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23. 00:50

비뇨기과 진료이니 만큼 붕가붕가(?) 후에 간혹 성병이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오는 분들이 간혹 있다. 성병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근데 성병이란 성관계로 인해서 전염이 될 수 있는 병을 말하는데, 이런 병은 한두가지가 아니라 좀 된다.

아주 옛날 처음으로 진료를 볼때 어떤 한분이 성병검사를 해달라고 했을때 좀 당황스러웠다.
'성관계때 전염이 될 수 있는 질환의 모든 검사를 해달라고?'
처음에는 체계가 잡히지 않고 중구난방으로 설명하고 하다가 이제는 나름대로 체계가 잡혔다. 이런 경우를 두고 아마 의사가 환자에게 배우는 것이지 않나 싶다.

요새같이 급성간염이 많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한마디 더 하기도 한다.
"급성간염도 넓게 보면 성병이에요. 성관계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근데 간혹 콘돔을 사용하면 성병이 예방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글쎄 이런 분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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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latex 콘돔. 콘돔이 제대로 사용된다면 콘돔으로 가려지는 부분은 예방이 가능할 것 같은데...... 출처 : 위키피디아)


사실 지금까지 발표된 것에 따르면 콘돔으로 100% 예방되는 성병은 없다. 많이 낮추어 준다는 것이다.

성병의 대표적인 질환인 요도염이나 에이즈의 경우에는 그래도 콘돔을 사용해서 상당히 질환의 발생빈도를 낮출 수 있다. 요도염이나 에이즈의 경우에는 주로 요도나 질의 분비물로 전염이 되므로 콘돔이 이 분비물을 상당히 차단을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콘돔을 잘 사용한다면 요도염은 100%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여간 지금까지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100%가 아니다.

그러나 한번 전염이 되면 상당기간 간다는 성기포진 (성기헤르페스)나 성기 곤지름(인유두종바이러스)의 경우에는 피부에서 피부로 전염이 되기 때문에 주로 콘돔이 보호하지 못하는 음경의 뿌리나 하복부쪽에 성상대방의 피부와 접촉하여 전염이 된다.
물론 콘돔을 사용하지 않으면 귀두나 성기 앞쪽에 이런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매독도 비슷한 기전으로 피부로 접촉하여 전염이 되기 때문에 콘돔으로 예방하는 비율이 좀 떨어진다.

사면발이 또한 성기부분의 털에 주로 기생하기 때문에 당연히 콘돔이 커버를 하지 못한다.


그럼 성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방법은 성관계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요새 시대에 이런 고리타분한 말이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두번째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성병에서 안전한 성파트너 한명만 지속적으로 붕가붕가(?) 하는 방법이다.
근데 두번째 방법도 만족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간혹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러명의 안전한 성파트너를 가진다는 것이다. (쩝....졌다!!!)
그게 가능한지는 모르지만, 그런 경우에 가장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그래도 콘돔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사용하여 성병의 발생빈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조하건데, 아직까지 콘돔이 100% 성병을 예방할 수는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사용한다면, 콘돔만큼 성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단 성관계를 아예 안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Posted by 두빵
2009. 7. 17. 15:32

며칠전에 참 황당한 기사가 있어 관심이 있었다.
폴란드의 한 10대가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임신을 하였고, 이를 안 어머니가 호텔을 고소하였다는 것이다.

과연 이게 가능할까?
이것이 가능하려고 하면 수영장에서 남성이 정액을 뿌려 놓아야 하고, 정액의 정자가 수영장을 헤엄치고 다니다가 여성의 몸속으로 들어가서 난자와 만나 수정을 하여야 할 것 같다.

우선 수영장에서 남성이 정액을 뿌려놓을 수 있을까...... 그거는 의학적인 관점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각자의 판단으로 돌린다.....

그럼 정자가 수영장의 물에서 자유롭게 헤엄치고 다니다가 여성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우리몸은 항상 일정농도의 전해질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전해질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우리몸에서 대사가 가능하고 생활이 가능하다. 이런 작용을 항상성(homeostasis)라고 한다. 우리몸의 정상 혈액 전해질 농도는 280~300mOsm/Kg이다. 정자도 마찬가지이다. 정자도 일정한 전해질 농도를 유지하고 있어야 살아있는 것이 된다.

자....그럼 이 정자가 물속에 있으면 어떻게 될까?
정자의 얇은 세포막을 중심으로 정자는 일정농도의 전해질이 유지되고 있으며, 물은 전해질이 거의 없거나 상당히 낮다. 그럼 삼투압현상이 작용하여 순수한 물이 정자로 삼투되어 들어온다. 따라서 정자가 풍선처럼 커질 것이다.

실제로 이런 정자 검사방법이 있는데, 전문용어로 Hypoosmotic swelling test라는 것이다. 즉 정상적인 정자는 농도가 낮은 액체에 넣으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가지고 정상 정자를 확인하여 불임시술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만일 물에 정자를 넣는다면 아래 그림에서 오른쪽으로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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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농도가 낮은 물에 넣는다면 정자가 a에서부터 g까지 순서대로 변한다.)

이렇게 오른쪽으로 변하는데, 약 30분정도 지나면 약 90%정도의 정자가 g형태로 변한다. 주로 꼬리부분이 확장되는데, 저렇게 확장된다면 정자의 운동성은 매우 감소될 것이다. 또한 일정시간이 지나가면 다시 정상적인 농도로 바꾸어주더라도 바뀐 모양이 그대로 유진된다.

또한 정자꼬리의 운동성도 물에서는 매우 떨어지는데, 보통 약 2분정도 지나면 약간의 움직임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보통 1분정도에서 다시 정상적인 농도로 바꾸어준다면 약 80%의 운동성을 회복하지만, 그 이상 지나면 점점더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진다.


자...수영장에 정자가 있다고 치자.
그럼 정자가 g모양처럼 뚱뚱해져서 움직이지도 못한다.
그게 헤엄치고 있는 여성의 몸에 들어가서 과연 임신을 할까?

정상적인 성관계에서도 질내에 사정된 정자가 1억마리가 풀어져서 달리기를 하는데, 그중에 약 백마리만 난자가 있는 곳까지 도달한다. 정상적인 경우에도 그러는데, 하물며 수영장의 뚱뚱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정자가 글쎄......

누가 수영장에 정자를 뿌려놓을 수는 있어도, 그 정자가 여성의 몸에 들어가서 수정하는 것은 제로라고 할 순 없겠지만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 소송의 판결이 어떻게 될 것인지 참 궁금하다.


참고문헌 : Hossain AM, et al. Time course of hypo-osmotic swellings of human spermatozoa: evidence of ordered transition between swelling subtypes. Hum Reprod. 1998 Jun;13(6):1578-83

Posted by 두빵
2009. 7. 16. 00:43

요새 여성비뇨기과 오픈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가 갑자기 나를 정신차리게 만든 환자가 있었다.

보통 비뇨기과에서는 염증질환이 많기 때문에 항생제 처방하면서 왈.....
"약먹는 동안에는 술은 먹지 말고 하루 3번 (혹은 2번) 약을 잘 드셔야 합니다."

근데 1달전에 요도염으로 치료받다가 오지 않던 환자가 갑자기 와서 약처방을 원했다.
"아니 항생제는 꾸준히 잘 먹어야 내성이 안생기는데 왜 안오셨어요?"
"아~ ! 약을 먹다가 며칠뒤에 술을 먹어야 해서 약을 안먹었어요......"
"잉? 아니 술을 먹지 말고 약을 먹을 생각을 해야지, 술을 먹고 약을 먹지 않을 생각을 해요?"
"사회생활하면서 술을 어떻게 안먹습니까?"

쩝.....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나역시도 술을 좋아하고, 누가 불러주면 휙...하고 어디든지 달려가는 성격이고, 또한 나의 생활에서도 사회생활하면서 피치 못하게 술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중에 갑자기 환자가 묻는다.
"근데, 왜 약을 먹을때 술을 먹지 말라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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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같이 비오는 날 간혹 우주회가 생각나곤 한다.
며칠전에도 비가 쏟아지는 날에 목고기와 함께 소주를 먹었는데.....
출처 : pengs.tistory.com/41)



일반적으로 약을 복용할때는 우리몸의 위나 장에서 흡수되어 혈관으로 들어간다. 혈관으로 들어간 약은 혈관을 따라 효과를 보고자 하는 장기까지 가서 거기서 효과를 보는 것이다.
이때 간이 중요한 작용을 하는데, 단순히 흡수된 약이 어떤 기관에 작용하기 위해 중간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약물을 걸러주어 체내의 약물농도를 낮추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간의 효소(enzyme)가 위의 작용을 한다.

술도 우리몸에서 약과 똑같이 반응한다.
똑같이 흡수되어 똑같이 간이 작용을 한다.
만일 술을 먹게 된다면, 약을 처리하기 위해 효소(enzyme)를 써야 하는데, 술을 처리하기 위한 작용으로 효소를 뺏기게 된다.

따라서 간의 효소가 약을 제거하는데 쓰인다면 술먹은 만큼 효소를 못쓰게 되므로 체내에 약물농도가 높아져서 그만큼 부작용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반대로 간의 효소가 중간작용으로 약의 효과를 더 높히는데 쓰인다면 (이것을 전문용어로 bioavailability라고 부른다.) 술먹은 만큼 효소를 못쓰게 되므로 체내에서 약의 효과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요새는 멀티태스킹이 유행하고 있지만, 컴퓨터도 정확하게 보면 한번에 하나의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컴퓨터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한번에 하나씩 일을 처리해도 우리감각에서 보면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몸은 컴퓨터가 아니다.


물론 사회생활이 중요하고, 우리나라가 그만큼 음주가무를 즐기는 민족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약을 포기하고 술을 먹기보다는 술을 일시적으로 포기하고 약을 먹는 것이 몸에 더 좋지 않을까.....
그런 환경이 좀 더 조성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Posted by 두빵
2009. 7. 12. 20:05

나름대로 편견타파릴레이에 대한 글을 조금 읽고 있다가 보니, 양깡선생님으로부터 (아니 이제 사장님이신가....) 바톤을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1. 너 블로그 왜 하냐?

개인적으로는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에 관심있어 하다가 몇번의 홈페이지를 말아먹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나오게 되면서부터 나름 개인홈페이지를 만들어야 되겠다라는 생각하에 게시판 프로그램으로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던 중에 닥블(docblog)양깡 선생님과 내과의사 한정호 선생님의 권유와 강압(?)에 이끌려 블로그를 다시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으로 글이 소개가 되면서부터 주위 사람들로부터 간혹 듣는 이야기들은...

"너는 별로 안바쁜가 보지? 한가하게 블로그나 하고 앉아있게...."
"블로그보고 환자 많이 오지 않냐?"
"니 병원 소개는 어디 있냐? 블로그에 좀 있어야 환자가 오지 않냐?"

우선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순전히 개인적인 취미생활입니다. 우리나라에 컴퓨터가 첨으로 들어올때부터 컴을 접하게 되면서, 아주 초기의 금성에서 나온 놀이감용 컴퓨터부터 시작하여 애플 II로 화려하게 꽃피우고, 다시 IBM으로 넘어오면서부터 급속하게 쇠락되긴 했지만, 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블로그를 하다가 느낀 것이지만, 진료실에서 환자가 물어봤는데, 내 개인적으로 환자에게 잘 설명을 못해주었을때 관련연구결과를 찾아보고 블로그에다가 글을 올리는 경우입니다. 사실 의학적인 관점과 환자와의 관점이 좀 핀트가 안맞는 경우가 있는데, 환자의 관점을 찾아서 나름대로 정리할때 제 자신도 점점 향상되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글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주로 새벽에 글을 쓰고 아침에 진료실에 왔을때 다음에 송고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블로그는 테터앤미디어박스광고외에 다른 기타 광고가 없고, (테터앤미디어의 박스광고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겠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병원 소개도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잘 찾아보시면 흔적은 발견할 수는 있습니다.^.^, 지금은 소개란에 한줄 올려놓았습니다.) 그런 이유때문에 지금까지 블로그 보고 오셨다는 분들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운영은 계속될 것입니다. 제 관심이 컴에 계속 남아있는 한......


2. 비뇨기과는 남성만 가는곳인데, 여성비뇨기과는 뭐냐?

사실 비뇨기과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부신과 함께 신장, 요관, 방광, 요도로 이어지는 우리몸의 요로계를 책임지고 있는 과입니다. 위의 기관들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물론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비뇨기과라고 하면 흔히들 남성수술인 경우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전에 한때 그런적이 있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질환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남성수술은 현재 비뇨기과가 중심이 아니고 기타 다른과에서 많이들 하고 계시죠.

여성의 비뇨기과 질환은 이전에 다른과에서 많이 보게 되었는데, 현재는 인식들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여성의 배뇨곤란, 방광염, 과민성방광, 요실금 등을 비뇨기과가 원래 다루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한 여성에서 발생하는 혈뇨나 요로결석등도 다 비뇨기과 영역이죠.

저도 여성비뇨기과에 대해서 나름 관심을 가지고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 저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다른 비뇨기과 선생님들이 나름대로 노력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서 여성들도 비뇨기과가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라 여성도 갈 수 있다라는 인식이 새롭게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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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좀 그렇습니다.

그럼 다음주자는 제 맘대로 고르겠습니다.

블로그에서 많은 토론을 하고 계시는 하민혁님,
식품과 약물에 대한 정확한 이야기를 올려주시는 바이오매니아님,
미래의 놀라운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하이컨셉님 입니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