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3. 02:28

비타민이 암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많이 있지만, 사람들이 여유가 되고 과용만 하지 않는다면 복용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 한 요로결석 환자가 자기는 비타민을 먹고 있는데, 이것때문에 요로결석이 생겼는지 문의하였다. 가끔은 환자분들도 참 어려운 질문을 하여 날 가끔 당황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그런 경우였다.

사실 전공의 시절때 나 역시 막역하게 비타민이 몸에 좋은 것이겠지...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비타민 C가 요로결석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을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것에 참 많이 놀랐었다.

그렇다고 비타민 C를 많이 먹으면 요로결석이 더 많이 발생할까......?


                (비타민 C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오렌지와 로즈힙스, 출처 : 위키피디아)

우선 요로결석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들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칼슘(calcium)과 수산염(oxalate) 이다. 이 두가지가 요로결석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칼슘이야 미네랄이므로 우리가 먹는 것에서 얻어진다고 하지만, 수산염은 그럼 어떻게 만들어질까?

수산염은 일반적으로 20%는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 얻는 경우이지만 80%는 간에서 생성된다. 간에서 생성되는 80%중에 절반...즉 40%는 비타민 C에서 대사과정을 거쳐 얻어지는 것이고 나머지 40%는 글라이신(Glycine)이라는 물질에서 얻어진다.

자....당연히 그럼 비타민 C를 많이 먹으면 수산염이 증가한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겠다.
근데....그게 이론과 실제가 좀 달라서 정말로 그런지는 항상 실험을 해봐야 알 수가 있다.

실제로 사람에게 실험을 해보니 1~2gram 정도의 비타민 C를 복용하니, 소변에서 수산염이 20~33% 증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참고 1) 근데, 이게 수산염이 증가된다고 항상 요로결석의 위험이 증가될것으로 생각하는 것도 좀 위험한 생각이다. 왜냐면 85,553명의 여성에게 비타민 C를 1.5gram 씩 14년간 복용하여도 요로결석의 발생빈도는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고 2)

요새는 먹는 것으로는 체내의 비타민 C 농도를 그리 많이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주사로 고농도의 비타민 C를 주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이런 경우는 어떨까?

즉 우리가 비타민 C의 알약을 먹을때 장에서 흡수가 되어야 하는데, 이 흡수되는 속도의 최대한계가 정해져 있어서, 우리가 아무리 많이 비타민을 먹어도 체내 비타민 C 농도는 200umol/l정도밖에 안된다는 보고가 있다.(참고 3) 따라서 이 체내농도를 올리기 위해 주사로 직접 일정기간마다 주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그럼 어떻게 될까?

최근에 나온 결과를 보면 1.5g/kg 의 비타민 C (60kg 몸무게이면 약 90gram)을 주사로 주입하더라도 소변에서 배출되는 수산염이 80mg 정도밖에 안된다고 한다. 즉 수산염의 배출이 유전적으로 증가되어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도 소변으로 배출이 하루에 약 100mg이상이 되어야 요로결석이 생기는 결과를 볼때 이정도는 그리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고 한다. (참고 4)

자...그럼 결론을 내려보자.
지금 확실한 것은 비타민 C를 먹거나 주사로 주입하거나 하면 소변으로 수산염이 더 많이 배출되는 것은 결과가 확실하다. 그러나 수산염이 증가하여 실제로 요로결석의 빈도가 많아지는 것은 아직까지 근거가 부족하다.
그러나 비타민 C가 요로결석과 전혀 상관없다는 말은 아니므로 요로결석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위험을 잘 알고 복용하여야 하며, 요로결석의 경험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비타민 C를 과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참고 문헌
1. Traxer O, et al. Effect of ascorbic acid consumption on urinary stone risk factors. J Urol 2003;170:397-401.
2. ICurhan GC, et al. ntake of vitamins B6 and C and the risk of kidney stones in women. J Am Soc Nephrol 1999;10:840-845.
3. Padayatty SJ, et al. Vitamin C pharmacokinetics: implications for oral and Intravenous use. Ann Intern Med 2004;140:533-537.
4. Robitaille L, et al. Oxalic acid excretion after intravenous ascorbic acid administration. Metabolism 2009;58:263-269.


Posted by 두빵
2009. 7. 30. 16:18
어제날짜로 우리나라 식약청에서 먹는 조루치료제인 프릴리지가 허가가 났다고 한다.
안그래도 우리나라의 성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대부분의 대중매체에서 이를 기사화해서 더 많이 알려진 느낌이다.

오늘 아침부터 이에 대한 문의전화를 세통이나 받았다.
하나는 의대 선배인데....갑자기 전화와서 왈....
"야!~ 이번에 좋은 약이 나온다메?"
"혹시 조루약 말씀하시는거에요?"
"그래.... 그거 언제 나오냐?"
"흠..기사 보니 늦어도 9월 말에는 나올 것 같던데요..."
"이름이 뭔데?"
"프릴리지로 팔릴 것 같아요..."

그뒤에 비슷한 전화를 두통이나 더 받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럽에서 시판되고 있는 먹는 조루치료제인 프릴리지.
         출처 : 스페인 얀센 홈페이지)


제약회사 직원의 말로는 빠르면 8월 중순.... 늦으면 9월 중순이라고 말을 하는데, 기사화 된 것은 9월 말이라고 한다.

비공식적인 라인으로 들은 이야기인데, 1달전에 나왔던 주간동아에서 조루 치료제에 대한 기획기사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 주간동아가 다 팔려서 구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제 식약청 승낙기사는 참 많은 언론에서 기사화 한 것 같다.

외국 저널 말고 우리나라 사람을 대상으로 한 데이타가 궁금해서 2007년도 비뇨기과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것을 찾아보니.....
사정시간이 약 1.04-1.07분인 조루환자가 이 약 30mg, 60mg을 각각 먹고는 3개월 뒤에 평균 3.85분, 4.23분으로 증가되었다고 한다. 부작용이 궁금해서 또 봤는데, 프릴리지 30mg 복용한 후에 약 33.3%, 60mg 에서는 49.7% 정도 이상반응이 있었고 복용을 중단한 경우로는 30mg을 복용했을때 현기증으로 284명중 2명이 있었고, 60mg을 복용한 279명에서는 메스꺼움이 9명, 현기증이 6명으로 복용을 중단하였다고 한다.

당시 임상실험때 들었던 말중에 하나는 .....
어떤 임상실험 환자는 이 약과 함께 비아그라를 같이 먹는 경우가 있었는데, 효과가 너무 좋아서 3일동안 붕가붕가(?)를 하는 바람에 힘들어서 죽겠다는 이야기까지 했었단다.....(정말일까?)

아까 그 선배와 전화를 하는 와중에 마지막에...왈....
"야...그거 비아그라랑 같이 먹으면 어떻게 되노?"
"........."

우리나라 사람이라서 그런지....생각하는것은 비슷한가...보다.


Posted by 두빵
2009. 7. 28. 00:52

비뇨기과를 진료하다 보면 간혹 예기치 못한 것을 검사해달라고 오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중 혼전검사라는 것이 있다. 안그래도 이것에 대한 글을 쓰려고 맘먹은 차에, 어제 파워블로거인 폴리클님의 결혼전 건강진단서에 대한 내용이 있어 이에 대한 나의 의견을 잠시 써본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것을 좀 고려해주었으면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by Ryan Brenizer at Flicker)

사실 혼전 검사라는 것이 무엇을 위해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혼전검사의 검사항목부터 보자.
일반적인 혈액검사 및 소변검사, 방사선검사부터 시작하여 좀 넓게 확장하면 성병에 대한 검사와 함께 남성과 여성만의 장기에 대한 검사들이 있겠다.

하나 하나 자세히 살펴보자.
일반적인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그리고 간단한 방사선검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직장을 다니거나 학교를 다닐때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건강검진에 대부분 다 포함된다. 이것은 결혼전에 검사를 해야 할 항목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결혼후에도 지속적으로 검사를 해야 할 항목들이다. 더욱이 나이가 들면서 추가적으로 정기적인 검사를 해야 할 항목들( 예를 들면 내시경)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성병에 대한 검사들은 어떨까....
물론 성병이 증상이 없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증상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 매독이나 에이즈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매독이나 에이즈는 특별한 증세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기가 혹시 성관계를 하면서 의심이 든다면 반드시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검사이다. 그외 성병...즉 요도염이나 질염의 경우에는 당사자가 성생활을 하고 있다면 간혹 한번씩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은 경우이다.

그리고 남성의 경우 전립선이 있을 수 있는데, 정상적인 젊은 나이이라면 절대 전립선비대증은 발생할수 없으며, 전립선염의 검사도 반드시 증세가 있어야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다.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데, 이것을 하는 때는 보통 성관계를 했을때 시행할 수 있다. 성관계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면 처녀막때문에 할 수도 없을 뿐더러, 할 필요가 없다고 알고 있다. 유방검사야 보통 정상적인 결혼 적령기때 하는 검사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혹 남성의 경우 불임에 대한 검사로 정액검사를 시행할 수는 있는데, 백번 양보해서 간단히 검사할 수 있으므로 원한다면 한번 해볼 수 있다.

종합해보면 혼전검사의 항목들중 일반적인 건강검진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에 대한 검사는 결혼전에 성관계를 했다는 전제하에 검사를 하는 것이다. 뭐, 그래도 요새는 성개방시대이고 각자 나름대로의 가치관이 있으므로 백번 양보해서 결혼전 성관계에 대한 것은 넘어갈수는 있겠다. 또한 배우자에 대한 예의로 자기가 스스로 검사를 해서 확인하는 것은 괜찮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신혼 혼수품으로 서로 확인하는 것은...글쎄....
아무리 이에 대한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맘은 서로에 대한 불신이 가장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는 것일 것이다. 또 만에 하나 혼전검사에서 이상소견이 있다는 것을 서로가 알았다면 과연 행복한 결혼생활이 될 수 있을까?
배우자가 될 사람이 성병에 걸렸다든지, 아니면 평생 관리해야 될 병이 있다든지 한다면, 정상적인 사람으로서 이것을 감수하고 넘어갈 사람은 글쎄.....

언제부터인가 신혼 혼수품으로 혼전 건강검진표를 요구한다는 현실이 나는 서글프기만 하다.

Posted by 두빵
2009. 7. 24. 15:35

요로결석을 치료하다 보면 간혹 요로결석 증세와 비슷한데, 좀 이상한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몇달전에 한 환자는 40대 중년의 남성분이었는데, 왼쪽 옆구리가 아프다고 오셨다.
과가 과이니만큼, 의례이 요로결석이겠거니....하면서 검사를 했는데, 소변검사와 조영제를 투여하여 신장및 요관을 검사하였다.
잉? 정상이 아닌가?
순간 아차...싶은 생각이 들어 상체의 옷을 다 벗어보라고 했다.
음...짐작했던 병이었다.
옆구리 피부가 전체적으로 붉은 색으로 있으면서 군데 군데 물집이 잡혀있는것이 아닌가.....
"어....대상포진이네요....요로결석이 아니고..."
"아..이것때문에 아픈건가요?"
"네...디게 아파요...이게... 약을 한 1주 먹어야 할 것 같네요...."
"아...네...약먹으면 되는거지요? 감사합니다."
"......"

(특히 나이많은 환자에게서 보게 되는 대상포진 환자의 특징적인 병변, 출처 : 위키피디아)


며칠전 한 젊은 여성이 이번에는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고 왔다.
1년전에 나에게 오른쪽 신장에서 방광으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요로결석으로 2번 체외충격파쇄석술을 시행했던 환자였다. 당시 오른쪽 신장에도 아주 작은 결석이 남아 있었고....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고 하니, 당연히 이전에도 요로결석이 있었고 해서 결석으로 인한 증세로 생각했었다. 이번에는 통증과 함께 구역질, 구토등이 있었고, 난 속으로
'이번에는 굉장히 꽉 막혔는가 보네.......'
라면서 이번에도 소변검사, 조영제 투여후 신장 및 요관 사진을 찍고 나서 보니 정상이 아닌가?
이전에 보이던 오른쪽 신장의 아주 작은 결석은 그대로 있는 상태였다.
또 순간 아차...싶어서 배를 한번 보자고 했다.
배를 꾹꾹 눌러보니 쩝....맹장염....아니 충수돌기가 있는 쪽에 누르니까 좀 아프다고 한다.
 "어...이거 충수돌기염같은데요.....요로결석이 아니고...."
"충수돌기염이 뭔데요?"
"아....일반인들은 맹장염으로 부르기도 하지요....수술해야 될 것 같습니다."
"맹장염요? 여기서 수술 되나요?"
"음..여기는 비뇨기과구.....응급실 가셔서 빨리 수술 받으세요..."

(수술장에서 충수돌기를 꺼내는 장면.
Army retractor로 상처를 벌리고, Babcock clamp로 충수돌기를 잡고 있다.
출처 : 위키피디아)


3일 지나...오늘 갑자기 그 환자가 생각나서 전화했다.
"저번에 봤던 의사인데요....수술하셨나요?"
"아...네....병원에서 수술했습니다....감사합니다....."




쩝...
저번에 포스팅 했던 급성간염으로도 그렇고.....이번에 대상 포진과 함께 맹장염...아니 충수돌기염으로도 그렇고.....
비뇨기과가 아닌 다른 질환으로 감사하다는 이야기에....괜히 씁쓸한 느낌이 든다....
전문 비뇨기과 질환으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할껀데......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