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9. 18:09

작년 한때 멜라민 파동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나 역시 분유를 먹이던 부모의 입장에서 굉장히 경악하였으며, 이에 대해 자료를 찾기 위해 분주하였다. 그러나 멜라민이 원래 먹을 수 있는 식품에 쓰일 수 없는 물질이라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전에는 연구결과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중국으로 인해서 멜라민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좋은 건지...나쁜건지....)

최근 저명한 의학저널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서 중국의 베이찡 대학병원에서 이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2008년도에 9월 17일부터 10월 3일까지 베이찡 대학병원에서 36개월 이하의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검진을 시행하였다고 한다. 멜라민분유를 각각 멜라민이 포함된 양이 500ppm이상의 고농도 멜라민 분유, 150ppm 이하의 중간정도 멜라민 분유, 그리고 멜라민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분유로 나누었다.

589명의 어린아이를 검사하였는데, 이중 421명의 어린아이가 멜라민으로 오염된 분유를 최소한 1달이상 복용하였다고 한다.

50명의 어린아이에서 명확한 요로결석이 발견되었고, 이 50명중에 8명은 멜라민이 전혀 없는 분유를 먹은 어린아이였다. 112명은 초음파로 요로결석이 의심되는 경우였다고 한다.
멜라민을 전혀 복용하지 않은 어린아이보다 고농도의 멜라민분유를 먹은 어린아이가 약 7배정도 요로결석이 더 잘생겼다고 한다. 중간정도의 멜라민 분유를 먹은 어린아이는 약 2배정도 잘생겼다고 하긴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아니었다고 한다. 또한 정상기간에 태어난 어린아이보다는 미숙아의 경우에 약 4.5배 정도 요로결석이 더 잘 생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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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농도의 멜라민분유를 먹은 뒤에 초음파로 확인된 신장결석.
            화살표머리가 가리키는 것이 고에코성병변으로 보이는 신장결석이며
            화살표가 가리키는 것은 결석의 영향으로 생기는 그림자이다.
         멜라민으로 형성된 요로결석은 위와 같은 결석그림자가 잘 안나타난다고 한다.
                                               출처 : 참고문헌)



그러나 결석이 발생한 어린아이가 소변에서 피가 나는 것, 신장기능검사, 간기능검사, 소변양이 줄어드는 것, 부종, 결석이 스스로 제거되어 내려오는 것 등등이 더 잘생긴다는 특징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즉 증상만 가지고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고농도의 멜라민 분유를 복용하여 발생한 요로결석의 경우에 성분이 보통 요산(uric acid)와 멜라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물의 양을 많이 섭취하고, 소변을 알칼리화하여 치료하니 신장의 요로결석이 많이 제거되었다고 보고하였다.

결론적으로 고농도의 멜라민분유를 먹은 어린아이의 경우에 그리고 특히 미숙아의 경우에 요로결석이 더 잘생기는 경향을 보였으며, 증상만 가지고는 멜라민에 의한 결석이 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보면 고농도의 멜라민분유를 먹는다고 반드시 신장결석이 발생되는 것은 아니다. 멜라민을 복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질환 때문에 신장결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농도의 멜라민을 복용하는 것이 요로결석을 더 잘 생긴다고 하지만, 150ppm 이하의 중간정도의 멜라민분유를 먹은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더 멜라민을 복용하지 않았던 어린아이보다 더 잘 생긴다고 볼 수도 없다.

증상으로 멜라민으로 인한 결석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고 연구결과에서 나와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분유에서는 특별히 멜라민이 나온 경우가 정부발표로는 없었다고 하므로 위의 연구결과로 판단하건데, 너무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듯 하다. 예방적으로는 물을 좀 많이 먹이자......


그래도 부모가 '내아이도 혹시'라는 강박증세가 있다면?
병원에서 한번쯤은 신장초음파를 해서 요로결석이 있는지 확인해 볼수 있는 방법은 있으며, 치료로는 우선 물을 많이 먹이고, 소변을 알칼리화시키면 될 듯 하다.

참고
Guan N, et al. Melamine-Contaminated Powdered Formula and Urolithiasis in Young Children. N Engl J Med 2009 Feb 4.
 

Posted by 두빵
2009. 2. 6. 11:06

공중화장실에 보면 유명한 말이 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뿐만이 아닙니다."
여기서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소변도 그중 하나에 속할 것이다.

가끔은 남성분들이 화장실에 갔다가 급한 일이 있어 일을 치르고 바로 나온 후에 보면, 바지에 약간은 지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동행한 여성분이 남성바지의 얼룩을 인지하여 말을 하는 경우에 곤란한 입장이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 남성은 간혹 훌륭한 센스로 위기를 넘기기도 한다.
"아..손씻는 것 때문에 물이 튀어서 그렇다..."

                                          (source : Flickr by Just Jax)

또한 이런경우 상당히 민감하고 생각 많으신 분들은 이것이 혹시 전립선에 대한 문제인지....혹은 요실금인지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남성에게서 요실금이 생기는 경우는 흔지 않다. 남성에게서 요실금이 생긴다면...그건 정말로 심각한 경우이므로 일반적인 남성의 경우에는 요실금이 없다고 보면 된다.(100%라는 말은 아니다....쩝...소심해서....-.-)

건강한 남성이 바지에 소변을 지리는 경우는 보통 요도에 소변이 일부 남아서이다. 이전에도 블로그에 글을 올렸지만, 남성의 요도는 좀 길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다 본다고 하지만, 간혹 요도에 소변이 남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급하게 끊고 나가면 대부분 요도에 남아있던 소변이 중력의 영향으로 다시 나오기 때문에 바지에 소변을 간혹 지리게 된다.

의학적인 용어로는 Terminal dribbling 혹은 post-micturition dribbling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바로 이것을 어떤 사람들은 요실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 나이가 있는 분들은 요도주위의 탄력이 좀 감소하기 때문에 충분히 요도에 남아있는 소변을 배출해주지 못해 더 잘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과연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이것에 대해서 혹시 방광이나 전립선에 문제가 있을까 해서 조사한 결과가 있다. 비록 연구들이 다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지만, 대부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임을 밝히고 있다. (참고 1,2)

가장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세와 의료기계에서 기록되는 지리는 증세를 비교를 했는데, 환자가 호소하는 증세와 전립선 및 방광의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의료기계에서 증명되는 지리는 증세는 전립선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참고3)

즉 종합해보면 환자가 느끼는 배뇨후 지리는 증세만으로는 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바지에 지리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편안한 맘으로 소변을 보면 된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고 소변도 급하게 보며 반드시 바지에 지리는 경우가 더 많다. 언젠가 보니 '느리게걷기'라는 식당도 있던데, 소변도 '느리게 보기'를 하면 된다.(그 식당은 지금도 있을까?)

또한 소변을 본 뒤에 자신의 음경을 손으로 뿌리부터 끝까지 훑어주어 요도에 남아있는 소변을 제거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여자는 어쩌지?)

단 이때도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이렇게 예방해도 안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다. 참고3에서도 보듯이 의료기계에서 증명되는 지리는 증세는 전립선문제와 연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 블로그 글:
2008/04/05 - 소변을 다 본 후에 바지를 올리니 약간 소변이 찔끔 나오는 원인은?


참고
1. Furuya S, et al. Urodynamic studies on postmicturition dribble. Hinyokika Kiyo 1983;29:395-400
2. Stephenson TP, et al. Urodynamic study of 15 patients with postmicturition dribble. Urology 1977r;9:404-406
3. Reynard JM, et al. The significance of terminal dribbling in men with lower urinary tract symptoms. Br J Urol 1996;77:705-710

Posted by 두빵
2009. 2. 3. 17:56

비뇨기과에 오는 환자에게 간혹 듣는 말중에 '불알밑이 근질근질하다'라는 말을 간혹 듣는다. 오늘도 불알이 근질근질하다라고 오는 환자가 있었는데, 이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갑자기 몇달전에 들은 웃긴 이야기가 떠오른다.

정말인지는 모르지만, 북한에서 전구를 불알이라고 한다.(다 아시는 이야기겠죠?)
이때 정말로 웃겼던 것중의 하나는 샹들리에를 떼불알이라고 하고 형광등을 켤때 잠시 켜지는 스타트 전구를 씨불알이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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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샹들리에를 북한에서는 정말로 떼불알이라고 할까?
                  출처 : 위키피디아)


보통 불알밑이 근질근질하다는 분들을 간혹 검사를 하다 보면 전립선염이나 만성골반통증후군인 환자들이 간혹 있다. 불알 밑이라는 말은 우리나라의 의학적인 용어로 회음부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이 회음부라는 말 자체를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하긴 회음부라는 말이 한자어라서 좀 그런데, 불알밑이라고 하는 경우가 좀 더 친근한 이미지이긴 하다.

많은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 노력하는 시간의 대부분은 아마도 일을 하기 위해, 또는 장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기 위해.....그리고 최근에는 컴에 매달려 계속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전립선염이나 만성골반통증후군환자에게 너무 오래 앉아 있지 말고 좀 활동하라고 하지만, 요새 경제도 어려운데 어떻게 쉴수 있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졌다.

그러나 전립선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너무 오래 앉아있는 것도 그리 좋지는 않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조금씩 불알밑의 휴식을 위해서 주위를 좀 산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속담에도 불알밑이 근질근질하다는 의미가 쑤셔서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경우를 일컽는 경우로 알고 있다. 비뇨기과 의사로서....상당히 절묘한 뜻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조들은 역시 훌륭하였다......^.^) 

가끔은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 너무 열심히 앉아 있는 경우에는 간혹 전립선염....혹은 만성골반통증후군때문에 치료를 해도 별로 효과가 없는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두빵
2009. 1. 31. 16:18

며칠전 북한 여성들이 아기오줌으로 얼굴을 마사지 해서 얼굴이 곱다는 글을 읽었다. 평소에 소변을 먹음으로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었으나 오줌을 얼굴에 마사지를 한다라는 이야기에 정말로 그렇게 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는 하다.

나도 아기오줌을 몇번 먹어본 경험이 있다. 원해서 먹은 것은 아니고 어릴때 어머니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목이 말라서 주위 둘러보다가 보니 컵에 노란색 물이 있었다. 당연히 난 보리차물인줄 알고 한번에 들어마셨다가.......토한 경험이 있다. 왜 아기오줌을 그런 컵에다가 받아서 놓았는지....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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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소변으로 여러가지 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요로법이라고 이야기 한다. 영어로는 urine therapy, urotherpay, autourotherapy라고 한다. 이전에 어떤 의사가 쓴 요로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런 치료를 진짜 권하는지 정말로 의문이다.

물론 그들이 이야기하는 소변이란 혈액에서 나온 것이므로 몸에 필요한 성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주로 하곤 한다. 사실 어느정도 맞는 말이다. 우리몸에 혈액중에 넘쳐나는 성분들이 더이상 몸에서 필요없기 때문에 소변으로 제거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정부분 혈액의 성분을 반영하기는 한다. 당뇨라는 의미도 혈액에서 당이 넘치기 때문에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오는 것이다.

(좌측 사진 : 사람의 소변, 출처 :위키피디아)

우리가 소변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은 암이 자랄때 여러가지 항체를 혈액에다가 내보내는데, 이것이 소변으로 배출이 간혹 된다. 그럼 그 소변을 다시 우리혈액에 집어넣어주면 우리몸의 면역세포가 그것을 인지하여 같은 항체를 가진 암도 공격한다는 논리이다. 또 다른 한 이론은 소변에 많이 있는 요소(urea)가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다라는 논리이다.

의학계에서는 1950년도 중반에 그리스 의사가 요소(urea)가 항암효과가 있다라는 이야기를 발표하면서부터 이에 대한 내용들이 발표가 약간 되었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1960년도 이후부터는 그런 내용이 발표된 적이 없으며, 1980년도에 발표되었던 요로법에 대한 연구가 2개 있었는데, 내용은 다 효과가 없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후로는 전혀 의료계에서는 연구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우리몸의 노폐물인 소변을 가지고 환자에게 투여한다는 자체가 의료윤리에 비춰볼때 맞지 않는 것도 일정부분 영향이 있을 것이다.


소변에 나오는 일정성분을 추출하여 의료에 이용하는 경우는 있다. 잘 아시다시피 유로키나제가 대표적인 약제인데, 소변에서 추출한 유로키나제는 각종 혈전증에 효과적으로 쓰이고, 이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있으며 임상적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이건 하나의 성분을 추출하여 양을 증폭시켜 쓰는 경우이므로 효과가 있는 것이고, 단순히 소변을 먹거나 투여함으로서 효과를 보는 것과는 차원이 틀린 이야기이다.

비뇨기과에서 환자를 보다 보면, 방광이나 요관에서 소변이 새서 대장이나 소장등으로 흘러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때의 환자의 증세는 소변으로 인해서 설사등의 증세를 일으키며 심하면 염증으로 인해 패혈증까지 오는 경우도 있다. 간혹 사고로 방광이 터져 복강내로 소변이 새는 경우에는 당연히 소변의 자극으로 인해서 복막염때문에 개복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

소변을 투여함으로서 우리몸에는 이상이 없을까?
생각해볼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한번 열거해보면....

건강한 소변은 별 상관이 없겠지만, 어떤 분들의 소변에서는 염증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염증을 그대로 먹는다고 하면 오히려 우리몸에는 더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요도염등 성병균, 매독, 방광염등등....)

소변에서 풍기는 요소(urea)의 냄새때문에 먹을때 당연히 오심, 구토, 심하면 설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우리 위장에 소변이 노출이 된다면 우리 위장의 상피세포가 방광의 세포와 같이 변형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오래 노출되다 보면 암도 생길 가능성이 있다. 비뇨기과에서 침윤성 방광암일때 많이 하는 수술중의 하나는 대장으로 방광을 새로 만들어주는 수술을 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여기서 암이 다시 발생되어 고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기 소변으로 여러가지 질환을 치료한다는 것......
이론적인 내용은 매력적일지 몰라도 의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고, 오히려 부작용만 더 키울 수 있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