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0. 22:48

이전부터 글을 써봐야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며칠전 트위터에서 안과전문의선생님에게 전립선약을 쓰면 백내장수술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는 글을 보고 이에 대한 글 하나 올린다.

                      (백내장 수술장면, 출처 : 위키피디아)

전립선약을 먹게 되면 안과에서 백내장수술할 때 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는 말이 뭔말일까?

2005년도에 최초로 전립선약의 한종류인 tamsulosin(탐슐로신, 우리나라에서는 상품명 : 하루날-D)에 의한 홍채긴장저하증후군(intraoperative floppy iris syndrome)을 발표되면서부터 이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었다. (참고문헌 1) 이 연구에서는 홍채긴장저하증후군 증세를 보인 16명중 10명 (63%)이 tamsulosin (탐슐로신) 을 복용하였다라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원래 백내장 수술을 할 때 각막일부를 절개하여 하얗게 된 수정체를 초음파로 보통 제거를 하는데, 이때 바로 옆에 있는 홍채가 수축되어 있어야 안전하게 수정체만 제거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 홍채가 수축되지 않으면 수정체 제거할 때 홍채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Tamsulosin(탐슐로신)을 쓴 환자에서 보니 백내장수술할 때 홍채가 수축하지 않아 애를 먹게 되는데 이런 증세를 홍채긴장저하증후군(intraoperative floppy iris syndrome)이라고 한다.

2005년 이후로 많은 보고들이 나오면서부터 대부분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일종인 tamsulosin(탐슐로신)이 홍채긴장저하증후군과 연관이 있었지만 일부에서는 doxazosin(상품명: 카두라XL), terazosin(상품명: 하이트린), alfuzosin(상품명: 자트랄XL)과도 연관성이 보고되었고, 최근에는 쏘팔메토나 프로스카 같은 약에서도 같은 증세가 있었다는 보고들이 있었다. (참고문헌 2)

이렇게 되는 이유로는 전립선비대증일 때 쓰는 약의 기전이 요도의 수축기전에 작동하는 alpha 1A 수용체(receptor)의 작용을 감소시키는데, 이 수용체가 홍채에도 있기 때문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혹시 백내장 수술전에 전립선비대증약을 일정기간 중단하면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할수 있지 않을까?
한 보고에서 보면 백내장 수술하기 수년전에 전립선비대증약 특히 tamsulosin(탐슐로신)을 중단해도 홍채긴장저하증후군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하였다. (참고문헌 2) 따라서 일정기간 중단해도 홍채긴장저하증후군을 반드시 예방할 수는 없다.

따라서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았지만 안과적 문제, 특히 백내장이 있어서 백내장 수술을 할 예정인 분은 가급적 전립선비대증약을 연기하여 백내장 수술시 있을 수 있는 문제들을 피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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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Chang DF, Campbell JR. Intraoperative floppy iris syndrome associated with tamsulosin. J Cataract Refract Surg 2005;31:664-73
2. Yaycioglu O, Altan-Yaycioglu R. Intraoperative floppy iris syndrome: facts for the urologist. Urology 2010;76:272-6

Posted by 두빵
2010. 11. 20. 11:18

최근에 한 환자가 정관수술후에 살쪘다고 호소하면서 흡수된 정액의 칼로리가 높아서 그러는거 아니냐고 여쭈어본 환자가 있었다. 그거랑 전혀 상관없다고 웃으면서 말씀드렸는데, 며칠전에는 한 타과 의사선생님께서 정관수술을 하면 정액이 완전히 나오지 않느냐라는 문의가 있어 의외로 일반인들이 정액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Vasectomy Brochure, Page 1
Vasectomy Brochure, Page 1 by kristykay22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정관수술을 하면 위그림처럼 정관을 잘라내고 묶는다. 그럼 그림위쪽에 있는 방광 아래의 전립샘과 정낭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정액은 정상적으로 나온다.)

자, 그럼 정관수술을 하고나면 정액은 어떻게 될까?

위의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정액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를 알아야 한다.
우선 남성에서 한번 사정으로 나오는 정액의 양은 일정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2ml 이상은 되어야 한다. 남성불임 검사에서도 정액양이 중요한데, 이때 WHO 진단기준은 최소 2ml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중에 전립샘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는 정낭(seminal vesicle)이라는 조직에서 분비되는 정액량이약 1.5 ~ 2.0 ml 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립샘에서 분비되는 정액량이 약 0.5ml를 차지한다. 나머지 약 0.1~0.2ml는 쿠퍼액(Cowper’s gland)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정자가 보통 1억마리 정도 있는데, 이 1억마리의 정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정액의 5%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정자는 고환에서 생성돠는 기간이 약 64일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고환바로 옆에 있는 부고한에서 약 2-12일동안 숙성된다. 이후 정자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면서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것이다.
보통 생성된 정자들은 부고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사정시에 정관이라는 가느다란 긴 관을 통해서 전립샘으로 이동하여 여기서 전립샘액과 정낭액이 같이 섞여지면서 남성의 음경을 통해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다.

정관수술은 보통 음낭으로 들어가 정관을 일부 잘라내거나 묶어서 정자가 지나가는 길을 막는다. 수술을 하게 되면 정자는 막혀서 나오지 못하지만, 전립샘이나 정낭액은 당연히 사정할 때 같이 나온다. 쉽게 이야기해서 씨없는 수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위의 답변을 이야기하자면 정관수술을 하게 되더라도 정자만 나오지 않고, 정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립샘액과 정낭액은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정액만 보고 정관수술을 했는지 안했는지를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럴까?
가끔 진료실에 보면 부인몰래 정관수술을 하고 난 뒤에 아기를 가졌다고 전전긍긍하는 남편들이 어쩌다 한분씩 있는게 그래서 그럴지도……

덤으로 비뇨기과 학회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한번 사정한 정액의 칼로리는 9Kcal라고 한다. 그거 많이 먹는다고 살찌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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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두빵
2010. 10. 29. 18:09

요새는 의료정보도 많이 개방되고 해서 특히 비뇨기과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음경골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스개 소리로 음경에는 뼈가 없는데 골절이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은 음경골절이라는 말은 쉽게 말해 발기되었을 때 음경조직의 한곳이 터지는 것을 말한다.

원래 음경이 발기된다는 말은 음경내부에 우리몸의 피가 차서 단단해지는 것을 말한다. 이때 단단해지려면 음경을 싸고 있는 주머니가 탄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즉 물풍선을 생각하면 된다. 음경골절이라는 말은 정확하게는 음경내부의 피주머니가 터지면서 막이 파열되는 것을 말하는데, 음경골절(penile fracture)라고 이야기하니 좀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176.365 - FRUIT NINJA!
176.365 - FRUIT NINJA! by Josh Liba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일반적으로는 음경골절이 주로 발생되는 원인은 성관계시 발기가 된 상태에서 강한 압력을 받아음경을 이루고 있는 주머니가 터져서 생긴다고 한다. 특히나 요새는 우리나라도 성에 개방적이라 여성상위체위가 간혹 있는데 발기된 음경위에 여성이 잘못 앉게 되면 터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러나 위의 이유로 음경골절이 일어나는 경우는 절반정도이고, 나머지 절반의 이유는 남성스스로 자위를 하면서 발생된다. (참고문헌1) 일반적인 자위는 건강한 남성의 경우 간혹 할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이 음경에 무리를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위를 할 때 좀 이상한 자세로 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자위를 처음 하게 되는 경우, 자위하는 방법을 정확하게 몰라서 딱딱한 방바닥에 엎드린 채로 음경 위에 체중을 싣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좀 위험한 자세이다. 발기된 음경위에 체중을 실는다면 그만큼 음경내부의 압력이 커지면서 음경의 기능을 망가뜨려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으며 더 심한 경우에는 물풍선이 터지듯이 음경골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더 위험한 자위의 경우는 발기된 음경을 배쪽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다리쪽으로 향하게 하여 딱딱한 방바닥에 체중을 싣고 하는 경우이다. 이때는 배쪽에서 음경을 꼿꼿하게 세워주는 현수인대 (suspensory ligament)와 음경조직의 굉장한 잡아당기는 힘에 의해서 음경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대단히 높다.
이런 비슷한 경우가 이란의 Kermanshah라는 지역에서 많이 볼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발기된 음경을 빠르게 정상상태로 만들기 위해 손으로 발기된 음경을 아래로 휘게 하는 Taghaandan이라는 행위를 하는데, 이것이 앞서 이야기한 기전으로 음경골절을 일으키면서 그 지역에서는 보통 1주에 1명정도가 음경골절로 응급실을 찾는다고 한다. (참고문헌 2)

우리나라에서도 음경골절의 원인을 조사해보면 성관계와 자위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참고문헌 1)

음경골절은 비뇨기과에서 응급질환이다. 따라서 빠른시간내에 수술을 시행해야 골절로 인한 휴유증이 거의 없다. 성관계를 하거나 자위를 할 때 뚝 하는 소리와 함께 음경이 휘면서 시퍼렇게 멍들고 발기가 사그러진다면 바로 중단후 급히 병원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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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유달산, 등 외. 음경골절의 수술적 치료시 장기합병증 발생의 위험요소 분석. 대한남성과학회지 2004;22:14-18
2. Zargooshi J, et al. Penile fracture in Kermansha, Iran: report of 172 cases. J Urol 2000;164:364-6

Posted by 두빵
2010. 10. 20. 03:07

최근에 우리병원의 게시판으로 흥미로운 질문이 들어왔다. 요로결석으로 인해서 체외충격파쇄석술 시행시 보통 X-ray 즉 방사선을 조사하여 위치를 확인하고 이때 충격파를 주어 결석을 시행하는데 있어서 약 40분정도 시술을 시행한다면 그만큼 방사선조사가 많이 되어 위험하지 않느냐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체외충격파쇄석술을 시행할 때 40분 내내 방사선 조사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고 아주 가끔씩 위치 확인하기 위해 방사선 조사를 하기 때문에 이때 노출되는 방사선 양은 상당히 미미하다. 그래서 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자.

우리 인체에서 방사선에 대한 생물학적인 영향을 고려하여 여러 국제기구에서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이중 한가지는 국제방사선상호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이 있다. 이때 정량화된 방사선량이 필요한데, 인체의 생물학적인 영향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방사선량으로는 유효선량(effective dose)라는 것이 있다. 단위로는 시버트(Sv)나 렘(rem)등을 사용하는데 1mSv 는 100mrem과 같다.
일반적으로는 가슴 X-ray 한번 촬영할 때 약 100mrem 혹은 1mSv, CT의 경우 약 10mSv의 방사선량을 받는다고 한다.

(출처 : 원자력연수원(www.kntc.re.kr)의 '일상생활과 방사선'이라는 코너의 그림.
저작원에 문제가 된다면 지우겠습니다.)

물론 우리몸에 방사선이 받는다면 암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거의 상식에 속한다. 그러나 성인으로서 50mSv 이하의 방사선량에 피폭한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암의 증가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참고문헌 1)
또한 지구에서는 자연백그라운드라고 불리우는 자연방사선이 있는데 여기서 받는 유효선량은 1년에 약 2.5mSv정도 된다고 한다.(참고문헌 1)

그럼 요로결석으로 체외충격파쇄석술을 시행할 때 우리몸은 어느정도의 방사선량을 받을까?
실제적으로 환자에게 직접 요로결석으로 체외충격파쇄석술을 시행하여 방사선량을 측정하여 보니 적게는 0.75mSv에서 많게는 1.63mSv 정도 되었다고 한다. (참고문헌 2,3)
즉 우리가 건강검진 할 때 가슴 X-ray 찍는 정도의 방사선량 정도라는 것이다.

사실 방사선은 우리몸에 별로 좋지는 않기 때문에 많이 받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의학적인 검사나 치료를 위해 환자를 직접 진찰하는 의사의 전문적인 판단으로 이런 방사선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그 위험보다는 이것을 사용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요로결석도 마찬가지로 결석의 증상으로 인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이것으로 인한 합병증과 이것을 치료함으로서 받을 수 있는 방사선량으로 인한 위험을 비교해본다면 답은 자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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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국제방사선상호위원회(ICRP) 2001년 9월 가이드라인
2. Huda W, et al. Radiation doses in extracorporeal shock wave lithotripsy. Br J Radiol 1989;62:921–926
3. Sandilos P, et al. Radiation doses to patients from extracorporeal shock wave lithotripsy. Health Phys 2006;90:583-587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