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20. 20:01

몇 달전에 MBC 인기드라마인 선덕여왕에서 미실로 활동하고 있는 고현정이 급성신우신염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코요테의 신지가 같은 병으로 방송출연을 잠시 중단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로 인해서인지는 몰라도 요새 신우신염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일까.....
여성 비뇨기과에도 간혹 급성신우신염 증세로 오는 분들이 있다.
오늘도  한 여성분이 신우신염 증세로 내원하여 주사및 약물치료를 받는 중에 한마디.....
"급성신우신염이라면 신장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것 아닌가요?"
"결석이나 역류등 다른 원인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정상적인 여성분들에게서 생기는데요..."

방송에서 하도 뭐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우신염 때문에 혹시 몸에 뭔 이상이 있는지 걱정하는 분들도 많이 있는 것 같다.

우선 신우신염이라고 하는 것은 신장에 염증이 발생한 경우이다. 즉 신장에 염증이 생긴 경우인데, 그럼 왜 어렵게 신우신염이라고 했을까?
그건 신장의 해부학적인 구조때문에 그렇게 이름을 붙인 것이다. 신장에서 혈액이 걸러져서 소변으로 배출되어 모이는 구조가 신우(renal pelvis) 이다. 신장에 염증이 생기는 기전이 보통은 세균감염이 요도에서 방광 , 그리고 요관을 거쳐 신우를 통하여 신장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에 신우신염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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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코메디닷컴www.kormedi.com)

급성신우신염은 지극히 정상적인 젊은 여성에게서 잘 생긴다. 가끔은 방광염 증세를 호소하다가 급성신우신염 증세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증세 없이 갑자기 생기는 경우도 많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몸에 이상이 전혀 없는 젊은 여성의 경우에 최근에 성관계 병력이 있거나, 최근 질내 살정제를 사용했거나, 이전에 방광염이 있거나, 어머니가 요로감염 병력이 있거나, 당뇨가 있는 경우, 그리고 최근 요실금이 갑자기 발생된 경우에 젊은 여성에서 급성 신우신염이 잘 생기는 요인이 된다고 한다.(참고)

보면 대부분 방광염이 잘 생길 수 있는 위험인자들이다. 따라서 방광염이 잘 생기는 환자들의 경우에 급성신우신염이 있을 수 있으나, 방광염이 없이 급성 신우신염이 처음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급성신우신염이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의사의 진찰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은 급성신우신염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몸에는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의사의 처방을 따라 잘 치료하면 된다. 물론 치료가 좀 늦어지거나 하면 신장에 고름주머니가 생기면서 문제가 좀 커질 수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치료만 잘 하면 별 탈없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참고 : Scholes D, et al. Risk factors associated with acute pyelonephritis in healthy women.
Ann Intern Med 2005;142(1):20-27

Posted by 두빵
2009. 8. 17. 00:36
아트락 혹은 프로그레시브락을 좋아하는 한사람이지만, 음악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장르를 듣고 있는데 물론 몸은 따라주지 않지만 댄스도 좋아한다. 언제부터인가 모르지만 비주얼면이 더 중요해진 음악에서 음악도 잘하면서 비주얼도 좋은 가수들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작고한 마이클 잭슨이 그렇다. 어릴때 마이클잭슨이 '빌리진'을 부르면서 추었던 '문워커'를 보고 받은 그 충격이란.....

그 방면으로 최근 엄청난 인기를 보이는 레이디가가가 있는데, 댄스음악으로 노래도 잘 부르면서 비주얼면도 화끈하게(?) 보여주는 그녀도 내가 가끔 듣는 가수중의 하나이다. 특히 'Just Dance'의 우울한 댄스곡은 묘한 매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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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디 가가, 출처 : 위키피디아)

이런 좋은 여가수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일 수 있다라는 사실이 꽤 충격적인 모양이다. 사건의 발단은 영국에서 촬영된 비디오에서 치마가 올라갔을때 남성의 그것(?)이 보였다는 것이다.

나도 유투브에서 보여주는 동영상을 자세히 봤는데, 화질이 별로 좋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 순간이라서 확인이 어려웠다. 남성의 그것이라는데, 음경을 말하는 것일까....아니면 고환을 말하는 것일까....

사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레이디가가가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중성(Hermaphrodite)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한다. 이 Hermaphrodite는 원래 그리스 신화의 인물에서 나온 말이다.

헤르메스라는 전령의 신과 가장 아름다운 여신인 아프로디테 사이에서 태어난 이가 헤르마프로디토스(Hermaphroditos)이다 어근을 봐도 헤르메스(Hermes)의 Herm과 아프로디테(Aphrodite)의 aphrodit의 합성어가 아닌가..이 신은 남성과 여성이 한몸에 섞인 자웅동체라고 한다.


(Hermaphrodite sleeping 조각 사진.
같은 조각을 찍은 사진인데, 왼쪽 사진을 보면 남성의 뒷모습이며, 오른쪽 사진을 보면 여성의 모습이다. 근데 페니스가 있는 것이 좀 의미심장하다.
출처 : from Yvan LEMEUR & rolandin at flicker.com)


근데 레이디가가가 Hermaphrodite라는 것이 의학적으로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원래 Hermaphrodite는 우리말로는 반음양이라고 하기도 하고 쉽게는 자웅동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정확한 의학적인 의미는 유전자가 어떤지에 상관없이 고환과 난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즉 여성유방이나 질과 같은 여성특징과 페니스라고 불리는 음경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도 의학적으로는 Hermaphrodite라고 하지 않는다. 의사의 진찰을 통해 고환을 가지고 있으면 아무리 여성유방이나 질을 가지고 있더라도 남성이라고 진단하고, 반대로 난소를 가지고 있으면 페니스(음경)을 가지고 있고 얼굴이 험상굳게 생기더라도 여성이라고 진단한다. (더 이상 깊은 이야기는 상당히 헷갈리고 어려운 이야기이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즉 레이디가가가 Hermaphrodite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여성과 남성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의미하기는 하지만, 의학적인 용어에서 보자면 레이디가가가 난소와 고환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의학적인 의미에서 보자면 레이디가가가 Hermaphrodite라고 하는 것은 좀 틀린 말이 된다. (만일 진짜로 레이디가가가 난소와 고환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 말이 되지만, 글세....그럴 확률은 거의 없지 않을까...)

그 뮤직 비디오에서 보였던 것이 페니스를 의미한다면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직 레이디가가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모른다는 말이 된다. 또한 보였던 것이 고환을 의미한다면 난소가 없을것이라는 전제하에서는 남성이다.

그러나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장 높을 가능성은 레이디가가가 여성이라는 것이다. ^.^ 많이 양보한다면 물론 우리나라에서 하리수가 있듯이 레이디가가도 원래 남성이었는데, 여성화되었을 수는 있겠다.
Posted by 두빵
2009. 8. 14. 07:41

가을학회에 대한 초록 준비로 한동안 블로그를 하지 못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 원하던 데이터가 안나와 상당히 우울한 날이다. 게다가 여성비뇨기과로 문을 여니 간혹 예기치 못한 환자들이 오는데, 그중 사후 피임약을 처방받기를 원하는 환자도 이중에 속한다.

오늘도 사후피임약을 원하는 젊은 여성환자가 물어보기를....
"사후피임약을 복용하면 괜찮죠?"

괜찮다는 말이 참 중의적으로 들린다. 임신이 안된다는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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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현대약품)                   

사실 우리나라에서 사후피임약으로 판매되고 있는 약이 노레보라는 약인데 원래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도록 되어 있고, 한번 먹고 난뒤에 12시간 뒤에 다시 한번 더 먹는 형식이었다.
근데 이게 최근에 약이 바뀌어 '노레보원'이라는 약으로 바뀌었고 용량이 두배로 증가하여 72시간 내에 한번만 먹으면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원래 미국에서는 Plan B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약인데, 이 약 이름을 처음에 들었을때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 몇년전에 보았던 'Badboys 2'라는 영화에서 한 주인공이 계획이 틀어지자 임으로 plan B 를 외치곤 했던 기억이 있는 나로서는 'Plan B'가 약이라면 Plan A는 과연 무었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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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cause sometimes Plan A just totally fails
                                           (from jojo_1785 at flicker)

실제로 이 약을 가지고 연구한 것이 2002년도에 Lancet이라는 의학저널에 보고되었는데, 약을 12시간간격으로 2번 먹거나, 아니면 두배의 용량으로 한번 먹어도 임신이 된 환자는 각각 1.77%(24/1356), 1.47%(20/1356) 였다. (참고 1)

이것을 다시 실제로 임신이 되어야 하는데, 약을 먹고 임신이 되지 않을 확률을 계산하니

성관계후 3일이내에 약을 복용했을때는
        12시간 간격으로 2번 먹는 약은 - 79%
        2배의 용량으로 1번 먹는 약은 - 84%


성관계후 4-5일에 약을 복용했을때는
         12시간 간격으로 2번 먹는 약은 - 60%
         2배의 용량으로 1번 먹는 약은 - 63%
였다고 한다. (참고 1)

부작용은 보통 메스꺼움이나 구토등이 있는데 5.6%에서 발생된다고 하며, 2시간 이내에 구토를 했다면 약을 다시 먹어야 한다. 60%에서는 질 출혈도 일부 있다고 한다. (참고 2)

이 약의 금기는 WHO에서 정하기를 임신이 된 경우라는데, 임신이 되고 나서 이 약을 먹더라도 임신에 별 영향이 없고, 태아에도 별 영향이 없다고 한다.

앞서 이야기한 환자의 "괜찮죠?"라는 말은 글쎄...어디에 속할까....
임신이 안되겠죠라는 말일까.....
부작용이 없죠라는 말일까.....
혹 임신이 되더라도 태아에 별 영향이 없겠죠라는 말일까.....

물어보고 싶었는데, 진료실을 바삐 휙 나가는 바람에 궁금함만 남았다. 별칭으로 Morning after pill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왜 그 환자는 오후에 왔을까?



참고문헌 :
1. von Hertzen H, et al. Low dose mifepristone and two regimens of levonorgestrel for
emergency contraception: A WHO multicentre randomized trial. Lancet 2002;360:1803–1810
2. Task Force on Postovulatory Methods of Fertility Regulation.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levonorgestrel versus the Yuzpe regimen of combined oral contraceptives for
emergency contraception. Lancet 1998;352: 428–433

Posted by 두빵
2009. 8. 7. 18:25

나는 원래 머리숯이 많아 좀 자라면 헝클어지고 해서 긴 머리를 잘 하지 못한다. 그리고 대충 대충 비누로 머리감아도 별 상관이 없고, 머리카락때문에 신경쓸 일이 없이 살았는데, 진료실에서 가끔 만나는 남성형 탈모 환자들은 그 머리카락때문에 무척 신경쓰는 것 보고, 머리카락에 대해서는 하나님께....그리고 부모님께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도 남성형 탈모로 환자 한분 오셨는데,
"탈모때문에 그러는데요.....혹시 아보다트인가...그거 처방받을 수 있나요?"
"잉? 보통은 프로페시아나 프로스카를 복용하시는데......요."
"아...오늘 보니 아보다트도 적응증이 된다고 해서요...."
"참...소식 빠르시네요...^.^"

어제부터인가 아보다트가 드디어 탈모에 대해서 적응증을 받았다는 뉴스를 봤었는데....워낙 기사가 많이 났었는지 이렇게 알고 오는 분들도 있다.

원래 남성형탈모에는 허가받은 약으로는 프로페시아이다.
남성형 탈모는 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프로페시아 약이 아마도 약국마다 다 다르겠지만, 대충 보니 한달 약값이 보통 6만원 이상은 하는 것 같다.

근데 이 프로페시아는 원래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약인 프로스카라는 약의 용량을 줄인 약인데, 원래 프로스카가 5mg 용량이지만, 프로페시아는 프로스카라는 약을 1mg으로 줄인 약이다.
프로스카는 보험약가가 한알에 1362원 한다. 따라서 약값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은 프로스카를 먹는 경우도 있긴 있다.

그럼 아보다트는 어떨까?
아보다트도 똑같이 전립선비대증에 쓰는 약인데, 프로스카약의 기전보다는 좀더 강력한 기전으로 작용을 한다. 따라서 탈모에도 프로스카약보다 더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의사들은 했었다.

이번에 우리나라 식약청에 보고된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한 결과를 보니, 남성형 탈모환자에서 아보다트를 매일 한알씩 6개월간 복용해보니 1cm2의 머리에 머리카락 수가 처음에 평균 148개에서 6개월 뒤에 162개로 증가함을 보였다고 한다. 복용하지 않은 군에서는 144개에서 149개밖에 증가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증에 복용하는 아보다트를 같은 용량으로 매일 복용하면 남성형 탈모도 예방되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프로스카도 같은 결과를 보인다. 아보다트의 보험약가는 1330원으로 프로스카와 비슷한 약값을 보이고는 있다.

그럼 둘중에 누가 더 효과가 있을까?
아보다트와 프로스카를 6개월간 쓴 결과가 2006년도에 발표된 것이 있는데, 보면 아보다트 0.5mg 이상을 매일 복용한 환자가 프로스카 5mg을 매일 복용한 환자보다 효과가 더 좋다는 결과가 있다.

(참고문헌 2에 나오는 그림. dutasteride 0.5가 우리나라의 아보다트 약이고 FIN은 프로스카 5mg 약이다.)

즉 현재 아보다트는 0.5mg으로만 나오고 있고, 프로스카는 5mg으로만 나오고 있는데, 두개를 비교하면 역시 강력한 기전을 가진 아보다트가 좀 더 효과가 있다는 결과이다.

물론 한가지 연구결과로 판단하기는 힘들다.
앞으로도 더 많은 연구결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보다트와 프로스카 둘다 남성호르몬의 기전중의 일부를 차단하는 요법이므로 일부에서는 성기능 장애에 대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연구결과를 보면 감기 (nasopharyngitis)가 16%정도 발생했다고 한다.

따라서 반드시 의사의 진찰을 통해서 처방받아 약을 복용해야 할 것이다.


참고:
1.
http://www.gsk-clinicalstudyregister.com
2.  Olsen EA,  et al.  The importance of dual 5alpha-reductase inhibition in the treatment of male pattern hair loss: results of a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study of dutasteride versus finasteride. J Am Acad Dermatol 2006;55:1014-1023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