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 16:21

최근에 가장 회자되고 있는 사건중의 하나는 "나영이사건"이지 않을까 싶다.
나역시 우연히 TV를 보다가 시사기획 "쌈"을 봤었는데, 거기서 그 나영이를 봤었다. 그때 우리 와이프 역시 분개하면서 한동안 나에게도 엄청난 잔소리를 했던 기억이 있다.
언젠가는 모르지만, 아마도 내 기억으로는 시사기획 쌈으로 생각을 하는데, 방송국에서 전화가 온적이 있다. 내가 이전에 쓴 글인 '화학적 거세'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아마도 나영이사건때문이었던 것 같은데....아쉽게도 인터뷰는 불발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영이 사건 당사자가 그렸다는 그림..... 출처 : 중앙일보)

요새 그 사건의 피의자의 형량에 대해서 왈가왈부 말이 많고 특히 성폭행범에 대한 거세에 대한 내용이 굉장히 많아졌다.

거세를 하는 방법은 이전 포스팅에서도 한번 언급을 했듯이 수술적 거세방법과 화학적 거세방법으로 나누어진다. 원래는 의학적인 용도로 전립선암을 치료하기 위해 쓰는 방법이었는데, 이것이 응용된 것중의 하나가 성폭행범에 대한 거세이다.

그럼 과연 성폭행범에 대해 거세를 하면 이후에는 성범죄 재발이 줄어들 수 있을까?

우선 의학적으로 한번 살펴보자.
고환암에 걸린 환자의 치료는 우선 고환을 제거하는 것이 치료인데,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고환암으로 양측 고환을 수술적으로 제거한 이후 설문지를 통해서 성욕의 감소를 확인하였으며 가장 최근의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증명되었다. (참고1)

그러나 야한 비디오를 보여주고 발기가 되는지를 검사해봤을 때는 양측 고환을 수술적으로 제거하더라도 거의 모두 발기가 잘 됨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참고 2)

보통 고환암은 젊은 환자에게 잘생기는데, 나이가 좀 든 환자에서는 그럼 어떨까?
전립선암 치료에서도 고환을 제거하거나 약을 투여하여 남성호르몬을 제거하는데, 이것을 이용하여 검사를 해보니 평균 67세의 환자에서도 물론 설문지에서는 성욕의 감소가 증명되었으나, 약 25% 환자에서는 야한 비디오를 보여주었을때 발기가 잘되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참고 3)

종합해보면 설문지를 통해서 검사한 것을 보면 거세를 하면 성욕의 감소는 대부분 증명되었으나 야한 장면을 봤을때 음경의 발기는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실제적으로 성폭행범에 대해 성범죄 재발이 줄어들었을까?

1929년에 덴마크를 필두로 주로 유럽에서 성폭행범에게 거세를 하는 법이 만들어졌는데 가장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아직까지 약간 논란은 있지만, 아무것도 안했을때 성범죄 재발률이 17.5%였지만, 화학적 거세나 수술적 거세를 했을때 재발률은 11.1%로 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참고 4)
추가적으로 수술적 거세가 가장 효과를 보였고, 약물투여를 통한 화학적 거세는 그 다음으로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대통령도 관심을 가졌다고 하니 좀 더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본다.


<이전 관련 포스팅>
2008/09/09 - 아동성폭행범에게 시행하는 화학적 거세란 무엇일까?



<참고문헌>
1. Eberhard J, et al. Sexual function in men treated for testicular cancer. J Sex Med 2009;6:1979-1989
2.van Basten JP, et al. Objective and subjective effects of treatment for testicular cancer on sexual function. BJU Int 1999;84:671-678
3. Greenstein A, et al. Visually stimulated erection in castrated men. J Urol 1995;153:650-652
4. Schmucker M, et al. Does sexual offender treatment work? A systematic review of outcome evaluations. Psicothema 2008;20:10-19

Posted by 두빵
2009. 9. 28. 00:08

요새 지하철에서 출퇴근하면서 읽고 있는 책 중의 하나는 '야성적 충동'이라는 책이다. 이 책의 한 문구인 '뱀기름'이라는 단어를 접하고 나서 뱀기름의 의미가 궁금했었는데, 최근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뱀기름 즉, snake oil이라는 말은 원래 미국의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할 당시 같이 철도 노역에 투입된 중국인 노동자들이 뱀기름을 발랐다는 것에서 나왔다. 백인들도 힘에 부치는 일을 중국인이 별 문제없이 일을 했기 때문에 뱀기름때문으로 생각했던 미국인들은 뱀기름이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했었다. 그중 누군가가 상품으로 이것을 팔기 시작했지만, 뱀기름을 바른 수많은 미국인들이 효과없음을 확인후 이때부터 뱀기름 (snake oil)은 '엉터리'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한다.

며칠전 나의 홈페이지로부터 한분이 Dr. Maxman에 대한 것을 문의하였다. 홈페이지로 들어가 보니 화려한(?) 사진과 함께 이 약을 먹음으로서 성기가 커진다는 내용이 가득하였다. 이 홈페이지를 보자 마자 든 생각은 최근 알게 된 뱀기름이라는 것이다.

조목 조목 따져보자.

우선 그 홈페이지에 나온 사진들.....과연 그게 성기가 커졌다는 것을 증명할까?
사진을 잘 찍는 사람들이 보면 당연히 알겠지만, 먹기전 사진을 약간 확대하거나 약간 비스듬하게 찍어 먹은 후에 성기가 길어지거나 커지는 것처럼 오인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유명한 비뇨기과 의사로 나오는 George Acuilar라는 의사는 아직 내가 들어보지 못했다. 유명한 비뇨기과의사가 아니라서 그럴까...해서 의생물학 데이터베이스인 pubmed에서도 이름으로 검색했는데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100% 자연산이고 절대 부작용이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 봐서도 뱀기름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어느 회사인지 좀 궁금해서 홈페이지에서 회사주소를 한참 찾아보았는데,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성분은 비타민 E 소량과 소야(soya) 성분이 약간 있고, 그외 Mucuna pruriens, , Asteracantha longifolia, Pueraria tuberosa, Withania somnifera, Tribulus terrestris, Albizzia lebbeck 등이 있다고 한다.
이런 풀뿌리 성분으로 과연 성기가 커질 수 있을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내용으로는 위의 성분이 성기를 이루고 있는 corpora cavernosa의 세포를 증가시킨다고 하는데, 누구 유행하는 말로 말하자면......

"커지기는 개뿔!!!!"

"커지기는 개뿔!!!!"

아니....이번에 배운 좀 고상한 언어로 말해야지....

"Dr. maxman은 뱀기름입니다."

Posted by 두빵
2009. 9. 26. 00:39

이전에도 한번 블로그에서 말했지만, 비아그라라는 약이 등장했을때 굉장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발기부전에 대한 구구한 비뇨기과 진단방법을 비아그라 알약 하나가 일시에 다 바꿔버렸으니까....

올해로 비아그라 탄생 10주년이 되면서 신문기사에도 비아그라 소식들이 요새 회자되고 있는 것 같다. 그 와중에 자주 가는 바이오매니아님이 갑자기 숙제를 주는 바람에 잠시 기사를 읽고 있는 와중에 흥미로운 글이 있었다.

비아그라가 꽃도 시들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일반적으로 공해물질로 알려진 일산화질소 혹은 산화질소 (NO)는 우리몸 체내에서는 혈관을 확장시키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일산화질소 혹은 산화질소를 체내에서 증가시켜서 발기를 돕는 약이 비아그라이다.

1998년에 오스트레일리아와 이스라엘 연구자들이 과일이나 채소, 잘린 꽃에서 일산화질소(NO)의 농도가 희미해질수록 더 시들고, 외부에서 일산화질소 (NO)를 외부에서 공급해주면 시드는 시간을 늦츨 수 있다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참고 1)

여기에 착안하여 일산화질소(NO)를 증가시키는 비아그라를 이용하여 잘린 꽃이 좀 더 오래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비아그라 1mg을 섞은 물에 딸기, 콩, 장미, 카네이션, 브로콜리 그외 말라죽기 쉬운 식물들을 담궈놓았더니 보통 시들기 시작하는 기간보다 1주일이나 더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고 한다. (참고 2)

인터넷에서 한번 찾아보니 일반인이 직접 실험한 결과가 있어 잠시 소개를 한다. 이분은 진짜 정말로 그럴까...라는 실험을 주로 해서 인터넷에 올리는 분인것 같은데 마침 비아그라가 과연 꽃을 시들지 않게 하는지 실험한 것이 있었다.

4개의 꽃다발에 각각 500ml 물과 보드카 (보드카가 세균을 억제하여 시듬을 방지한다고 함.  500ml 물에 3ml 보드카 섞음.) 스프라이트 (스프라이트의 산성이 세균을 억제하여 시듬을 방지한다고 함. 340ml 물에 160ml 스프라이트 섞음.) 그리고 500ml 물에 10mg의 비아그라를 갈아서 녹인 물로 실험했다고 한다.

결론은 아래 사진을 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실험전의 꽃다발, 왼쪽부터 차례대로 그냥 물, 보드카, 비아그라, 스프라이트에 꽃다발을 담그었다고 한다. 출처 : http://www.myscienceproject.org/viagra-flowers.html)

사용자 삽입 이미지
(7일째 되는 날에 보니 스프라이트에 담근 꽃다발은 시들어있고 비아그라가 가장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그외 보드카도 어느정도 살아있다. 출처 : http://www.myscienceproject.org/viagra-flowers.html)

이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자 먼길을 돌아서 왔다.
결론을 내려보자.

비아그라는 우리 사람몸만 반듯하게 세울뿐만 아니라 꽃도 반듯하게 세운다.


<참고문헌>
1. Yaacov Y, et al. Evidence for the function of the free radical gas — nitric oxide (NO•) — as an endogenous maturation and senescence regulating factor in higher plants. Plant Physio. Biochem. 1998;36:825-833.
2. Siegel-Itzkovich J. Viagra makes flowers stand up straight. West J Med 1999 Nov-Dec;171(5-6):380

 
<참고사이트>
http://www.myscienceproject.org/viagra-flowers.html

<더 읽어볼 글>
2009/04/21 - 발기부전치료제가 무조건 발기를 일으킬까?
2008/10/25 - 비아그라는 만병통치약인가?


Posted by 두빵
2009. 9. 24. 17:27

가끔은 진료실에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을 심심치 않게 겪게 되는데, 오늘도 대학병원에서 날라온 진료회신서를 보고 가슴이 철렁한 느낌을 받았다.

29세 젊은 남자인데 이전에 특별한 증세가 없고, 소변을 볼때 약간 따끔한 느낌이 있어 내원하였다.
'뭐....그냥 요도염이겠지.....'
하면서 소변검사를 했는데 소변검사에서 적혈구가 약 10개정도 관찰이 되었다.

"어...혈뇨가 있으시네요."
"혈뇨요?"
"아....소변에서 피가 보인다구요. 우선 검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하면서 복부사진(KUB)를 찍었는데, 요로결석같은 것은 없었다.

사실 29세에서 암을 생각하는 것은 좀 무리이긴 하지만, 이전에 한번 덴(?) 경험이 있어 소변으로 암세포검사(urine cytology)를 검사하였다.

1주뒤에 결과 확인해보니 'atypical cells' 이 있어 환자와 상의후에 이에 대한 검사를 큰병원에서 더 하기를 원해 전원하였다.

두달이 지난뒤에, 이 환자에 대해서 잊어버리고 있을 즈음에, 대학병원에서 진료회신서가 왔다.

그때 들어온 글자들.....
'Ig A nephropathy & rapidly progressive glomerulonephritis'

회신서를 보니 고혈압도 180/110mmHg, 신장 기능검사 (Creatinine) 도 12mg/dL 이상이었다. 신장기능검사에서 Ig A 신증 (nephropathy)가 확인되었고, 면역억제제 치료에도 반응이 없어서 신장투석을 시행중이라고 한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환자를 보고 있는데, 오늘 한 젊은 남성환자가 소변볼때 따끔하다고 한다. 역시 소변검사를 하고 보니....혈뇨가 보였다.
"어....소변에서 피가 보이네요...."
"아..네. 제가 IgA 신증이라서요. 그거 나온다고 하던데요."

쩝.....IgA 신증이라는 말이 갑자기 가슴속에서 크게 메아리친다.

"그래도 신장기능검사를....."
"아...그거 며칠전에 했는데 괜찮데요....그거 말고 이상소견 없죠...?"
"아네....네...."

이것을 보고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하던가......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