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9. 02:17

지금까지 수많은 전립선암 환자를 보아왔는데, 그중 가장 젊은 나이의 환자는 43세였다. 당시 나는 이 환자를 보면서 굉장히 놀랐었다.
"잉? 50세 이상에서 전립선암이 생기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의 전립선암 검진을 위해서 전립선암수치, 즉 다시 말해서  PSA라는 수치를 검사하는 기간은 보통 50세 이상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즉 50세 이상부터는 매년 1년마다 한번식 전립선암 수치인 PSA를 검사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40에서 50세사이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검사를 권유하였다. 위의 저 젊은 환자의 경우에는 가족력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지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상당히 이른 나이에 전립선암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검사를 해서 그런 것일 것이다.

근데 이번에 최근 2009년 미국비뇨기과학회에서는 전립선암 가족력이 전혀 없는 건강한 40세 이상의 남성부터 정기적으로 전립선암수치, 즉 PSA를 매년 검사하도록 권장하였다. 물론 미국에서는 전립선암 발생률과 사망률이 남성암중에 1-2등을 달리고 있어, 이에 대해 엄청난 노력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럴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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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 미국 비뇨기과학회에서 발표되었던 가이드라인, 빨간색 네모란으로 표시된 곳을 보면 전립선암수치검사(PSA)를 건강한 40세 이상의 남성에서 해야 하는 것으로 나와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50세 이상의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만 전립선암 수치검사, 즉 PSA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지금은 한 국회의원이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반대입장으로 국립암센터와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진행하던 중앙암등록사업이 좌초되었지만, 2002년까지의 데이터를 보면 비록 발생순위는 남성암중 6위를 차지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암이 단연 전립선암이었다. 아마 지금까지 조사를 했다면, 순위가 상당히 많이 올라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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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앙암등록사업 2002년도 보고서 슬라이드에 있는 자료, 보면 남성에서는 전립선암 발생 증가율이 가장 높다.)

또한 나의 은사님께서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전립선암의 성질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근무한 병원에서 진단후 수술을 시행했던 600명이상의 전립선암 환자를 분석해보니 약 50%이상이 아주 나쁜 성질을 가진 전립선암이었다고 한다.

이런 결과를 비추어볼때 아마도 우리나라도 조만간 건강한 40세 이상의 남성들에게 전립선암수치검사 즉 PSA라는 검사를 매년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PSA가 단순히 높다는 것으로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는 없다. PSA뿐만 아니라 그밖의 종합적인 소견으로 전립선암 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전립선암을 진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PSA 수치가 낮다고 또한 안심해서는 안된다. 내가 본 전립선암환자중 가장 낮은 수치는 PSA가 2ng/ml이하에서도 발견된 것을 몇번 보아왔기 때문이다.

40세 이상이 되었는가? 전립선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


참고:
1. 2009년 미국비뇨기과학회 (AUA updates) : Prostate-specific antigen best practice statement
2. 한국 중앙암등록사업 23차 2002년도 보고서 요약발표
3. Song C, et al. Prostate cancer in Korean men exhibits poor differentiation and is adversely related to prognosis after radical prostatectomy. Urology 2006t;68:820-824.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