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8. 14:25
이번주는 출퇴근시 정말로 추웠다. 지하철에서 병원 또는 집으로 가는 시간이 얼마 안됨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기운에 잠시 노출되어 몸전체가 얼어붙는 것 처럼 느껴진다.

이런 추운 날씨 속에서 요새 환자들을 보면 최근에 소변이 자주 마렵다는 사람들이 많다. 절반 이상에서는 추우면 당연히 소변이 자주 마렵다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있는 것은 다행이긴 하지만, 나는 가급적 따뜻하게 입고 다니라고 권유하거나 약을 좀 조정해드리겠다고 한다.

Snow Storm Puts Fargo Area  Residents In Limbo As Flood Waters Freeze
(출처 : PicApp)


근데 왜 추운 날씨가 되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일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답변을 보니 모두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서 소변량이 적지만, 겨울에는 땀이 나지 않기 때문에 그 땀의 물이 소변으로 배출되어 소변량이 많아져서 생긴다는 답변 일색이었다. 물론 극히 일부분에서는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주된 원인은 추운 날씨가 되면 우리몸의 방광이 예민해지기 때문에 소변을 자주 본다는 것이다.

그럼 그 근거를 한번 보자.
우리몸의 신체는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체내에서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나 에피네프린(Epinephrine)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한다. 따라서 이것이 증가되면 심장박동수도 빨라지고, 혈압도 올라가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의 양도 증가된다.  (참고문헌 1,2)
소변의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이 증가하면서 방광을 자꾸 민감하게 수축하는 방향으로 향하게 하기 때문에 방광이 자꾸 수축하면서 소변이 마렵다고 한다.

추위에 노출되면 호르몬 영향뿐만 아니라 방광의 조직학적 변화도 초래하여 방광염(정확히 말해서는 간질성방광염, 이것의 주된 증세는 소변을 급하게 자주 보고 통증이 있는 것이다.)이 있을때의 형태학적 변화도 일으킨다고 한다. (참고문헌 3)

마지막으로 추위가 방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전을 동물실험을 써서 밝힌 내용도 있는데, 쥐에다 추운 자극을 주었을때 그것이 방광을 민감하게 하는 신경을 활성화 즉 자극시켜 방광을 민감하게 만드는 것을 확인하였다. (참고문헌 4)

자 이제 종합적으로 정리해보자.

바깥공기가 추우면 우리몸에서 방광을 예민하게 하는 신경도 자극하여 결국은 방광을 예민하게 만들고 이것이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추워서 소변을 자주 본다면 좀 따뜻하게 입고 나가는 것이 좋겠다.


[참고문헌]
1. Harinath K, et al. Autonomic nervous systemand adrenal response to cold in man at Antarctica. Wilderness Environ Med 2005;16:81–91
2. Ma S, et al. Chronic intermittent cold stress sensitises the hypothalamic-pituitary-adrenal response to a novel acute stress by enhancing noradrenergic influence in the rat paraventricular nucleus. J Neuroendocrinol 2005;17:761–769
3. Ercan F, et al. The effects of cold-restraint stress on urinary bladder wall compared with interstitial cystitis morphology. Urol Res 1999;27:454–461
4. Imamura T, et al., Cold environmental stress induces detrusor overactivity via resiniferatoxin-sensitive nerves in conscious rats. Neurourol Urodyn 2008;27:348–352


Posted by 두빵
2009. 12. 11. 18:27
오늘 기사중에 축구경기중에 골키퍼가 소변을 참지 못하고 경기도중에 소변을 봤다는 황당한 기사를 보았다. 보면서 얼마나 급했으면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사실 프로선수이라면 자기몸관리는 자기가 잘 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다행히 경기에서 이겨 별 문제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경기중에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은 별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위의 기사를 보면서 사람이 얼마나 소변을 참을 수 있을까? 라는 궁금함이 들 것 같다.
근데 이것을 정확하게 말을 할 수가 없다. 왜냐면 방광에 소변을 얼마나 저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람마다 방광 용적이 다 다를뿐 아니라 방광에 소변이 차는 속도, 즉 우리가 얼마나 물을 많이 먹느냐에 따라 각기 다 다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다라이에 물을 채우는데, 아무리 큰 다라이라도 바께스로 물을 빠르게 붓는다면 다라이는 금방 차는 것이고, 작은 다라이라도 아주 작은 컵으로 천천히 물을 붓는다면 물은 천천히 차는 이유이다.

그럼 문제를 약간 바꾸어 방광의 용적은 어떨까? 즉 방광이 어느정도의 소변을 채울만한 크기인가이다.

근데 여기서도 문제가 좀 되는 것은 실제적인 방광의 용적과 우리가 실제로 보는 소변량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의 방광의 용적을 최대방광용적(maximal bladder capacity)라고 이야기 하고 실제로 우리가 소변을 최대로 보는 양은 기능적방광용적(functional bladder capacity)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의 방광은 굉장히 민감한 기관이고 사람마다 그 능력이 달라서 같은 소변양을 방광에 가지고 있더라도 어떤 사람은 급하게 마렵다고 화장실을 가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전혀 마렵지가 않은 경우가 있다.  따라서 위 두 용적의 관계는 아래와 같다.

최대방광용적 (maximal bladder capacity ) > 기능적 방광용적(functional bladder capacity)

일반적으로 두 용적의 크기는 최대방광용적은 보통 400-500ml정도이며, 기능적방광용적의 경우에는 200-400ml정도이다. 즉 방광용적이 약 500ml 이더라도 사람은 보통 소변을 볼때는 200-400ml의 소변을 보며 어떤 경우에서는 이보다도 더 적은 소변이 잇는 경우에도 소변이 마렵다고 하는 것이다.

그럼 위의 두 용적의 최대는 어느정도일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한 병원에서 요역동학검사에서 큰 방광용적을 가진 사람들을 조사해보았더니, 최대방광용적은 5 liter 였으며, 기능적 방광용적은 2.8 liter 였다고 한다. (세상에나.....) 그리고 700ml - 5 liter 의 방광용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 17%는 검사를 해봐도 완전히 정상이었다고 한다.

(참고문헌에 나오는 도표.
파란색 점은 실제로 소변을 보는 최대양이며, 왼쪽을 보면 2900ml에서 가장 높게 되어 있다. 아래쪽 눈금은 검사로 잰 실제의 방광 최대용적이며 최대 5000ml로 표시가 되어 있다.)


방광용적만 보더라도 사람은 정말로 다양한 것 같다. ^.^

참고문헌 : Purohit RS, et al. The pathophysiology of large capacity bladder. J Urol 2008;179:1006-1011
Posted by 두빵
2009. 12. 9. 17:43
진료를 하다 보면 성병이 걸린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중의 하나가 상대방에게 전염가능성이다. 일반적인 성병이라면 대충 이야기가 가능하지만, 매독의 경우에는 좀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사실 매독이라고 진단되는 경우에는 대부분 우연히 피검사를 하거나 건강검진을 했을때 매독을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과연 그럼 상대방에게는 얼마나 전염 가능성이 있는지 환자분들이 답답해 하는 경우가 있다.

나역시 이에 대해 상당히 궁금하여 관련자료를 많이 찾아보았는데, 매독이라는 질환이 원래 1기 매독, 2기 매독 3기 매독으로 나누어지고, 잠복매독도 있는데, 잠복매독은 감염된 후 1년이내, 혹은 1년 이후로 다시 나누어지기 때문에 여기에 따라 전염가능성이 달라서 그런지 정확하게 발표한 연구결과는 없다.

          (매독검사에서 주로 사용하는 TPHA 검사.    출처 : 위키피디아)

우선 매독의 단계에 따라 어느 성파트너까지 조사를 해야 할까?

1기 매독의 경우에는 90일 이전까지의 성파트너에게까지 매독검사를 해야 한다.
2기 매독이나 1년 이내의 잠복매독의 경우에는 2년 이전까지의 관계했던 성파트너에게까지 매독검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1년 이후의 후기 잠복매독의 경우에는 언제 전까지의 성파트너에게 검사를 해야 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왜냐면 후기 잠복매독의 경우에는 언제 감염되었는지 기간이 따로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하기 위해선 지금까지 관계했던 모든 성파트너에게 검사를 해야 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근데 대부분의 매독에 대한 진단은 건강검진 혹은 다른 이유로 우연히 피검사에서 매독진단을 받은 경우인데, 이런 경우는 언제 감염되었는지 모르는 후기 잠복매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어떤 성파트너에게 전염되었는지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이유로 우연히 발견되는 매독환자의 경우에는 성파트너에게 전염이 되었는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소수에 포함되는 1기 매독과 2기 매독, 그리고 1년 이내의 전기 잠복매독환자의 경우에는 기간이 한정되므로 확인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약 46-60% 성파트너에게 매독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문헌)

결론적으로 추측하건데 우울하게도 매독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후기 잠복매독환자의 경우에는 전염가능성을 현실적으로 알 수가 없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참고문헌 : French P, et al. IUSTI: 2008 European guidelines on the management of syphilis. Int J STD AIDS 2009;20:300-309

Posted by 두빵
2009. 12. 2. 18:09

최근에 불임을 걱정하던 남성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 안타까운 맘에 글을 쓴다.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돈이 문제가 될 지언정 아기를 나을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는데, 이것때문에 자살했다는 소식에 참 씁쓸한 느낌이다.

위의 기사도 아마 남성이 무정자증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사실 무정자증(azoospermia)의 진단은 적어도 1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두번 이상의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하나도 없는 경우로 정의한다. 이는 불임남성환자들중 약 10-15%정도 차지한다고 한다.(참고1)

무정자증을 다시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
고환은 정상이지만, 정관이나 부고환 혹은 전립선등의 정자가 지나가는 길이 막히거나 정관이 아예 없어 사정한 정액내에 정자가 없는 경우를 폐쇄성 무정자증 (obstructive azoospermia)라고 하고,
정관이나 부고환 혹은 전립선 등의 정자가 지나가는 길이 정상이지만 정자를 생성하는 고환자체가 문제가 있어서 사정한 정액내에 정자가 없는 경우를 비폐쇄성 무정자증(nonobstructive azoospermia)라고 한다.

폐쇄성 무정자증은 옛날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요새는 사실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
정자를 생성하는 고환 자체가 정상이기 때문에 고환이나 부고환등에서 다량의 움직이는 정상 정자를 채취하여 인공수정을 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방법이 있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추후에 미루자.

그러나 비폐쇄성 무정자증은 고환자체가 비정상이기때문에 고환을 직접 절개하여 정자를 얻더라도 정자가 거의 없거나 움직임이 거의 없는 비정상의 정자를 얻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전에는 비폐쇄성 무정자증이 있는 남성의 경우 임신이 사실 거의 불가능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인공수정 방법중에 가장 발달한 ICSI(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이라는 기술이 나오면서 단 하나의 정자만 얻을 수 있더라도 임신이 가능하게 되었다.

(몇년전 황우석 박사의 사건때문에 뉴스등에서 무척 많이 봤던 그림.
난자를 고정시켜 놓고 아주 가느다란 관으로 난자를 찔러 세포질안에 정자를 넣어주는 방법이 ICSI라는 방법이다.
출처 : 위키피디아)


고환을 직접 절개하여 정자를 얻는 기술을 TESE(testicular sperm extraction)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고환을 칼로 조금 절개하여 고환조직을 얻어서 그속에 있는 정자를 추출하는 것이다. ICSI라는 기술때문에 정자 하나만 있으면 인공수정이 가능해졌으므로 정자를 얻는 TESE 기술로 정자 하나만 얻으면 성공이라고 말을 할 수가 있다.

그럼 고환 자체가 비정상인 비폐쇄성 무정자증환자에서 정자를 얻는 기술인 TESE를 시행했을때 정자를 하나라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지금까지 종합해보면 50%정도로 확인되고 있다. (참고2) 즉 아무리 고환자체가 비정상으로 정자가 거의 생성되지 않을 때도 약 50%의 확률로 정자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위 기사의 남성이 폐쇄성인지 비폐쇄성인지는 모르지만, 첨단의료기술을 이용하면 상당부분은 임신이 가능할 것이다. 단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고, 노력도 필요하며, 돈도 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참고문헌]
1. Jarow JP, et al. Evaluation of the azoospermic patients. J Urol 1989;142:62
2. Donoso P, et al. Which is the best sperm retrieval technique for non-obstructive azoospermia? A systematic review. Hum Reprod Update 2007;13:539-549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