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독자중에 누군가 음경만곡증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동안 시간이 안나다가 이제서야 쓰게 되었다. 그분께 좀 죄송한 맘이 들기도 하고….
음경만곡증은 말그대로 해석하면 된다. 남성의 음경이 휘어진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한자를 쓰면 좋긴 하겠는데, 한자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이라서….^^) 인터넷에 보면 음경만곡증에 대해 상당히 많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페이로니씨병(Peyronie’s disease) 부터 시작해서 선천성 기형, 후천성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혼동될수 있을 것이다.
명확히 하자면, 음경만곡증은 상당히 넓은 개념으로 글자 그대로 음경이 휘어진 상태를 이야기한다. 음경만곡증 중에서 가장 증세가 심하고 병적인 경우가 페이로니씨병(Pyeronie’s disease)인데, 이건 극히 드물다고 생각하면 된다. 추후 기회가 되면 이에 대한 블로그 글을 올리겠지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후천적으로 음경이 직각으로 휘어지고, 휘어진 부분에 딱딱한 피부조직이 있는 것이 페이로니씨병이다.
선천적으로도 생기는 질환이 있는데, 보통 소변나오는 구멍이 정상적인 위치가 아니라 음경의 아래쪽에 있거나 고환근처에 있는 요도하열과 같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고, 일부에서는 요도하열과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용어로는 chordee라고 이야기하고 이런 질환도 일부에 속한다. 이것의 원인은 3가지로 알려져 있는데,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므로 넘어가도록 하자.
페이로니씨병이나 chordee나 둘다 병적인 질환으로 수술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진료실에서 보면 성인이 되면서 언제부턴가 조금씩 음경이 약간 휘어진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내가 보기엔 이런 분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성인이 되면서 음경이 휘어지는 것은 대체로 두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수 있다.
첫번째로는 Corporeal disproportion 으로 음경내부에는 발기시 혈액이 모이는 공간이 두군데가 양쪽으로 있는데, 이것이 사춘기때 자라면서 약간 발달속도가 차이가 나서 약간 비대칭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은 약간의 휘어짐을 정상적으로 생각하고 병원에 오지 않을 것이고,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이것의 발생비율은 인구의 약 0.037%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 아래쪽으로 휘어지는 경우가 50%, 왼쪽으로 휘어지는 경우가 20%,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경우가 5%, 위쪽으로 휘어지는 경우는 5%로 가장 드물다고 한다. (참고문헌 1) 휘어지는 각도도 다양해서 30o이하로 휘어지는 경우는 40%, 30o~60o 사이의 경우는 44%, 60o이상으로 휘어지는 경우는 16%정도라고 한다.
두번째로 생각해볼수 있는 것은 백색막(tunica albuginea)의 이상소견이다. 앞서 이야기한 발기시 혈액이 모이는 두개의 공간은 백색막으로 단단하게 싸여 있는데, 소아일 경우에는 음경의 위쪽(dorsum) 다시 말해서 우리가 위에서 보이는 쪽의 백색막 두께가 얇지만, 성인의 경우에는 음경의 백색막이 아래쪽 즉 고환쪽으로 싸여있는 쪽이 가장 얇다. (참고문헌 2) 따라서 약한 백색막이 있는 음경의 아래쪽(ventral part)이 상대적으로 외상에 더 취약하여 외상이 있으면 신축성이 없어지면서 딱딱해지고, 이것 때문에 음경이 특히 아래쪽으로 휘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러한 백색막이 외상에 취약한 아래쪽이 아니라 옆쪽에 그런 상처가 난다면 그쪽으로 휘어질 수 있다. 외상이라는 말은 크게 교통사고나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다는 뜻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야주 약한 상처 즉 자위의 경우에도 심하면 백색막에 상처를 줄수 있다.
그럼 이런 경우 치료가 필요할까?
대부분의 경우에는 보통 치료가 필요 없다. 사실 문제가 되는 경우는 이것 때문에 성관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성생활을 즐길수 없는 경우일 때 수술적 치료를 하면 된다.
<이글과 연관되어 읽어볼 이전 블로그 글들>
2010/10/29 - 자위도 음경골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2009/11/18 - 남성 음경의 루저는?
2009/03/18 - 잠복음경수술과 고환암과의 관련성.
[참고문헌]
1. Ebbehøj J, Metz P. Congenital penile angulation. Br J Urol 1987;60:264-6
2. Hsu GL, Brock G, Martínez-Piñeiro L, et al. Anatomy and strength of the tunica albuginea: its relevance to penile prosthesis extrusion. J Urol 1994;151 :1205-8.
3. Baskin LS, Duckett JW, Lue TF. Penile curvature. Urology 1996;48:34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