보이지 않았다. 환자 왈, 오랄섹스를 하다가 잠깐 아픈듯 했는데, 이후 자다 보니 아파서 깼다고 한다.

Apologies In
Apologies In by Kevin Steinhardt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요새는 노루표의 유행일까.... 오랄섹스가 상당히 대중화되었다라는 느낌이 많다. 간혹 진료실에서 보면 성병을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오랄섹스만 했다라고 진료실에서 큰소리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 블로그 글에서도 지적했듯이 오랄섹스가 성병을 100% 예방하는 것은 아니며 특히 성기포진의 확산에도 어느정도 영향이 있다.

근데 오랄섹스를 하다가 거시기에 상처를 입은 경우에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 내가 의대생일때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개가 물어 상처를 입은 것보다 사람이 물어 상처를 입은 경우가 더 독한 놈들이 많다라는 이야기를 강의시간에 들은 적이 있다.
실제로 사람의 입은 깨끗한 곳은 아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사람의 침에는 42종의 세균이 있다고 한다. 특히 식중독으로 유명한 균들인 연쇄구군(Streptococcus)와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가 많으며 특징적으로 Eikenella corrodens(우리나라 말로는 뭔지 모르겠다....) 가 세번째로 많은 균이다. 또한 치주염(periodontitis)이나 치은염(gingivitis)에서 192종의 세균들이 발견되었다라고도 한다. (참고문헌 1)

남성의 거시기에는 피하조직들이 풍부하게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오랄섹스로 상처가 나면서 위와 같은 사람입에 존재하는 세균이 침투하여 급속하게 퍼지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염증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Fournier씨 괴사(Fournier's gangrene)이라고 불리는 회음부가 썩어들어가는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또한 성기포진, 매독과 같은 성병이나 간염바이러스등도 오랄섹스등으로 상처가 났을때 감염될 가능성이 적긴 하지만 있을 수 있다. 또한, 한 연구결과에서 에이즈 환자들중 44%에서 환자 침에 에이즈 바이러스가 존재한다고 하며(참고문헌 1), 실제로 에이즈 환자에게 물린 뒤로 에이즈에 걸렸다는 환자보고도 있다.(참고문헌 2)

따라서 오랄섹스중에 입으로 인한 상처가 났거나 따끔한 느낌이 있다면 지체 말고 병원에서 확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성병의 위험성도 있으므로 원한다면 이에 대한 검사도 시행해야 한다.
앞서 말한 그 환자도 항생제 주사치료하면서 항생제를 앞서 말한 가능한 세균을 다 포함하기 위해 2종류의 항생제를 투여하면서 매일 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치료하는 와중에 또 하나의 다급한 전화...
이번에도 여성분이 전화하여 남편과 오랄섹스를 하는중에 상처가 났다고 한다......
오늘 뭔 날이여?

그리고 한가지 더....
구글에서 오랄섹스라고 치니 '19금'이라는 글자가 뜨면서 주민번호를 넣으라고 하는데, 왜 펠라치오는 '19금'이 아닐까? 펠라치오가 좀 고급스런 이미지라서 그런가?



<더 읽어볼 이전의 블로그 글>
2009/03/25 - 성병이 없는 경우 오랄은 괜찮을까?
2008/07/27 - 음부포진에 대해서...

[참고문헌]
1. Griego R, et al. Dog, cat, and human bites: a review. J Am Acad of Dermatol 1995;33:1019-1029
2. Vidmar L, et al. Transmission of HIV-1 by a human bite. Lancet 1996;347:1762-1763
3. Rosen T, et al.  Genital ulcer caused by human bite to the penis. Sex Transm Dis 1999;26(9):527-530



Posted by 두빵
2010. 1. 26. 19:54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도 화장실 훈련은 정말로 힘들다. 지금도 현재 진행중이니까....
근데 최근에 아이의 배변 혹은 배뇨훈련을 언제부터 시행해야 하고 어떻게 시행해야 하는지 이에 대한 이야기가 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이 좋다라고 말들이 많아 이에 대해 정리된 입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어 나름 찾아보았다.

우선 언제부터 배변 혹은 배뇨훈련을 시켜야 하나?

의학적으로 아이가 방광이나 장을 콘트롤할 수 있는 신경발달이 생후 약 18개월이면 발달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미국소아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나 캐나다소아학회(Canadian Paediatric Society)에서는 생후 18개월 ~ 24개월에 배뇨 혹은 배변훈련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가 배뇨 혹은 배변을 가리는 것은 굉장히 복잡한 과정이고 상당한 기술을 요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신경발달이 완성된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신체적인 조건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주위 환경, 아이의 자존심, 능력등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좀 늦는다고 하더라도 별 상관은 없다. 결국은 청소년이 되면서 모두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나온 데이터를 보면 1940년대에는 보통 미국아이들의 배변 혹은 배뇨훈련을 생후 18개월전에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최근에는 생후 21 ~ 36개월에 배뇨 혹은 배변훈련을 시키고 있으며, 보통 생후 36개월이 지나더라도 약 40~60%의 미국 아이들만 배뇨 혹은 배변을 가릴 수 있다고 한다. (참고문헌 1)

덧붙여서 최근에 이렇게 배뇨 혹은 배변훈련을 시작하는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는 기저귀의 발달로 1회용기저귀 때문에 부모가 편해서 그런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또한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클수록 아이의 배뇨 혹은 배변훈련 시작시기가 늦어지는데, 부모수입이 년 5만불이상의 경우에는 보통 배뇨 혹은 배변시기가 24개월이라고 하며, 그보다 낮은 경제력이 있는 경우에는 보통 생후 18개월에 시작한다고 한다. (참고문헌 1)

사용자 삽입 이미지
(Foxx와 Azrin이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어린이 화장실 훈련방법인 'Toilet Training in Less Than a Day' 책. 미국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책으로 알고 있다. 출처 : 아마존)


그럼 배변 혹은 배뇨훈련을 시작할때 어떻게 시행하여야 하나?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아이의 상태에 따라 천천히 진행하는 방법(Child-oriented toilet training method)가 있다. 보통 생후 18개월때부터 부모가 화장실의 용변기를 알려주고 친숙해진 다음에 우선 옷을 입은 채로 용변기에 앉도록 한 뒤에 적응이 되면 기저귀를 떼고 다시 용변기를 앉도록 하여 성공한다면 하루에 몇번씩 이것을 늘려나가는 방법이 있다.

1971년에 개발된 방법으로는 Foxx and Azrin's 방법이 있다. 원래 이것은 제대로 활동할 수 없는 보호소의 정신지체아들에게 화장실 훈련하는 방법에서 진화하여 나온 것인데, 미국에서는 'Toilet Training in Less Than a Day'라는 책으로 굉장히 유명해진 방법이다. (참고문헌 1)
이 방법은 촛점이 아이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 있는 것으로 쉽게 말해 아이가 화장실에 빨리 적응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보통 생후 20개월부터 시작하는데, 인형을 사용하여 화장실 이용을 훈련시키고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강화하는 방법을 사용하거나 가벼운 벌을 사용하여 아이가 직접 젖은 옷과 마른 옷을 구분하도록 교육하며 물을 계속 마시게 하여 계속 소변을 보도록 훈련을 시킨다.

두가지 방법중에 어떤 방법이 더 좋은지는 아직까지 비교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두가지 방법이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는 부모와 아이의 상태에 따라 결정하면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Choby BA, et al. Toilet training. Am Fam Physician 2008;78:1059-1064


<관련된 이전 블로그 글>
2008/12/17 - 남자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좌변기 시트를 항상 올려주세요.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