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1. 07:44

자주 방광염에 걸려서 오는 여성 환자가 몇명 있는데, 그중 한 환자가 최근에 크랜베리쥬스에 대해서 문의한적이 있었다.
"크랜베리쥬스를 먹으면 방광염에 도움이 되나요?"
"약간 도움이 되기도 하는데, 근데 약먹는 것이 더 좋죠."

실제로 크랜베리쥬스의 광고를 할때 요로감염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광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어떤 경우일까?

우선 크랜베리는 우리나라에서는 꽤 생소하지만, 미국등에서는 포도처럼 잘 알려진 과일이다. 실제로 나역시 이 크랜베리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이 크랜베리가 1962년도에 요로감염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발표된 이후부터 크랜베리를 이용하여 요로감염을 치료 혹은 예방하고자 하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발표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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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by colodio at flickr.com)

크랜베리가 그럼 어떤 기전으로 요로감염에 효과적으로 작용할까?
요로감염의 약 80% 이상은 보통 대장균때문에 발생하는데, 대장균이 방광이나 요관, 신장의 세포에 붙어 기어올라갈 수 있는 발 (정확하게 말하자면 type 1 fimbriae 혹은 P fimbriae) 을 가지고 있어 요로감염이 생긴다. 크랜베리쥬스를 먹으면 크랜베리쥬스 속에 있는 과당이나 여러 성분이 앞서 이야기한 대장균의 발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으로 현재 밝혀지고 있다. (참고 1)

그러나 위와 같은 이론과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다르다.
그럼 실제로 크랜베리쥬스를 먹으면 실제로 요로감염에 효과적일까?

지금까지 나온 연구결과를 모두 종합하여 나온 결론은 특별한 이상이 없는 젊은 여성의 요로감염의 빈도를 1년의 기간동안에 약 35%정도로 감소시켜 준다는 것이다. 현재 요로감염이 있거나,  남성이거나, 신장이나 방광에 해부학적이나 기능이상이 있는 여성이거나, 혹은 나이가 많은 여성의 경우에는 크랜베리쥬스를 먹어도 예방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참고 2,3)

 부작용은 어떨까? 자연식품이라서 부작용이 전혀 없을까?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보면 크랜베리쥬스를 지속적으로 먹음으로 인해서 많은 경우 속쓰림등을 호소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복용으로 과잉의 칼로리 섭취로 안한 비만 등을 호소하여 환자들중 약 절반정도가 크랜베리쥬스의 복용을 중단한다고 한다. (참고 1)

또한 아직까지 크랜베리쥬스를 하루에 어느정도 마셔야 하는지 정해진 양이 없고 (보통의 연구에서는 150ml에서 400ml까지 있으며 하루 약 300ml정도 복용하는 연구가 가장 많다.), 이에 대한 비용도 좀 든다. 인터넷으로 보니 크랜베리쥬스 3리터가 약 1만원정도 하는 것 같은데, 그럼 하루 300ml 복용한다고 하면 한달에 약 3만원정도로 계산된다.

특히 뇌경색이나 심장질환등으로 와파린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크랜베리쥬스는 와파린의 기능을 더 강화시켜 비록 일시적이라고 하지만, 출혈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삼가하는 것이 좋겠다. (참고 4,5)

 

<참고문헌>
1. Cimolai N, et al. The cranberry and the urinary tract. Eur J Clin Microbiol Infect Dis 2007;26):767-776
2. Guay DR. Cranberry and urinary tract infections. Drugs 2009;69:775-807
3. Jepson RG, et al. Cranberries for preventing urinary tract infections.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08 Jan 23;(1):CD001321
4. Paeng CH, Interaction between warfarin and cranberry juice. Clin Ther 2007;29:1730-1735
5. Ansell J, et al. The absence of an interaction between warfarin and cranberry juice: a randomized, double-blind trial. J Clin Pharmacol 2009;49:824-830

Posted by 두빵
2009. 9. 14. 01:27

이전에도 포스팅을 한번 했지만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육상선수인 세메냐가 간성 혹은 양성자(intersex)로 밝혀져서 논란이 되는 것 같다. 종합해보면 남성호르몬이 일반 여성보다는 3배정도 많고 고환이 있으면서 자궁과 난소가 없다는 것.....

의사라면 이정도 힌트만 있으면 대부분 질병을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가능성이 있는 답은 안드로겐 불감 증후군 (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 or testicular feminization syndrome)이라는 것이다.

근데 그렇게 넘어가려고 하다가 며칠전 한 블로그 방문자가 안드로겐불감증후군은 완전 여성의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세메냐는 거의 남성이라서 안드로겐 불감증후군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뭐...사람에 따라서는 세메냐가 남성에 가까울 수도 있고, 여성에게 가까울 수도 있겠다. (^.^) 그래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원래 이전에는 고환 여성화증후군(testicular feminization syndrome)이라고 불려졌었다. 즉 고환이 있으면서 외모가 완벽한 여자인 경우를 일컬었는데, 그 기전이 밝혀지면서 점차 이 용어는 잘 쓰지 않게 되고 최근에는 안드로겐 불감증후군 (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런 환자의 유전자형은 원래 46 XY (좀더 정확하게 말해서는 46 XY, SRY+)로 유전자형으로는 남자이지만, Y(좀더 정확하게는 SRY)유전자가 고환까지 만들지만 고환에서 만들어진 남성호르몬에 우리몸에 작용하여 우리몸이 남성으로 변해야 하는데, 남성호르몬이 우리몸에 작용하지 못해서 우리몸은 여성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원래 우리몸은 남성호르몬이 작용하지 않으면 여성으로 되도록 방향이 정해져 있다.)

자 그럼 남성호르몬이 우리몸에 작용을 어느정도 하는지에 따라서......

                                  남성호르몬 작용정도
0%                                           50%                                          100%
<------------------------------------------------------------------->
여성                                         간성                                            남성

으로 외모가 변하게 된다.
따라서 남성호르몬이 전혀 작용하지 않으면 아무리 유전자가 남성이라고 하더라도 (XY, SRY+) 외모는 여성이고 (이때를 완전 안드로겐 불감증후군), 남성호르몬이 조금이라도 우리몸에 작용하여 우리몸의 일부를 남성형으로 만든다면 간성이 되는 것이다. (불완전 안드로겐 불감증후군)

아마도 세메냐는 추측건데 남성호르몬이 완전히 작용을 못하는게 아니라 일부 작용을 하기 때문에 저 그림에서 약간 남성쪽으로 기울여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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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가 똥배가 나온 것일까? 아니면 여자가 임신한 것일까?
                                                       출처 : by Kacnos at flickr.com)


그러나 인간의 성은 신체의 성뿐만 아니라 길러진 성도 무시를 하지 못한다. 길러진 성 이외에도 요새 음지에서 양지로 활동하는 트랜스젠더처럼 정상적인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성을 바꾸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세메냐는 자신이 남성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안드로겐불감증후군이 발견되는 때가 보통 여자인데 사춘기가 지나더라도 생리를 하지 않아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생리불순으로 넘어갔을 수 있다.

하여간 세메냐는 지금까지 길러진 성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으로 계속 대우받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단 한가지 치료가 남아 있다. 몸속에 있는 고환은 나중에 암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제거를 해야만 할 것이다. (그외 자잘한 치료는 몇가지가 있지만 너무 깊게 들어가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한다.) 물론 자궁이 없기 때문에 임신은 하지 못할 것이다.

세계육상협회에서 이에 대해 전문가의 입장을 다시 들어본다고 하므로 좀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기대해본다.

<관련글>
2009/08/28 - Y 염색체를 가지면 항상 남성일까?
2009/08/17 - 레이디가가는 여성일까? 남성일까?
2009/04/24 - 우리 몸에서는 남녀 구분없이 여성호르몬 및 남성호르몬이 있습니다.


Posted by 두빵
2009. 9. 11. 00:33

관음증을 가진다는 것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잘 모르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일부분의 관음증을 가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꼭 성적인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트루먼쇼'에서 보듯이 다른사람의 일상생활을 훔쳐보는 것도 하나의 관음증일 것이다. 특히 성적인 분야에서 관음증은 이제는 우리사회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그렇고 그런(?) 사진을 하나라도 보지 못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의료계에서도 그런 관음증이 존재한다. 일반적인 관음증이 아니라 학문적인 관음증인데, 성관계시 우리몸의 내부의 성기들이 어떻게 움직일까라는 그런 궁금증이었다.

누구나 다 아는 마당발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여기서 빠질 수가 없는데, 남녀의 성관계시의 장면을 스케치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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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참고문헌)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참 황당하기도 한데, 남성의 정자가 뇌에서 척추를 타고 성기로 나오는 것으로 그렸으며 여성의 젖도 여성의 골반과 연결되어 있다고 그리고 있다.

지금은 의료계에서도 첨단장비들이 많이 있는데, 이중 내부의 성기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것으로는 MRI가 있다.  MRI를 찍어본 분들은 알겠지만, MRI는 상당히 좁은 구멍으로 사람이 들어가 찍는 순간에 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견뎌내야 한다. 따라서 두사람의 성관계를 MRI로 찍는다는 것을 감히 생각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이러한 생각을 현실로 만든 의사들이 있다.

네덜란드에서 행해진 연구인데, MRI의 그 좁은 구멍에 남녀를 집어넣고 성관계하면서 중간중간에 MRI를 찍어 성관계시 내부의 성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였다고 한다. 그것도 한쌍만 찍은 것이 아니라 총 8쌍과 3명의 여성을 찍었다고 한다....(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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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참고문헌)

자 ....그럼 성관계시 내부의 성기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MRI로 보면,
1. 남성의 음경(페니스)가 약 120도 로 꺽여서 여성의 성기로 들어가며 남성의 음경이 여성의 자궁의 위치를 반대로 변하게 한다.
2. 여성의 골반뼈가 남성의 골반뼈보다 약 4cm 정도 위쪽으로 위치해 있다.
3. 남성의 음경이 여성의 방광쪽에 있는 질(anterior vagina)를 자극한다.
4. 이로 인해 자궁은 약 2.4cm정도 위치가 상승한다.
5. G-spot이나 여성사정을 일으킬만한 구조물을 찾지 못했다.

라고 한다.

유트부에서도 MRI SEX라고 돌아다니는 동영상이 있는데, 보니 아마도 이 연구에서 찍은 화면을 가지고 만든 것 같다. 굉장하지 않은가?




참고 : Schultz WW, et 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of male and female genitals during coitus and female sexual arousal. BMJ 1999;319:1596-600

Posted by 두빵
2009. 9. 8. 00:56
이게 뭔 말인지...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떡밥이냐구요? ^.^

원래 신종플루가 첨 유행할때만 하더라도 비뇨기과라서 별 상관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내과나 소아과 선생님들이 참 힘드시겠다...라는 생각만 피상적으로 했었는데요.

오늘 한 젊은 여성환자가 열난다고 비뇨기과에 오셔서 하는말....
"이거 신종플루 아녀요?"
"네? 신종플루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아니 신종플루가 열난다고 하니까...그리고 몸도 기운이 없고..속이 안좋아요..."

속으로 '아니 신종플루가 의심된다고 생각되면 내과로 가야지 왜 비뇨기과로 오는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우선 소변검사나 한번 합시다...."


좀 있다가 소변검사를 확인하니......염증이 무척 많았다. 순간 의심이 들어
"등좀 한번 두드릴께요.... 여기가 아파요? 아님 여기가 아파요?"
"왼쪽이 좀 많이 아프네요...."
"이거 신종플루가 아니라 급성신우신염 같은데요....약좀 먹어야 될 것 같아요..."

순간 환자가
"아....내과에서도 그런말을 했던것 같아요..."
그러면서 핸드백에서 접힌 종이를 펴 보여주는데, 거기 보니 선명한 내과 선생님 글씨로.....

"R/O APN"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했던가....
왜 오시면서 내과들렸다 오셨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제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처럼 보이는 비뇨기과에서도 신종플루를 한번은 생각해야 될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발열증세가 있는 질환이 전혀 없는 과는 신종플루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쓰고 나서 보니 떡밥이라서.....^.^

<관련글>
2009/08/20 - 급성신우신염은 정상적인 젊은 여성에서 잘 생깁니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