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8. 11:31

비뇨기과는 진료실에서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성병을 진료하는 경우, 부부가 같이 진료실에 들어오면서 서로가 바람피웠다고 의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의사가 말 한마디 잘못하면 싸움의 빌미를 주기 때문에 상당히 곤란한 경우가 많다. 오늘도 환자분의 와이프가 산부인과 검진에서 gardnerella hominis가 나왔다고 남편을 의심하는 바람에 남편이 의기소침해서 내원하였는데,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고 간단한 검사후 보내드렸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일반적으로 성병, 즉 요도염이나 질염이 있다고 검사를 해서 확인하는 균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Neisseria gonorrhea와 Chlamydia trachomatis가 있다. 첫번째는 임질이라고 불리우는 대표적인 원인균이고, 두번째균은 임질이 아닌 비임균성 질환으로 대표적인 원인균이다. 둘다 성관계로 전파되는 대표적인 균들이다. 이외에도 성관계로 전파되는 균중의 하나가 Trichomonas vaginalis가 있다.

위의 원인균 말고 최근에는 분자수준의 검사가 일반 병원에서 가능하게 됨으로서 많이 발견되는 균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Mycoplasma genitalium 과 Mycoplasma hominis, Ureaplasma urealyticum , Gardnerella vaginalis 및 Candida 등이 있을 수 있다.

우선 Mycoplasma 균으로는 M. genitalium과 M. hominis가 있는데, 지금까지 연구결과는 Mycoplasma genitalium은 성병균으로 거의 확실하게 인정을 받고 있는 균으로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Mycoplasma hominis는 아직까지는 성병균의 원인균으로 인정을 거의 못 받고 있다. 즉 많은 연구를 해도 이것이 성병균의 원인이라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Ureaplasma urealyticum은 좀 특이한 균이다. 쉽게 말해서 절반은 성병균으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나머지 절반에서는 성병균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왜냐면 남성의 요도나 여성의 질내부에 Ureaplasma urealyticum이 원래 있을 수 있는 공생균 (normal flora)로 확인되기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이 균이 있다고 성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때는 의사의 직접적인 진찰을 통한 판단으로 이 균을 성병의 원인균으로 볼것인지를 확인한 뒤에 치료를 하면 된다.

Gardnerella vaginalis는 여성의 질 내부에 존재하는 균으로, 여성의 질염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세균성 질증의 원인균이다. 이것의 원인으로는 아직까지 잘 모르지만, 잦은 성관계를 하거나, 뒷물 혹은 질세정제를 쓰면서 여성의 질내부를 건강하게 해주는 유산균이 없어지고 이 균이 증식하게 되면서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에게서 세균성질염으로 Gardnerella vaginalis가 발견되었더라도 일반적으로는 성관계로 전파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성파트너에게까지 치료할 필요는 없다.

마지막으로 Candida 균은 칸디다질염의 원인균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Candida albican이다. 이것도 나이가 들면서 여성에게서 잘 발생할 수 있는데, 유발요인으로는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경구피임약을 사용하는 여성에게서 잘 발생하고, 이 균 또한 성관계로 전파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성파트너에게까지 치료할 필요는 없다.

결론을 말하자면, 여성이 Mycoplasma hominis 와 Gardnerella vaginalis 및 Candida 로 인한 질병일 경우에는 성관계로 전파될 수 있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남성파트너까지 치료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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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2011 성매개감염 진료지침

Posted by 두빵
2011. 7. 23. 02:18

성기주변이 가렵다고 하면서 진료실을 방문하면 혹시 사면발이가 있지 않을까 해서 긴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많은 경우가 성기주변에 공팜이가 피어있는 경우이다. 전문용어로는 완선, 혹은 음고부백선 (Tinea cruris)라고 이야기하는데 쉽게 말해서 사타구니와 성기주변으로 곰팡이가 피어있다고 보면 된다.

(사타구니에 생긴 곰팡이병변인 완선, 출처 : 위키피디아)

흔히들 집에 굴러다니는 스테로이드 연고가 많은데, 사타구니가 가렵다고 자주 거기에다가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곰팡이가 핀 경우에 스테로이드를 바르게 되면 일시적으로는 스테로이드 연고의 작용으로 가려움증이 해소되는 듯 하지만, 곧 스테로이드 작용으로 인해서 곰팡이병변이 오히려 더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약물오남용의 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경우이다.

성기주변의 곰팡이는 그럼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주로 발에 무좀이 있는 분들이 많은데, 무좀 또한 곰팡이 때문에 발생되는 질환이다. 이 곰팡이가 어떻게 하다가 성기쪽으로 전파되면서 사타구니쪽에서 번식하게 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내가 봐온 환자들 거의 대부분은 남성분들이었다. 꼭 비뇨기과라서 그렇다기 보다는 일반적으로 전체 환자를 보더라도 거의 대부분 남성분들인데, 아마도 남성분들이 무좀이 있는 경우가 많고, 특히 남성의 경우 정자를 생성하는 고환의 기능 때문에 고환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땀 배출을 잘하기 위한 표피면적이 넓은 음낭구조로 인해서 잘생기는 것 같다.
즉 다리 사이에 고환이 있음으로 인해서 여성보다 공간이 협소한데다가 고환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땀배출을 음낭에서 많이 하는데, 음낭피부로 나온 땀 배출이 공기중으로 빨리 빠져나가지 않는 경우에는 사타구니를 좀 습하게 만들면서 곰팡이가 잘 자랄 수 있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 여름철에 음낭이나 피부에서 땀배출이 많아지기 때문에 성기주변의 곰팡이가 잘 자라게 되고, 겨울에는 그런 땀배출이 적기 때문에 좀 호전되는 양상을 반복하게 된다. 오래 이런병변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사타구니에 착색을 남겨서 좀 약간 피부가 시꺼멓게 되는 경우도 있다.

성기주변의 곰팡이 즉 완선의 경우 이것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곰팡이를 죽일 수 있는 항진균성제제를 바르거나 먹으면 된다. 단 일시적으로 바르기 보다는 거의 1달 정도를 지속적으로 복용하거나 바르게 해야 한다.

성기주변의 곰팡이는 관리를 안하면 자꾸 재발하는게 골치인데, 재발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곰팡이가 살수 있는 조건을 없애주면 된다.
즉 성기와 사타구니 주변을 잘 씻어야 하지만, 더 중요한건 씻은뒤에 물기가 없도록 철저하게 잘 딲거나 말려서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음낭에서 땀배출이 잘 되지 않으면 주변이 축축하게 되어 곰팡이가 잘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밀착된 옷 즉 삼각팬티나 꽉끼는 바지 (청바지등등)를 멀리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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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두빵
2011. 7. 12. 19:28

요새는 하도 요로결석에 대해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서 그런지 몸안에 돌이 있다고 그러면 이것을 어떻게 없애야 하는지 여기에 집중하시는 환자분들이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것중의 하나가 전립선의 결석인데, 비뇨기과에서 이것저것 검사를 하다 보면 전립선에 결석을 확인하는 경우가 꽤 있다.

 


전립선에 생기는 결석의 성분을 조사해보니 아밀로이드 소체(corpora amylacea)에 칼슘 덩어리들이 뭉쳐서 생긴 것이라고 한다. 아밀로이드 소체는 주로 요도주위의 샘에서 만들어진 단백물질이다.

 

전립선결석은 주로 50대 이상의 남성에게서 자주 발견되지만, 정확한 빈도는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는 않다. 원인도 정확하게 모른다. 일부 연구에서는 염증이 전립선의 결석을 형성하는 인자중의 하나일수도 있다라고 하지만, 전립선결석이 반대로 염증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전립선에 결석이 있어도 대부분은 무증상인 경우가 가장 많다. 일부에서 증세가 있다고 하지만, 그런경우는 대부분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아주 드문 경우 전립선 결석이 굉장히 많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결핵등을 의심해 봐야 할 수도 있다.

 

전립선결석이 발견되면 치료가 필요할까?

 

우선 대부분에 속하는 무증상의 전립선결석은 치료할 필요가 전혀 없다.

또한 일부 증상이 있더라도 대부분은 전립선결석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동반된 질환 즉 전립선비대증이나 만성전립선염등이 있으면 그것을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전립선결석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오르지 수술적 치료 즉 경요도전립선절제술(TURP, transurethral resection of prostate) 등과 같은 수술적 방법 말고는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전립선에 결석이 있다고 해도 치료할 필요는 거의 없으므로 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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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두빵
2011. 6. 30. 11:34

최근에 자궁경부암이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자궁경부암예방백신으로 많은 치료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덕분에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관심들이 많아졌다. 진료실에서도 보면 여자친구 혹은 여배우자의 검사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가 나오거나 혹은 성기 사마귀가 있다고 관련된 남성분들이 비뇨기과를 방문하여 인유두종바이러스 (HPV) 를 검사하고자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Cervical Cancer Awareness PSA
Cervical Cancer Awareness PSA by KWDesigns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이렇게 방문하는 경우 비뇨기과에서는 대부분 의사의 직접적인 진찰로 성기주변에 성기곤지름같은 그런 병변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주로 하면서 기타 다른 성병이 있는지 확인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인들이 성기곤지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병변도 의사가 보면 성기곤지름인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남성에게서는 직접적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를 검사하지 않을까?

사실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 검사를 할 때 자궁경부를 솔 같은 것으로 피가 나올정도로 박박 긁어서 세포를 얻어서 그것으로 자궁경부에 대한 검사를 한다. 이런경우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검사를 할 수가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의 대부분의 원인이라는 결과가 밝혀져 있기 때문에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검사를 하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에도 자궁경부 이외에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있는지 검사하는 방법은 아직까지 신뢰할수 있는 검사방법은 없다.

마찬가지로 남성의 경우 자궁경부같이 암이 발생될 수 있는 정해진 위치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즉 성기곤지름의 경우 남성의 성기 이곳저곳에 다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생길수 있는 모든 위치, 즉 항문, 고환, 음경, 귀두, 음모부분의 넓은 부위를 앞서 이야기한 솔 같은것으로 피가 나올정도로 박박 긁어서 세포를 구분해서 검사실로 보내야 하는데, 그게 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게 하더라도 검사결과가 신뢰할 수 있는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검사방법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동성애자들의 경우 항문암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항문암 조기 발견을 위해 항문주위를 검사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또한 어떤 의사들은 염색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이상세포를 염색해서 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것도 그리 신통치는 못하다.

결론적으로 남성에게서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은 실험실에서 연구목적으로 하는 방법이 있지만,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신뢰할만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남성에게서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설사 있더라도 대부분은 사마귀 등의 아무런 증세를 일으키지 않으며, 그것도 1-2년정도 지나면 자연적으로 남성의 몸에서 없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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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