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28. 09:37

이전에 전공의시절때 미국에서 오랫동안 비뇨기과의사로 계시다가 한국에 오신 은사님께 들었던 웃긴 이야기중의 하나는 '모닝글로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선생님께서 한국에 처음 나오고 난뒤에 거리를 지나가는데, 면티를 입은 젊은여자의 가슴에 'Morning Glory'라는 글을 보고 기겁을 했다고 한다. 이유인 즉슨 외국에서는 'Morning Glory'가 남자에게서 있는 아침발기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꽤 웃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무식하게도, Morning Glory가 다른뜻으로 나팔꽃을 의미하는지도 그이후에 한참 지나서 알게 되었다.......(영어는 어릴때부터 나의 적이었다...-.-)

영국의 팝 그룹중에 유명한 Oasis는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라는 앨범을 발표했는데, 이때 나오는 Morning glory라는 말이 아침발기를 의미한다.

     (내가 좋아하는 영국록 그룹인 Oasis의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앨범이다.
      Oasis앨범도 몇장 가지고 있는데, 이 앨범은 소장하고 있지 않다.
     출처 : Wikipedia)


        
진료실에서 발기부전으로 오시는 분들을 보면 간혹 아침발기가 안된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아침발기가 잘 안된다고 하는 것이 중요할까?

사실 아침발기란 용어는 앞서 이야기한 Morning Glory라는 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Morining erection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의학적으로는 Nocturnal Penile Tumescence라는 좀 어려운 말로 사용하기도 한다.

일부 관심있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남성이 잘때 수면이 REM 수면과 Non REM 수면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때 REM 수면중에 정상적으로 발기가 일어난다. 지금까지 알려진바에 따르면 20대에 REM 수면중에 발기빈도가 가장 많고, 이후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REM 수면중에 발기가 되었을때 갑자기 깨는 경우가 아침발기가 되는 경우이다.

아직까지는 이 야간수면중에 발기의 원인과 의미가 무엇이고, 어느정도 발기되는 것이 정상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진것이 별로 없으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논란이 많다.  

중요한것은 나이가 들면서 정상적으로 REM 수면이 적어지면서 이에 대해서 발기시간도 점차 줄어들고, REM수면시 발기빈도가 줄어들면서 당연히 아침에 깰때 발기되는 확률은 더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침에 깰때 야간수면중의 발기가 일어나는 시기가 아닌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스트레스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비정상적인 잠을 자는 경우에 더욱더...)

야간수면중에 발기와 실제 성생활중의 발기와의 연관성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야간수면중에 발기가 잘 안된다고 무슨 심각한 병이 있지 않나 혹은 발기부전일까라는 생각은 틀린 생긱이다. 실제 발표된 것을 보면 야간수면중에 발기는 잘 되면서 발기부전이 있는 경우도 있고, 야간수면중에 발기가 잘 안되는데 발기부전이 없는 경우도 많다.

결론적으로 아침에 깼을때 모닝글로리가 없다고 이제는 고민하지 말자.....좀 더 정확히 하자면, 혹시 발기부전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의사의 정확한 진찰을 받는 것이 좋겠다.

*추가 : 오아시스가 아트락이 아니라는 댓글이 많아서 그 글에 대한 내용은 삭제했습니다.
          짧은 음악적 지식으로 괜한 내용을 써서 좀 혼란을 일으켰네요...^.^
          지적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Posted by 두빵
2008. 12. 22. 12:21

비뇨기과 의사는 항상 다루는 것중의 하나가 소변줄이다. 소변줄은 주로 일반인들이 쓰는 말이고 좀 어려운 우리나라 의학적인 용어로는 도뇨관이 있다. 영어로는 Foley catheter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소변줄이라는 말이 더 친근감이 있긴 하다.)

              ( 다양한 소변줄    출처 : www.made-in-china.com)


비뇨기과의사로서 항상 소변줄을 자유자재로 잘 다루어야 한다. 타과에서 수술시 소변줄이 안들어간다고 하면 항상 불려가서 넣는 의사가 비뇨기과 의사이며, 비뇨기과의사가 소변줄을 넣어주어야 비로소 수술이 시작될 수 있다. 나역시도 이전에 전공의 시절때 매번 타병원에서 소변줄을 못넣고 내가 있던 병원으로 전원되었던 교통사고 환자에게 수술장에서 소변줄을 힘들게 넣어주곤 했다. 그러면 그당시 수술장에 있던 타과 전공의들이 항상 감탄했었다.
"와.....역시 비뇨기과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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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사실 부담이 많이 되기는 한다. 소변줄을 못넣는 경우 그 수술이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다른 과 수술을 앞두고 소변줄 하나 때문에 수술을 못한다고 하면....누가 이해해줄 수 있을까......

문헌에 찾아보면 소변줄은 의사가 최초로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시술이었다고 한다. 소변줄을 최초로 개발한 사람은 미국의 Frederick E.B. Foley 의사로 1930년대에 개발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소변줄을 영어로 이야기 할때 Foley catheter라고 이야기 하며, F는 항상 대문자로 쓴다.
 
(좌측 사진은 소변줄 (Foley catheter)를 개발한 Frederick EB Foley 의사. 의과대학생때 개발을 했다고 하는데, 이런 아이디어가 굉장히 부러울 따름이다.
출처 :
http://www.hisandherhealth.com/aua2002/6.html)

하여간 수술할때 항상 환자에게 시술하는 것중의 하나는 소변줄이다.
근데 왜 수술할때 소변줄을 넣어야만 할까?

몇가지 경우로 생각해볼수 있다.

우선 마취를 하면 방광도 역시 마취가 된다.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도 소변을 못보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장시간동안에 수술을 하면 그동안 방광에 소변이 가득차게 되어 방광이 터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수술시간이 짧더라도 환자가 마취와 그 어려운 수술을 하고 난 뒤에 한동안 잘 움직이지 못한다. 회복기에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소변보려고 일어날려고 하면.....정말로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환자가 중한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중간 중간에 소변량이 어느정도인지 체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마취과의사가 확인을 잘 하는데, 간혹 우리가 수술하다 보면 마취과의사가 수술하는 환자밑으로 기어가서 어렵게 소변줄에 있는 소변량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확인하는 이유는 장기간 수술할때 수액이 들어간 양과 나오는 양이 비슷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잘못되면 수술은 잘 해놓고 회복할때 문제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비뇨기과에서는 특히 소변줄이 중요한데, 소변줄을 사용하는 수술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전립선수술을 할때 이 소변줄로 피나오는 곳을 반드시 지혈을 해야 한다.



간혹 수술후에 소변줄때문에 소변마렵다고 화장실 가려고 하는 분들이 있다. 이런 증세는 소변줄 일부가 방광에 존재하는데, 소변줄이 계속 방광벽을 자극해서 생기는 증세이다. 원래 소변줄을 넣으면 소변이 방광에서 바깥으로 그냥 자동으로 나오기 때문에 화장실에 갈 필요는 없다.

(왼쪽 사진을 보면 소변줄이 방광으로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 위키디피아)

Posted by 두빵
2008. 12. 19. 18:03

가끔 진료를 하다 보면 사정도 안했는데 요도에서 쿠퍼액이 나온다고 뭔 병인지 오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요새는 사람들이 참 많이들 알고 있어서 쿠퍼액이라는 것도 아는 것이 참 신기하다.

정상상태에서 가만히 있는데 쿠퍼액이 나오는지 안나오는지 모르지만, 이럴때는 혹시 염증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소변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간혹 비임균성요도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분들은 소변검사에서 염증이 있어 비임균성요도염입니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치료를 시작하는데, 어떤 분들은 정상인 경우가 있다. 그래도 간혹 못미더운지... 왜 쿠퍼액이 나오지...하면서 갸웃거리는 경우가 있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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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에서 보면 cowper's gland라고 되어 있는 것이 쿠퍼선의 위치이다.
여기에서 쿠퍼액이 나오며, 정자와 나오는 길 옆에 있으면서 정자가 나올때 먼저 나와 윤활유 역할을 한다.
출처 : www.indiadiets.com)



글쎄....쿠퍼액이 정상상황에서도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원래 쿠퍼액은 정상상황일때라기 보다는 보통 사정직전에 나오는 윤활유같은 액체이다. 정상상태에서 그냥 나오는 액체는 아마도 소변이 응축되어 나오는 그런 찌꺼기로 생각하곤 한다.

또 많은 이들이 쿠퍼액에 과연 정자가 있느냐를 묻는 경우가 많다. 이전글에서 누가 쿠퍼액에 정자가 없다는 댓글을 다신 분이 있는데, 정확히 지적한 경우이다.

사실 2003년도에 이에 관심을 가진 이가 연구한 것이 있다.

보면 전희때 점액이 많이 나오는 3명의 환자와 5명의 조루증을 가진 환자와 4명의 정상인을 포함하여 총 12명을 대상으로 흥분기때 나오는 첫 점액(쿠퍼액)과 사정액을 동시에 받아서 현미경으로 정자가 있는지 확인하였다.

12명 모두에서 첫 점액으로 나오는 쿠퍼액에서는 정자가 한마리도 없었으며, 모두 사정액에만 정자가 많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하나의 연구...그것도 몇사람밖에 되지 않는연구로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사실 해부학적으로 생각해보더라도 순수한 쿠퍼액에는 정액이 있을리가 없다.

그런데 간혹 상담하다 보면 쿠퍼액으로만 임신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한다.
왜 이런 일이 있을까?

정액이 처음 나올때는 보통 쿠퍼액도 나오지만, 바로 뒤이어서 정액이 바로 나오게 된다. 스스로는 사정하기 직전에 그만두었다고 하지만 쿠퍼액이 좀 나오고 좀 있다가 정액이 나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쿠퍼액이 0.1ml나오면서 바로 뒤이어서 정액이 나오기 때문에 바로 그만두더라도 정액이 섞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경우 운나쁘면 (? 과연 운이 나쁜 것일까?) 임신이 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생각해보면 순수한 쿠퍼액은 보통 사정직전에 나오며, 여기에는 정자가 없지만, 순수하게 쿠퍼액을 분리할 수 없고 바로 정액이 섞이기 때문에 임신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간혹 들리는 것 같다.


참고 : Zukerman Z et al. Does preejaculatory penile secretion originating from Cowper's gland contain sperm? J Assist Reprod Genet 2003;20:157-159

Posted by 두빵
2008. 12. 17. 14:55

오늘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영국발 뉴스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봐서 하나 소개할려고 글을 씁니다. (글을 못쓸정도로 좀 바빠야 하는데....맨날 한가하니....^.^)
우리나라에서도 적용이 될 것 같아서요....

크리스마스철이 다가오면서 친척이나 친구등을 방문하는 일이 많이 있는데, 보통 온가족들이 같이 가게 됩니다. 이때 가족들중에 2-4살(외국에서는 다 만으로 나이를 쓰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좀 더 높이 잡아야 될 것 같아요.) 의 남자 아이가 있는 경우는 주의를 하라고 합니다.

왜냐면 만 2-4살정도의 아이들은 막 화장실에서 혼자서 소변보는 습관을 배우는데, 친척집에 가면 자기들이 이렇게 많이 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혼자서 화장실에 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때 좌변기 시트가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나 세라믹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남자 아이 혼자서 이것을 올리고 소변을 보다가 무거운 나무나 세라믹으로 되어 있는 좌변기시트가 다시 아래로 떨어지면서 아이 고추를 다치게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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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제로 이렇게 좌변기 시트를 나무로 하는 집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출처 : sciencedaily)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나무나 세라믹으로 하는 경우를 본적은 없지만(실제로 그런 집이 있나 모르겠네요....), 요새 비데를 많이 쓰고 있지요. 비데도 사실 이전의 플라스틱 시트보다는 좀 무겁습니다. 우리집에 있는 것도 상당한 무게가 되더라구요.
저도 소변보다가 비데가 떨어지는 것을 몇번 봐왔기 때문에 소변볼때 올린 비데를 손으로 잡고 소변을 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영국의 크루에에 있는 병원에서 최근 이렇게 고추에 손상을 입은 4명의 환아가 응급실로 왔었다는데, 모두 만 2-4살의 남자아이였으며, 이중 3명은 귀두표피가 상당히 부워있었지만 다행히 소변을 볼 수 있는 상황이었고, 한명은 귀두에 타박상만 입었다고 하네요.

다행히 요도나 기타부위에는 괜찮다고 합니다.
요도가 다치면 합병증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 후유증에 대한 고생이 엄청납니다.

위와 같은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4가지를 항상 고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1. 나무나 세라믹같은 무거운 시트보다는 플라스틱등의 가벼운 시트를 사용하여 떨어질때 충격을 줄여야 합니다.

2. 남자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그런 무거운 좌변기 시트를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3. 여성을 위해 좌변기시트를 항상 내려놓는 사회적 양식에 반하더라도, 남자아이를 가진 가족들은 화장실을 쓰고 나서 항상 좌변기시트를 위로 올려 놓아야 합니다.

4. 부모들은 남자아이들에게 소변을 볼때 항상 한손으로 좌변기 시트를 잡아 떨어지지 않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참고 :
Sciencedaily 기사 : Danger of heavy toilet seats to male toddlers
BJU international : Public interest warning: should we ban wooden/ornamental toilet seats for male infants? (J philip, et al. BJU int 2008;21:1749)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