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3. 01:49
진료를 보다 보면 항생제를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방광염도 그 경우인데, 환자들이 간혹 먹다가 안먹고 어떤 경우는 띄엄띄엄 먹기도 하고 한다. 왜 그렇게 먹냐고 물어보면 다들 항생제 내성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아마도 몇년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항생제 내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광고하고, 감기에 항생제를 많이 쓰는 병원을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언론에서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 한겨레 신문)
("감기 뚝 떨어지게 주사 한방 놔주세요"라는 엄마에게 "이 정도면 됐어"라면서
가글 등의 자연치료법을 적어주는 의사를 보여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익광고.
어린이에게 의사가 주는 '약'은 사랑이 담긴 귤이다.)

언젠가 건강보험공단에서 광고하는 것을 봤는데, 연배가 있으신 여의사가 환자가 뭐라 이야기 하면 포스트잇에 뭐뭐 하기 등만 적어주고 약은 처방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물론 좋게 보면 간단한 질환은 약을 쓰지 말자라는 것이긴 하지만, 나쁘게 보면 약제비를 줄이자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MRSA 또는 VRE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앞의 세균에 걸린다면 듣는 항생제가 없기 때문에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들도 치료하는데 애먹는다.


( MRSA 균) (VRE 균)
(출처 : www.abc.net.au)

하도 감기에 항생제 내성 어쩌고 저쩌고 해서....자료를 한번 찾아보았다. 보건복지부의 홈피에서 급성상기도감염에 도대체 얼마나 항생제를 쓰고 있는지 한번 보니 자료가 2005년과 2006년밖에 나오지가 않는다. 보니 2005년도에 평균 64~66%에서 2006년도에 54~62%로 약 2.8~11.9%정도 감소했다고 하는데 2007년의 자료는 어떤지가 없다. 건강보험공단의 홈피를 확인해도 그냥 종합병원 45.8%, 의원 53.9%로 나와 있기는 하다. 생각보다는 많이 감소하지가 않은 것 같다.

그럼 외국에서는 감기에 대한 항생제 사용율이 어떻게 될까? 심평원 홈피의 글에서는 미국의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율이 약 40%정도라고 나와 있다. 그 유명한 미국의 질병관리본부의 홈피에는 특별히 통계수치가 나와있지는 않고 단지 언론보도용으로 나온 내용에 일부분을 보면 약 75%의 감기 환자가 항생제 처방을 받고 있다고 한다.

나의 짧은 영어실력과 인터넷 실력때문에 그정도밖에는 확인 하지 못하였고, 논문으로 확인해보니 1996년도에 란셋(Lancet)이라는 유명한 의학저널에 보니 약 상기도감염에 걸린 환자중 50~70%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한다. 다른 논문에서도 비슷하게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나와 있었다.

생각보다는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항생제 처방율이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물론 단순한 감기에 항생제가 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고 의사들은 당연히 단순한 감기에 항생제가 필요없다는 것을 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하도 사람들이 감기에 항생제 어쩌고 저쩌고 해서 앞에서 좀 길게 이야기를 했지만,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완치가 될때까지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생제가 우리몸에 들어가서 어느정도 효력이 있을려고 하면 약을 일정하게 복용하여 체내에 약물농도가 일정하게 어느정도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 세균들이 제거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항생제를 오남용걱정때문에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먹다 안먹다 하면 당연히 세균에 제대로 영향이 미칠수 없고 세균은 오히려 항생제에 대한 방어기전을 새로 개발하여 항생제에 대항하게 된다. 따라서 세균은 더 오래 살아남으며 이에 대한 항생제도 더 쎈것으로 오래 써야 한다. 또한 환자의 추적관찰이 중요하다. 항생제를 잘 써서 잘 치료가 되었다면 그 즉시 약물을 중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환자와 의사의 신뢰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약물오남용광고를 하면서 병의원 처방율을 공개하면 글쎄....오남용이 줄어들지...의문이다. 감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항생제오남용 .... 물론 무서운 말이다. 그러나 오남용을 무서워하여 약물을 제때 복요하지 못하면 오히려 오남용을 더 조장하는 결과가 올수 있다.
Posted by 두빵
2008. 7. 21. 02:34

내가 비뇨기과라서 그렇겠지만 성기의 상처를 많이 보게 된다. 물론 내가 하는 수술때문에 수술흔적이 생기기도 하고 여러가지 성병으로 인한 상처와 그외 여러가지의 염증으로 인한 상처를 많이 본다.

근데 간혹 상처가 잘 안 낫는 사람을 보면서 속으로는 '이상하다...왜 낫지 않고 염증이 계속 진행되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전에도 몇번 그랬지만 최근에도 성기에 생긴 성처가 낫지 않아 환자와 자세한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히 염증이 있는 상처에 계속 샤워를 하면서 그곳도 씻는다고 했다.



(사진 출처 : eforensicmed.googlepages.com

좌측 사진은 손의 상처이다. 성기의 상처를 올리려고 하니....너무 적나라해서 그림을 바꾸었다.

이같은 상처도 처음에만 흐르는 물에 잘 씻고 그이후에는 소독약으로 소독후 잘 말리고 거즈로 상처를 덮으면 며칠뒤 딱지가 지면서 아물게 된다.)





쩝.... 물론 요새는 날이 더워지면서 또 위생을 청결하게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그곳도 매일 씻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염증성상처의 경우 물을 닿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을 말하지 않은 나의 불찰도 있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그런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기본적인 상식은 떨어지거나 더러운 것으로 상처가 났을 때에는 우선 초기 치료로는 깨끗한 흐르는 물에 더러운 상처를 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을 얼마나 빨리 하냐에 따라 상처에 염증이 어느정도 나는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더러운 것이 다 제거되고 난 뒤에는 상처는 소독약으로 깨끗이 소독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흔히 까진 상처에는 소독약으로 소독후에 보통은 잘 말리면 딱지가 잘 나면서 상처가 치유된다. 그러나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소독약으로 염증을 조심스럽게 제거하면서 상처부분이 더럽혀지지 않게 거즈로 덮어 두는 것이 좋다.

흔히 까진 상처가 나면 보통 집에서 마데카솔이나 후시딘을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글쎄.....난 그냥 일반적인 빨간약....옥도전기라고 하기도 하고 베타딘이라고 하기도 하는 빨간약을 바르는 것이 더 좋다. 하긴 우리 와이프도 보니 상처난 곳은 마데카솔이 만병통치약으로 알고 있어 좀 문제가 되고 있긴 하다...^.^ 음....말하다 약간 빗나가는데....하여간,

성기에 염증이 있지만 위생관념이 투철하여 거기까지 잘 씻는 경우가 많은데, 상처난 부위는 물에 닿지 않는 것이 좋겠다.
특히 염증성 상처의 경우 소독약으로 잘 소독후에 거즈로 덮고 말리는 것이 최우선적이다. 물이 닿게 되면 상처가 축축해지기 때문에 더 세균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게 되어 상처치유가 어렵게 된다.

상처가 났는가? 물이 아닌 빨간 소독약으로 상처를 치료하자.

Posted by 두빵
2008. 7. 15. 13:54

하루는 환자가 소변에서 돌이 나온다고 걱정하며 찾아왔다.
보니 가루형태로 분홍색 돌가루들이 나온다고 걱정을 많이 해서, 소변검사와 경정맥요로조영술 (결석이 있을때 하는 기본적인 사진검사)을 시행하였는데, 정상이었다. 그런데 간혹 "문제없습니다. 잘 쉬세요"하면, 좀 찜찜한 표정을 지을때가 있어서 포스팅을 한번 해본다.

소변이 뿌연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출처 : www.doodoovoodoo.com)

소변에는 무척 많은 성분들이 녹아있다. 대표적인 노란색이 되는 것은 urochrome이라는 성분때문에 노랗게 보이는데, 이것은 몸안에서 적혈구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성분인 heme과 담즙의 기본성분인 빌리루빈의 대사에서 최종적인 부산물로 나오면서 소변색깔이 만들어진다. 이런 정상적인 소변색깔을 의사들이 이야기할때는 보통 straw하다고 이야기 한다.

물을 많이 먹으면 이 urochrome의 농도가 엷어지므로 소변색깔이 하얗게 되고, 물을 적게 먹으면 농도가 진해지므로 소변색깔이 노랗게 된다. 물론 황달이 있거나 빈혈등이 있어도 urochrome이 증가될 수 있으므로 노랗게 될 수 있다.

소변이 뿌옇다는 것은 무슨 결정들이 많다는 것인데 이것의 대부분은 인산염(phosphate)때문이다.
즉 인산염뇨(phosphoate)라고도 이야기 하는데, 소변이 알칼리성이 되면 소변내에 있던 인산염이 결정화가 되면서 소변이 뿌옇게 흐려진다.

심한 경우에는 분홍색의 가루가 섞인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더 심한 경우에는 위의 경우처럼 결석이 있다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주로 고기를 많이 먹거나 많은 양의 우유등을 먹으면 잘 발생되기도 한다.

이러한 환자들을 소변검사를 한번 해보면, 소변색깔이 탁하며, 보통 소변검사를 위해 원심분리를 하면 밑에 분홍색의 가루같은것이 침전되어 보인다.

대부분은 무증상이며 정상적인 상태에서 보이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는 필요없다.
단 이것이 소변에 염증이 있는 경우와는 눈으로는 잘 분간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소변검사등을 해서 염증등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간혹 물을 잘 먹지 못하고 소변이 알칼리성으로 되면서 염증이 발생된다면, 감염석이라는 결석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것은 극히 드문 경우이다.

따라서 이렇게 소변이 뿌옇다면 한번쯤은 소변검사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으나, 정상이면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고 정상적으로 생활해도 괜찮다. 물은 좀 드시는 것이 좋을 듯 하다.^.^

Posted by 두빵
2008. 7. 14. 14:50
비뇨기과에서 수술이나 시술을 간혹 하다 보면 수술하기 직전에 아스피린을 복용하여 수술이 연기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뇌졸증및 심혈관질환의 예방적인 방법으로 아스피린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환자가 먹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바이엘사의 아스피린 프로텍트. 심혈관질환과 뇌졸증 예방을 위해 많이 먹는다.)

아스피린은 이전에 해열진통제로 사용되었으나 최근 혈소판응집을 방해하는 항혈소판작용을 확인하면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하는 약제로 알려져 있다. 가장 많이 무서워하는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증의 경우 동맥에 혈관이 막혀 생기는 질환으로 이때 혈소판이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약제가 효과가 있게 된다.

요새는 아스피린의 이러한 효능이 매우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특히 노인분들경우에 많이 먹게 된다.
이러한 경우 수술할때 문제가 된다.

즉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증의 경우에는 동맥에 혈소판등으로 응고가 되어 혈관이 막히므로 아스피린이 매우 경제적인 이득을 얻게 되지만, 수술의 경우에는 수술할때 지혈이 잘 되어야 하는데, 약을 먹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약의 항혈소판작용때문에 지혈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술하는 의사의 시야가 확보가 안되기 때문에 시술할때 매우 힘들어지고 부작용도 증가할 수 있다.

최근 심장질환이 증가하면서 와파린이라는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와파린의 작용기전은 간에서 응고물질을 만드는데 필요한 비타민 K의 작용을 억제하여 응고를 방지하는 약으로 심장수술을 시행한 환자들의 경우에 거의 필수적으로 복용하게 되는 약물이다.

이러한 와파린을 드시는 분들도 똑같이 수술할때 지혈이 되지 않아 수술할때 문제가 된다.

따라서 아스피린의 경우 특별한 일이 없으면 수술하기 약 1주전부터 중지하여 수술할때 지혈작용을 정상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와파린의 경우에는 주치의의 진찰이 필요하겠지만 대개는 약 3-4일전부터 와파린을 중지하여야 수술할때 위험성이 적다.

아스피린을 드시나요?
그럼 반드시 병원에서 진찰받을때 아스피린을 드신다고 이야기 하셔야 합니다.
먹는 약 이름을 모른다면?
의사에게 직접 보이거나 처방받은 의사에게 한번쯤은 자기가 먹는 약을 확인하여야 합니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