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보다는 많이 약해졌지만, 요즘도 아들선호사상은 꽤 되는 것 같다.
나의 어릴적 시절을 회상해보면 항상 무슨 명절때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등의 묘소를 찾아다니면서 들었던 어른들의 말씀은
"이렇게 찾아다녀서 봐야 너네들도 우리 산소를 지켜줄것 아니냐....."
우리집안은 선산이 없는 관계로 산소를 찾기도 힘들어 항상 헷갈리길래 우리할아버지 산소옆 병을 거꾸로 박아놓아 나중에 찾기 좋게 만들어놓았는데, 나중에 가서 보니 수풀이 우거져서 찾는데 애먹은 경우도 기억난다.
하여간 남아선호사상은 아마도 아들이 그래도 나의 제사를 지내줄것이라는 믿음.... 혹은 동양세계에서 뿌리깊은 문화(대를 이어야 한다는....)로 그리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은 그런 남아선호사상이 없었으면 내가 과연 이세상에 태어났을까...라는 질문도 간혹 해본다....^.^
그래서 그런지 아들 낳는 법....즉 성별선택임신에 대한 내용이 꽤 많이 돌아다닌다.
원래 남자는 유전적으로 44XY이고 여자는 44XX라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유전적으로 잘 보면 Y가 하나 있던가, 아니면 X가 하나 더 있는지의 차이가 남자 여자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꽤 되었다. 정자 한마리가 X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고, Y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Y 염색체를 가진 정자만 골라낸다면 아들을 낳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인간의 남자 염색체.... 오른쪽 귀퉁이에 보면 XY라고 있는데, X 염색체가 Y 염색체보다는 상대적으로 크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런 생각으로 초기에 막투과법(membrane permeation)이라는 방식으로 Y라는 염색체를 가진 정자를 분리하여 토끼의 새끼의 성을 결정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그대로 했을때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곧 사라졌다.
이후 X와 Y 염색체를 가진 정자들사이에는 특별한 산(acid)과 염기(base)의 차이가 있다는 것과 서로 이온이나 전해질 차이가 있다는 것이 있었으나 다른 사람이 연구했을때는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사라졌다.
X와 Y의 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서로 모양이 다를것이다라는 이론도 추후 연구결과에서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사라졌으며, X 염색체가 Y염색체보다 더 크므로 이에 대해서 원심분리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론도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사라졌다.
현재 인터넷으로 돌아다니는 가장 강력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방법으로는
Shettles method라는 방법이 있다. (사실 나도 처음 봤을때는 우와....상당히 설득력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 shettles method는
"X라는 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자궁에서 더 오래 생존해 있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느리다.
Y라는 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움직이지만, 자궁에서 빨리 죽는다."
라는 전제조건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여아를 임신하려면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자궁에서 생존하지 못하도록 배란일 2-3일전에 부부관계를 해야 하며, 오르가즘은 피해야 하며(오르가즘은 질을 알칼리로 만들어 산성을 좋아하는 X염색체를 가진 정자에게 별로 좋지 않다고 전제함), 깊게 사정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남아를 임신하려면 반대로 깊게 사정하여 Y 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하며, 가능한한 배란일에 맞추어 부부관계를 하며 오르가즘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실제로 1992년도에 발표된 결과를 보면 역학통계적으로도 배란전 2-3일전에 부부관계를 했을때 남아가 좀 더 잘 생기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참고문헌 2)
또한 1995년도에 미국에서 221명의 건강한 여성을 대상으로 임신에 대한 실험을 해봤다. 총 192번의 임신을 했는데, 우선 배란전 6일이내에 부부관계시 임신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결론적으로 배란 전후의 부부생활에 대한 기간이 남아나 여아의 임신비율에 특별한 영향이 없었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3)
(참고문헌 3에 나오는 그림. 보면 배란일(0)일 2일전부터 시행한 부부관계가 임신이 잘 되는 것을 알 수가 있으며, 남녀 비는 부부관계와 배란일이 멀어도 차이가 없고 비슷하게 유지된다.)
또한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실제 부부생활에서 언제 배란이 되는지 알수가 없다. 여성의 월경주기는 계속 변하니까..... (물론 일부 안그런 분들도 있겠지만...)
또한 문제점은 Shettles method를 따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남아를 가지기 위해서는 오르가즘을 느껴야 하는데, 언제 오르가즘이라는 정의를 어떻게 내려야 하는지 ...글쎄....과연 가능할까..궁금하다.
현재 과학적으로 선택임신을 100%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PGD)라는 방법이 있다. 부모의 유전적인 질환을 아기가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정란의 일부세포를 떼어내어 염색체 검사를 하는 것이다. 이때 X 나 Y 염색체도 확인 가능하므로 여아 혹은 남아를 인공적으로 선택 할 수가 있다. 실제로 미국등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선택임신을 위해 이것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여러가지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다 보면 아들 낳는다는 의료기관부터 시작해서 비법, 까페등이 굉장히 많이 있다. 글쎄.....생각해 보면 아들을 낳을 확률은 자연적으로 절반정도 되므로 이에 대한 장사를 하기에는 너무 쉬을 것 같다.
그 되기 어렵다는 로또도 사람들이 꿈을 가지고 사는 현실인데, 자연적으로도 절반정도 확률이라면 동전놀이 하듯이 해도 절반의 확률을 가지고 있으므로 아들 낳기를 바라는 사람들 중 절반은 해결해 줄 수 있을테니까......
참고문헌:
1. Muhsam HV. The selection by parents of the sex of children - feasible but not practised. Genus 1994;50:197-203
2. France JT,et al. Characteristics of natural conceptual cycles occurring in a prospective study of sex preselection: fertility awareness symptoms, hormone levels, sperm survival, and pregnancy outcome. Int J Fertil 1992;37:244-255
3. Wilcox AJ, et al. Timing of sexual intercourse in relation to ovulation. Effects on the probability of conception, survival of the pregnancy, and sex of the baby. N Engl J Med 1995;333:1517-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