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뉴스를 보니 모회사의 불법 줄기세포치료로 많은 사람들이 시술받았다는 기사를 보고 이전부터 줄기세포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던 차에 지금이 때가 되었을 것 같아 이야기를 한번 풀어본다.
이분야는 잘 모르는 분야이긴 하지만, 이전에 대학병원에 있을 때 줄기세포연구 선생님들께 잠시 주워들은 지식과 이것저것 찾아보고 글을 써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줄기세포치료를 잘 알고 있는 이유중의하나는 아마도 황우석 박사의 논문사기사건이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정확하게 줄기세포가 어떤 종류로 나누어지고 있고 어떻게 치료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림 출처 : 위키피디아)
줄기세포 (stem cell)이란 2개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세포로, 1.반복적으로 분열하면서 스스로 재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서 (unlimited self-renewal), 2.정상적인 다른 특정한 기능을 가진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highly regulated differentiation)
줄기세포는 암세포와 자주 대비되는데, 암세포는 재생산할수 있는 능력은 줄기세포와 같지만 정상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이 없는 세포들이다.
줄기세포를 크게 두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배아줄기세포 (embryonic stem cells)과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s)로 나눌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난자와 정자가 만나서 생기는 수정체가 분화한 낭배(blastocyst)를 이용한다. 자 이제 고등학교때 배운 생물학 시간을 떠올려보면, 수정체가 분화하면서 배아가 되면서 inner cell mass라는 것이 생기고 여기서부터 내배엽(endoderm), 중배엽(mesoderm), 외배엽(ectoderm)으로 분화되고 내배엽은 주로 소화기관 및 호흡기관을 구성하고, 외배엽은 피부 및 신경계를 구성하며, 나머지 기관들은 대부분 중배엽이 발달되어 이루어진다.
배아줄기세포는 바로 inner cell mass에 존재해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것이며 발달과정과 같이 모든 신체기관으로 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능성 줄기세포(pluripotent stem cell)라고 불려진다. 이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분이 몇년전에 유명했던 황우석박사의 줄기세포이다.
성체줄기세포는 인간의 몸에서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말하는 것으로 보통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곳은 우리몸의 혈액을 만들어내는 골수 (hematopoietic stem cell)이다. 이외에도 아기가 출생할 때 탯줄에 존재하는 제대혈(umbilical cord blood) 등이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몸의 장기조직에 성체줄기세포가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런 성체줄기세포를 통틀어서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이라고 한다.
이런 성체줄기세포는 자기가 있는 주변조직의 특성에 맞추어 분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뼈의 성체줄기세포는 뼈세포로, 지방의 성체줄기세포는 지방세포로 분화된다. 이런 능력을 중복성 줄기세포(multipotent stem cell)이라고 하기도 한다.
자 그럼 발생학적으로 잘 생각해보자.
배아줄기세포는 당연히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으로 갈라지기 전의 줄기세포이므로 인체의 모든 장기의 세포로 분화될 수 있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는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으로 갈라져 자란 줄기세포이므로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성체줄기세포가 위치한 장기의 세포만 분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체줄기세포도 배아줄기세포처럼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을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장기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현재 의학적인 치료에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줄기세포는 지방에서 얻은 성체줄기세포인데, 지방을 많이 쓰는 이유는 우리몸에서 지방조직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쉽게 채취할 수 있고, 가공하기가 좋고 의학적으로 이용하기도 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방에서 얻은 줄기세포를 adipose-derived stem cell (ADSC)라고 따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에 부작용은 없을까?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가장 우려스러운 것중의 하나는 외배엽, 내배엽, 중배엽이 동시에 자라게 되는 암덩어리인 기형종(teratoma)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배아줄기세포가 바이러스성 암유전자 (viral oncogene)를 활성화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직까지는 치료도 아닌 실험수준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배아줄기세포는 인간의 수정체를 이용한다는 치명적인 윤리적 문제점도 있다. 그래서 이전에는 미국에서 배아줄기세포의 연구를 엄격히 금지했으나, 오바바 정부가 들어서면서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금지를 상당히 푼 것으로 알고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부작용이 없고, 윤리적인 문제에도 자유롭기 때문에 현재 의료에서 임상적인 치료에 이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효과를 뚜렷하게 보기 위해서는 성체줄기세포의 증식팽창이 어려워 이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