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8. 13:15

이전에도 음경만곡증과 페이로니씨병(Peyronie’s disease)가 의미하는 것은 다르다라고 블로그 글을 쓰긴 했는데, 최근에 서울대의 성폭행사건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이유가 페이로니씨병으로 알려지면서 페이로니씨병에 대한 문의가 좀 있었다. 트위터에서도 묻는 분들이 있어서 이전 글은 음경만곡증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이번에는 페이로니씨병에 초점을 맞추어서 써보기로 한다.

                                             (사진 출처 : www.drridwan.com)

이전 글에도 말했지만, 음경만곡증은 단순히 음경이 휘어지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원인은 정상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상당히 다양하다. 이중 아주 일부의 원인중의 하나가 페이로니씨병이다.

페이로니씨병은 1743년 프랑스의 페이로니 의사가 처음 기술한 병으로, 아직 그 원인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다. 아마도 성관계시 음경에 힘을 받을 때 음경의 백색막(tunica albuginea)조직에 미세한 상처나 균열이 발생되고 이것의 염증반응으로 백색막에 섬유화(fibrosis)가 진행되면서 음경조직의 신축성이 없어져서 결국은 음경이 발기되었을 때 섬유화가 진행된쪽으로 휘어지는 병이다. 이 섬유화는 주로 음경의 12시방향에 생긴다고 한다.
통계학적으로는 남성의 1% 이내에 페이로니씨병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주로 발생되는 평균연령은 53세라고 알려져 있다.

페이로니씨병은 크게 두가지 경과로 나누어지는데, 첫번째는 염증이 진행되는 기간으로 이때는 발기할때마다 음경에 통증이 있으면서 음경이 휘어지는 증세가 있고, 두번째는 완전히 섬유화가 진행되어 통증은 없으면서 발기시 음경이 휘어지는것만 있는 경우이다. 그러나 반드시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고 1/3 환자에서는 바로 통증없이 음경이 휘어지는 경우를 경험하기도 한다.

페이로니씨병의 증상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수 있는데, 발기시 통증이 있을 수 있고, 발기시 음경이 구부러지고 심하면 발기가 안되었을때도 음경이 구부러진게 보일수 있고, 마지막으로 발기부전이 생길수 있다. 물론 심하게 음경이 구부러지면 성관계를 못할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경우는 정신적인 충격도 고려해야 한다.

각각의 증상에 따라 치료방법이 좀 달라질 수 있는데, 약물치료부터 시작이 가능하고, 섬유화가 있는 부분에 직접 주사치료를 하거나 최종적으로는 섬유화가 된곳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페이로니씨병에 대해서 수많은 치료방법이 나와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효과를 보고 있는 치료법은 없는 상태로 각기 증상에 따라 환자에 대한 치료방법이 많이 다르다. 그러나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다고 낙담하기는 이르고, 꾸준히 치료를 한다면 완전히 정상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렵지만, 어느정도 성관계를 할수 있는 정도로 치료가 가능하므로 페이로니씨병이 있다고 너무 낙담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참고책 : Campbell's Urology 10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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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9 - 음경만곡증이란?

Posted by 두빵
2012. 2. 4. 01:12

간혹 진료실에서 보면 어린 남자아이의 고추 끝이 잘 벌어지지 않는데, 주위에서 남자아이 고추는 끝을 잘 벌려서 안쪽까지 잘 씻어야 하는데 안된다고 하소연하는 부모님들이 계신다. 일부 의료쪽에 관련된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인터넷 등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에서 고추 끝이 잘 벌려서 안쪽까지 닦아주어야 청결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청결이 너무 과한 느낌이다.

(그림 출처 : 국가건강정보포탈 사이트)

포경수술을 하지 않았을 때 귀두(glans) 앞부분까지 피부가 덮여있는 것을 포피(prepuce or foreskin)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태어날 때에는 당연히 그 포피의 구멍이 아주 작아서 귀두가 전혀 보이지가 않는다. 남자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포피의 구멍이 조금씩 넓어지는데, 이것은 남자아이의 고추가 이따금씩 발기가 자동적으로 되면서 포피를 밀어내서 넓어지기도 하고, 포피안쪽 피부가 각질화(keratinization)되면서 포피구멍이 넓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정상적으로는 나이가 5세에서 10세 사이에 포피구멍이 완전히 넓어지면서 귀두가 완전하게 드러나게 되고, 포피와 귀두가 붙은 것도 떨어지게 된다.
물론 이때가 지나도 포피구멍이 완전히 넓어지지 않아서 귀두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때는 포경수술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를 포경 (phimosis)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렇게 되는 원인은 포피피부가 상처를 입으면서 그 탄력이 없어져서 발생되는데, 귀두포피염(balanoposthitis)라고 하는 염증 때문에 포피가 상처를 입고 포경이 되는 경우도 있고, 일부러 포피를 완전하게 귀두뒤로 힘을 주어 하는 경우에도 상처를 입어서 오히려 포경이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일부러 귀두뒤로 포피를 힘을주어 위치시키는 건 정상피부에 상처를 주어 오히려 포경을 일으키므로 안하는 것이 좋다. 그냥 놔두어도 정상적으로 포피구멍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럼 귀두가 잘 드러나지 않는 남자아이의 고추는 어떻게 씻겨야 할까?

1. 포피가 전혀 귀두뒤로 젖혀지지 않는 경우에는 일부러 안쪽까지 씻길 필요가 없다.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2. 성장하면서 포피가 조금씩 젖혀진다면 아이에게 소변을 볼때나 목욕을 할 때 포피를 부드럽게 젖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이때 포피를 젖힐 때 아플정도까지 하면 안되고 자연스럽게 젖혀지는 정도까지만 하도록 교육한다.

3. 씻고 난뒤에는 타올등으로 잘 닦아주고 젖힌 포피를 다시 정상위치로, 반드시 귀두 앞으로 젖히도록 한다.

다시 말하지만 안벌어지는 포피를 일부러 젖힐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고, 안벌어지는 포피 안쪽까지 닦을려고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그런 행동들이 정상 포피에 상처를 주어 포경을 조장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 McGregor TB, Pike JG, Leonard MP. Pathologic and physiologic phimosis: approach to the phimotic foreskin.  Can Fam Physician. 2007;53:445-448

Posted by 두빵
2012. 1. 1. 22:41

며칠전 운동을 많이 하는 젊은 남성이 여성형유방(gynecomastia, 여유증)을 호소하면서 내원하였다. 보통은 단순히 젖이 크다고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서 혹시나 하면서 보니 정말 여성형유방으로 확인되어 우선 운동하면서 여러가지 운동보조제를 먹길래 그거부터 끊어보고 다시 보자고 돌려 보냈다.

일반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여성형유방(gynecomastia, 여유증)은 사실 좀 잘못알고 있다. 단순히 남성이 살이 쪄서 여성의 유방처럼 남성의 젖꼭지(유륜) 주위가 툭 튀어 나온 것을 보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엄밀히 말하면 비만의 일종으로 젖꼭지(유룬) 주위에 그냥 지방조직이 비대해 있는 것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의학용어로는 pseudogynecomastia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이건 단순히 살빼야 하는 미용적인 문제로 심하면 국소부위의 살을 빼는 지방흡입술(liposuction)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위키피디아 여성형유방(gynecomastia)난에 있는 사진,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이건 의학적인 여성형유방이 아니라 그냥 비만때문에 유방주위에 지방조직이 많이 쌓여 생긴 pseudogynecomastia 인것 같다.)

의학적으로 말하는 여성형유방(gynecomastia, 여유증)은 실제로 젖이 나오는 젖꼭지(유룬) 내부의 샘(gland, 유선) 조직이 비대해 있는 경우로 이건 젖꼭지 주위 일부가 유선조직으로 인해서 조그맣게 튀어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잘 안보이는 경우도 많은데,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직접 유륜주위를 만져서 피부 내부에 혹처럼 보이는 유선조직이 만져지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보통은 그냥 여성형유방처럼 보인다고 내원하기도 하는데, 많은 경우에 있어서 젖꼭지주변이 갑자기 아프다고 하면서 내원하는 경우도 많다.

남성에게서 여성형유방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잘 모르지만 남성내부의 남성호르몬 및 여성호르몬의 불균형 때문에 발생된다고 생각되고 있고, 정상적으로 성장하면서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신생아기(neonatal)에 60~90%, 청소년기(pubertal)에 50~60% 그리고 50~69세에 약 70%까지 잘 발생된다고 한다.

또한 많은 경우가 흔히 복용하고 있는 약물 때문에 발생되는데, 성호르몬을 교란할 수 있는 약물로 전립선치료약, 소화제 및 고혈압제제, 정신과약, 에이즈치료약, 곰팡이치료제 등등이 있고 운동선수들이 먹는 보조제때문에도 발생할 수가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간질환, 신장질환 및 갑상선질환 그리고 고환종양 때문에도 발생할 수가 있다.

따라서 치료는 보통 임상적으로 성장하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여성형유방이 생겼다면 그냥 경과를 지켜보면 어느순간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약물로 발생한 경우라면 그 해당약물을 중단해야 여성형유방이 호전될 것이다. 또한 신장 및 간 혹은 갑상선 그리고 고환에 문제가 있는지 검사를 해보는 것도 있을 수 있겠다.

이도 저도 안된다면 약물요법을 시행해볼수 있는데, 약물요법으로도 잘 치료가 안된다면 수술로 여성형유방을 일으키는 유선조직을 아예 제거할 수도 있다.

여성형유방 증세가 있는 경우 1%에서는 남성에게서도 유방암이 발생할 수도 있고, 약 3%에서는 내분비계 종양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여성형유방 진찰시에 이런 암이 의심된다면 남성에게도 유방촬영 및 다양한 검사를 시행해 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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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7 - 회춘하기 위한 DHEA 복용의 득과 실은?
2009/04/24 - 우리 몸에서는 남녀 구분없이 여성호르몬 및 남성호르몬이 있습니다.

[참고]
Johnson RE, Murad MH. Gynecomastia: pathophysiology, evaluation, and management. Mayo Clin Proc 2009;84:1010-1015

Posted by 두빵
2011. 12. 26. 03:49

최근 카카오톡으로 돌아다니는 항정자항체에 대한 황당한 이야기가 돌아다니는 것을 봤다. 상당히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던데, 한번 읽어보고 이 글을 지은 분의 상당한 상상력에 매우 놀랐다. 대부분 이런 글에 현혹되는 분들이 많고 자주 물어보는 분들이 많아서 이에 대해서 잠시 의학적인 근거를 밝히고자 한다.

                                             (image source : wikipedia)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 ASA)는 원래 의학내용중 불임을 공부하는 난에 아주 일부분, 즉 불임이 있을 수 있는 수많은 원인중에 한가지로 밝혀져 있으며, 다른 문제가 없을 때 한번쯤은 검사를 해볼수도 (반드시는 아니다.) 있는 검사이다.

보통 불임부부들의 약 9-12.8%에서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가 발견되고, 정상적으로 아이를 가진 부부들에게는 약 1-2.5%정도에서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가 발견된다고 한다. 이 항정자 항체(antisperm antibody)는 주로 남성과 여성의 혈액에 존재하며, 남성에게서는 정액에도 발견되기도 하고,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액이나 황체액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의학적인 사실은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의 역가(titer)가 높으면 임신이 잘 안될수도 있다는 거다. 즉 낮은 역가의 항정자항체의 경우에는 임신에 별 영향이 없지만, 아주 높은 항정자항체를 부부중에 가지고 있다면 부부가 정상일지라도 임신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의학적인 사실이다.

항정자 항체가 많으면 정액에 혹은 자궁경부액에 항정자항체의 수가 많고, 이것이 정자의 정상적인 주행을 방해하고 난자와 수정까지도 방해하기 때문으로 지금 생각하고 있다. 항정자항체가 임신을 정말로 방해하는 항체가 있고, 임신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또다른 항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이것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는 없다.

자, 그럼 만일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가 많다면 의학적으로는 어떻게 치료할까?
항정자항체가 정자의 주행경로와 수정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과정을 뛰어 넘으면 된다. 즉 인공수정 기술로 난자와 정자를 시험관에서 수정시켜 놓고, 이것을 자궁에 착상시키면 별 문제가 없다.
이런 인공수정방법으로는 intrauterine insemination (IUI, 정자를 인공적으로 자궁내로 삽입해주는 인공수정기술) 과 ICSI (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정자의 핵을 난자세포질에 직접 바늘로 삽입해서 넣어주고 이 수정체를 자궁에 착상해주는 인공수정기술)이 있다.

즉 항정자항체가 있더라도 이런 인공수정기술로 극복될수 있기 때문에 초창기에 항정자항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거의 연구를 잘 안하는 분야로 전락되고 있다.

자. 그럼 황당한 이야기를 한번 비평해보자.

첫번째로 여성이 만일 성관계를 하면 할수록 이 항정자항체가 증가될까?
여성과 남성이 성관계를 할 때 의학적으로는 여성의 질 내부에 염증세포들이 갑자기 증가되면서 남성의 정액에 있는 항체를 막는 방어기전을 보인다. 따라서 대부분의 여성에게서는 성관계를 많이 해도 항정자항체가 안생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남성의 정액의 성분 중에 TGF-b가 여성의 항정자항체 형성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이성분의 농도가 얼마나 되어야 항정자항체가 형성되는지도 아직 모르고, 더군다나 항정자항체가 있더라도 이것이 만일 한번이라도 한 성관계의 표시가 되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모른다.

두번째로 항체 종류가 14종이라고 해서 성관계한 남성이 14명이나 존재할까?
항정자항체는 현재까지의 검사방법은 이것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수 있고, 이것의 역가(titer)가 어느정도 높은지를 알수만 있을 뿐, 각 남성의 항체에 반응하는 항정자항체를 모두 구별할 수는 없다. 즉 하나의 항정자항체를 검사하여 그 수치를 나타낼 뿐이다. 14종의 항체종류라는 것은 아예 없다. 항체의 종류가 있기는 한데, 이것은 성관계한 남성의 숫자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항체의 일반적인 종류로 IgG, IgM, IgA로 약 세종류의 항체 종류가 있고, 한 항원에 대해서 각각 3 종류의 항체가 모두 발생한다.

세번째로 이 항정자항체(antisperm antibody)가 있으면 임신이 아예 안될까?
물론 이전에 말했듯이 항정자항체의 역가가 아주 높으면 임신이 잘 안될 수는 있다. 그러나 임신임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항정자항체의 역가가 아주 높더라도 임신이 되는 경우도 있고, 낮은 역가의 항정자항체는 임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만일 항정자항체의 역가가 아주 높더라도 이전에 말한 인공수정 기술로 임신이 가능하다.

인터넷이나 카카오톡으로 오는 이러한 괴담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한다.


[참고문헌]
Chamley LW, Clarke GN. Antisperm antibodies and conception. Semin Immunopathol 2007;29:169-184


* 혹시 인터넷 혹은 카카오톡의 항정자항체에 대한 괴담을 아직 보지 못한 분은 아래를 보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