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병원은 소아비뇨기과도 보고 있는데, 많은 어머니들이 아들의 한쪽 고환이 어떨때는 잘 안 만져진다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이중 많은 경우에 속하는 것으로는 수술할 필요없이 정기적으로 진료만 해도 되는 퇴축고환이지만, 몇몇의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한 활주고환이라서 대학병원에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의사들도 진료시에 활주고환과 퇴축고환을 많이 헷갈려하는데, 부모님들이야 얼마나 헷갈릴까…. 그래서 우선 활주고환과 퇴축고환의 정의에 대해서 명확히 알아보자.
(사진은 서울아산병원 퇴축고환 질병부분에서 퍼왔습니다. 문제가 되면 연락주세요.)
우선 퇴축고환 (retractile testis)부터
퇴축고환(retractile testis)은 고환이 음낭의 윗부분 즉 사타구니쪽에 있긴 하지만 그 고환을 정상위치로 잡아당겨 놓아보면 음낭의 정상위치에 잘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렇지만, 애가 울면서 힘을 주거나 하면 다시 고환이 위쪽으로 쏙 올라가서 안보이게 되는데, 이렇게 되는 원인은 아이들의 고환을 움직이는 근육이 너무 탄력이 좋아서 고환을 확확 잡아당기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패달의 유격이 크다고 보면 된다. 즉 애가 힘을 주지 않을 때는 고환이 정상위치에 있다가 애가 배에 힘을 주게 되면 고환근육도 긴장하게 되어 위로 쑤욱 올라가서 자취를 감춰버린다.
보통 5-6세때에 약 50%이상의 아이에서 이런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참고문헌 1)
이런 퇴축고환은 정상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 관찰만 한다.
이와는 반대되는 의미로는 활주고환(gliding testis)가 있다.
활주고환(gliding testis)는 고환이 음낭의 윗부분 즉 사타구니에 위치해 있으면서 고환을 아래로 잡아당기면 고무줄 잡아당기는 것처럼 고환에 긴장을 느낄 수 있으며 손을 놓게 되면 바로 다시 음낭의 윗부분으로 튕겨져 올라간다.
이건 정상적으로 내려와야 할 고환이 제대로 발달이 되지 않은 잠복고환의 한 변형이므로 치료는 반드시 수술로 고환고정을 해야 한다.
퇴축고환과 활주고환의 의미는 이렇게 간단히 말할 수 있으나 실제 생활에서는 두가지를 감별하는 것이 상당히 애매하다. 아이가 엄마와 같이 있을때는 긴장하고 있지 않지만, 진료실에서 낯선 의사를 보는 순간 긴장을 하거나 울기 때문에 이때는 당연히 고환이 정상적으로 위로 올라가서 자취를 감추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는 잡아당겨봤자 잘 안당겨진다는 느낌도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의 스승님께 배운 방법을 소개하자면, 고환이 잘 보이지 않는 아이의 엄마가 평소에 따뜻한 방에서 아들의 속옷을 천천히 벗기고 약 1분이상 지났을 때 그때의 고환이 정상적으로 내려와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루에 몇번씩 해서 대부분 고환이 정상적으로 내려와있다면 퇴축고환일 가능성이 높으며, 몇번식 확인했는데도 고환이 정상위치에 있지 않다면 활주고환일 가능성이 높다.
추가적으로 진료실에서 퇴축고환이라고 진단되면 대부분은 그 이후 진료실에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퇴축고환이라고 진단되어도 이후 관찰을 해보면 나중에 잠복고환인 경우가 간혹 있고 (참고문헌 2), 퇴축고환인 경우에도 나중에 고환의 상태가 잠복고환과 비슷한 조직학적 상태를 보일수도 있기 때문에 (참고문헌 3), 반드시 1년마다 한번씩 같은 의사에게 꾸준히 진료받아서 추적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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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Hack WW, et al. The high scrotal ("gliding") testis revised. Eur J Pediatr 2007;166:57-61
2. Rabinowitz R, Hulbert WC Jr. Late presentation of cryptorchidism: the etiology of testicular re-ascent. J Urol 1997;157:1892-4
3. Han SW, et al. Pathological difference between retractile and cryptorchid testes. J Urol 1999;162:87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