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2. 10:34

어제 온 젊은 남성분은 소변이 진해서 왔다고 하였다.

"물을 좀 적게 드셨는가 보지요?  소변검사 한번 합시다..."
그동안 진료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진 것일까......
별일 아니라는 듯이 소변검사를 보냈는데, 몇분뒤에 소변검사 결과가 왔다.

보니 소변통이 샛노란게 아닌가......
현미경으로 보니 염증소견도 있긴 하지만 소변이 정말 노랬다.
소변의 빌리루빈도 +++였고, 단백뇨도 ++였었다.

"정말로 비타민 같은 거 그런거 안드셨어요?"
"안먹었는데요....."
대화를 하면서 보니 눈이 약간 노랗게 보인 것 같았다.
순간 급성 A형 간염이 아닐까..

몸은 보니 그리 노랗게 보이지 않았지만, 눈꺼풀을 뒤집어 보니 약간 노란 느낌이 났다.
배를 만져봤는데, 오른쪽 상복부에 만져지는 것도 없고 아픈것도 없었다.

"음....보니 요새 급성A 간염이 유행하던데,.....그거 같은데요...."
"예?"
"응급실을 가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글쎄요....."
"우선 피검사를 하번 합시다. 간기능검사를 한번 하시고.......그리고 검사가 다음날 나오기 때문에 혹시라도 몸이 더 노랗게 되거나 하면 밤이라도 바로 응급실 가셔야 합니다...."

그러면서 간기능검사를 하고 보냈다.

오늘 아침에 어제의 그환자 생각이 나서 그환자의 간기능검사를 한번 확인해보았다.
윽.............!!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간기능검사를 보니 빌리루빈수치도 상당히 올라가고 간세포의 파괴를 알려주는 AST/ALT도 굉장히 상승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바로 환자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어제 그 환자분이시죠? 어제 간기능검사결과를 보니 급성간염 같은데요....빨리 병원에 오셔서 바로 큰병원으로 가셔야 할 것 같은데요..."
"안그래도 지금 병원에 입원중입니다."
"네?"
"아...어제 선생님 말씀듣고 저도 걱정이 되어 바로 응급실로 갔더만....바로 입원하더군요..."
"아..네...."


요새 급성 A형 간염이 유행이라던데....비뇨기과에서 그런 환자를 볼줄이야....

간혹 비뇨기과에서도 급성 간염을 볼 수 있습니다...^.^


Posted by 두빵
2009. 7. 5. 02:22

최근 여성비뇨기과를 준비하게 되면서 나름 상당히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니 좀 블로그 글 쓰는 기간이 늘어났다. 그래서 그런지 여성비뇨기과라고 나름 찾는 분들을 볼때마다 고마운 맘이 앞선다.

며칠전에도 여성이 방광염증세를 호소하면서 왔는데, 자기는 만성방광염인데, 왜 이리 자주 생기는지 모르겠다며, 어디가 문제가 있는지 상당히 걱정된다고 하였다. 상담을 하다가 검사를 원하여 신장과 방광에 대한 검사를 하였으나, 별 문제는 없었다.

"방광염은 만성이라는 개념이 아닙니다. 여성의 경우 방광염은 감기처럼 재발될 수 있어요. 감기가 간혹 걸린다고 어디 몸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1년에 몇번이나 방광염으로 고생하는데, 그게 만성이 아닌가요?"
"만성이라는 것은 좀 아닌데....만성간염처럼 기간이 정해진것도 아니고....."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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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광염의 원인균으로 90%를 차지하고 있는 대장균의 전자현미경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여성에게 있어서 방광염은 앞의 대화중간에도 잠시 나왔지만, 감기처럼 생각하면 된다.
즉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방광염이 잘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요로결석이나 소변이 내려오는 길에서 정체되는 해부학적인 문제가 있을때도 방광염이 생길 수 있지만, 가장 많은 경우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이다.

방광염이 얼마나 잘 생기는지 통계를 보자면 여성들이 일생중에 절반이상에서 방광염증세를 호소하고 있으며, 20세부터 40세의 여성중 약 30%에서 방광염이 발생한다고 한다. (참고 1)


시간적인 개념이 들어간 만성이라는 말은 방광염에는 맞지 않다.
방광염은 단순방광염(uncomplicated cystitis)와 복합방광염(complicated cystitis)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단순 방광염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특별히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여성에서 생기는 방광염을 말한다. 그러나 복합방광염은 해부학적인 이상이 있거나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로 일부 여성의 방광염과 남성의 방광염 대부분을 주로 차지하고 있다. 위 두개의 구분은 여러가지 증상이나 검사소견을 가지고 의사가 판단하는 것이다.

흔히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6개월에 2번 이상 재발하거나, 1년에 3번이상 재발하는 여성의 방광염을 만성방광염이라고 이야기하고, 여성의 몸에 뭔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되고 있는데,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이것은 만성방광염의 기준이 아니라 재발하는 방광염 중에 예방적인 항생제 요법이 필요한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여성에게 있어서 자주 재발한다고 해서 만성방광염이라고 하면서 특별히 다른 원인이 있는지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간혹 신장이나 방광에 대한 검사를 하기는 하겠지만, 검사에서 특별한 소견이 없다면, 방광의 감기증세로 생각해도 된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는 방광염이 드물고, 만일 발생한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우선은 여성이 방광염이 있으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하겠지만, 의사의 진료에서 특별한 것이 없다면 자주 재발한다고 해서 어디 다른 곳에 이상이 있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 중요한 것은 방광염이 재발할때마다 의사의 진료를 받고 의사의 판단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다.


참고문헌:
1. Foxman B : Epidemiology of urinary tract infections: Incidence, morbidity and economic costs. Am J Med 2002;1134:5S-13S

Posted by 두빵
2009. 7. 4. 01:49

최근 우리나라에서 에너지소비도 줄이고,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도 줄이면서 운동효과 및 친환경의 일환으로 자전거타기가 유행인 것 같다.

이전에도 한번 언급했지만, 자전거타기가 비뇨기과에서 볼때 약간씩 타는 것은 괜찮지만 오래 상당한 시간동안 타는 것은 약간 글쎄.....라는 입장이고, 우리나라 환경에서 아직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입장이 되지 않아 좀 이른감이 있긴 하지만,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으로서 우리몸에 또 다른 이득을 줄 수 있는 자전거타기에 대해 비뇨기과적인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자전거를 오래 타다 보면 가장 흔히 생길 수 잇는 부작용중의 하나는 음부신경압박증후군(pudendal nerve entrapment syndrome)이 있다. 즉 자전거안장이 우리몸의 회음부를 오랫동안 누르게 되면서 회음부 신경이나 혈관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누르는 것을 좀 완하시켜 주면 되겠다.
방법으로는 타는 습관을 바꿔주던가 아니면 자전거 안장을 좀 더 편안한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우선 자전거안장을 좀 더 편안한 것으로 바꾸는 것은 일부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소위 '자전거안장'이라는 것인데, 보면 안장가운데에 구멍이 뚤려 있거나, 흠이 파여져 있고, 좀 더 비싼 것은 안장의 앞쪽이 약간 구부러져 있는 것이다. 또한 안장자체를 더욱더 푹신푹신하게 하여 회음부 압박정도를 낮추는 것이 추가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물론 체충이 좀 나간다면 중력의 영향으로 당연히 자전거 탈때 회음부 압박정도가 크므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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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도로 푹신하고 가운데가 갈라져 있으면 아마 좀 편안하지 않을까 한다.
출처 : 위키피디아)


또한 회음부 압박정도를 줄이기 위해 자전거 페달과 안장과의 높이가 적당한 것이 좋다. 가장 좋은 높이는 자전거안장을 타면서 자전거페달에 발을 올려놓고 페달을 가장 아래로 했을때 다리가 완전히 펴지지 않고 약간 굽혀지는 정도로 해서 체중이 모두 안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일부 다리로 분산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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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음부 충격이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약간 누워서 타는 방법이 있긴 한데....글쎄...
좀 불안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출처 : 위키피디아)


두번째로는 타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우선 산악자전거는 그만큼 회음부에 충격이 가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겠다. 같은 이치로 울퉁불퉁한 길을 다니는 것도 그대로 안장을 통해 회음부에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에 좋지 않겠다.
너무 오래 타는 것도 좋지 않다. 자전거를 타긴 타는 데 쉬엄쉬엄 타는 것이 더 좋으며, 계속 타야 된다면 글쎄.....앉지 말고 서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혹시 소심한 맘에 오해할 수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전거타기가 반드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적절히 그리고 안전하게 타면 굉장히 좋은 운동이다. 물론 적절하게 타는 시간이 따로 정의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연구에서 보면 하루 30분정도라는 이야기도 있다.
오래 타는 것은 그만큼 비뇨기과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그런 문제를 좀 더 피해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전포스팅>
2008/11/20 - 기름값 아낄려고 타는 자전거, 비뇨기과 문제는?


참고 : Leibovitch I, Mor Y. The vicious cycling: bicycling related urogenital disorders. Eur Urol 2005r;47:277-86

Posted by 두빵
2009. 6. 28. 10:07

이전에 요로결석을 체외충격파쇄석술로 치료하다가 도중에 그만둔 환자가 있었다. 한 두달정도 안오시길래 잠시 궁금하던 차에, 최근 다시 옆구리 통증이 있어 내원하였는데, 이전에 치료하던 요로결석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다시 체외충격파쇄석술로 제거하여 최근 다 완치하였던 경험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요로결석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중의 하나는 옆구리 통증이 없으면 요로결석이 다 제거된줄 알고 확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전에 나의 이메일로도 문의가 한번 온적이 있는데, 외국에 계시는 분이 보험이 없어 병원에는 가지 못하고 요로결석에 대해서 문의한적이 있었다. 단지 행동요령을 좀 알려주고 그래도 병원에 가시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라고 의견을 드렸으나, 1주뒤에 다시 메일 오기를 물 많이 먹고 뛰고 해서 지금은 통증이 없다고 고맙다고 했는데....
글쎄....그분은 과연 요로결석이 다 빠졌는지 아직까지 의문이다.

요로결석에는 옆구리 통증이 일반적으로 있다. 근데 문제는 옆구리 통증이 없는 요로결석도 있다는 것이다.
우선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요로결석으로 인한 옆구리 통증은 기본적으로 요로결석으로 소변이 내려가는 길이 막혀 소변이 요관에 넘침으로서 요관이 팽창하거나 신장의 피막이 팽창하면서 통증이 있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에 신장결석 란에 있는 사진 그림.
왼쪽 X-ray에 보이는 오른쪽 신장의 큰 결석이 오른쪽 CT 사진에 화살표로 같이 보이고 있다. 근데 오른쪽 CT 사진에 보면 왼쪽 신장에 조그만 결석이 같이 있다.
아마도 오른쪽 신장결석이 요관을 약간 막고 있기 때문에 간혹 통증이 있을 것이고, 왼쪽 신장결석은 통증이 전혀 없었을 것이다.)



그럼 옆구리 통증이 없는 요로결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신장결석이 있겠다. 신장결석은 당연히 넓은 요관 (정확하게 말하자면 신우나 신배) 에 굴러다니므로 소변이 막히는 일이 없다. 따라서 통증도 없고 보통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기에도 예외가 있는데, 신장결석이 그 넓은 신장의 요관을 막을정도로 큰 경우는 역시 소변이 막혀서 요관이 늘어나면서 통증이 있을 수 있겠다.

두번째로 흔한 것은 요로결석이 점진적으로 천천히 자라면서 요관을 막는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통증이 있는 요로결석은 신장의 결석이 굴러다니다가 좁은 요관으로 떨어지면서 갑자기 요관을 막아 통증이 발생하는데, 어떤 결석은 아주 조그만할때 요관에 위치해 있다가 점진적으로 천천히 자라면서 알게 모르게 요관을 막게 된다. 이런 경우는 보통 우리몸이 이에 적응을 하기 때문에 통증이 없다.
보통 천천히 자라는 요관결석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석의 크기도 상당히 크다. 이때는 신장기능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꽤 많다.

세번째로는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앞서 예를 든 통증이 있는 요로결석이 갑자기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이다.
보통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은 계속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수십분간 아프다가 통증이 없어지는 것을 하루에 몇번 반복한다. 간혹 이런 점때문에 병원에서 검사도중에 안아프다고 집에 가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근데 하루에 몇번씩 아프다가 안아프다가 하는 옆구리 통증이 있다가 갑자기 한동안 통증이 없어지는 경우가 내가 치료하다 보면 굉장히 많이 있었다. 물론 결석은 그대로인데 말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환자 스스로 결석이 빠졌겠지...하면서 검사를 하지 않거나, 치료도중에 통증이 없다고 더이상 치료를 임의적으로 중단하는 것이다.


정말로 가끔은 인터넷을 너무 숙독한 나머지, 통증이 있는데도 1-2주간 죽기살기로 참고 있다가 오는 경우도 있으며, 치료를 하다가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요로결석은 일부의 예를 빼면 대부분은 우리몸에서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치료를 하여야 한다.

결석을 치료하고 있는가? 결석이 완전히 제거되는지 끝까지 확인하자.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