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월드컵을 보면 프리킥 장면이 간혹 나오는데, 벽을 쌓은 선수들의 손이 거의 모두 아래로 향해 있다. 안그래도 월드컵에 대한 글 하나 더 쓰려고 소재찾던중에 며칠전 축구보다가 이것을 생각하고 글을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마침 헬스조선에서 기사 하나가 나와서 후속타로 하나 더 쓴다.
진료실에서 보면 자전거 혹은 오토바이를 타다가 아래를 다치는 경우 고환이 깨지는 경우가 왕왕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운동인 태권도를 하다가 거기를 차여서 오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최근에는 ‘군데스리가’를 하다가 이등병에게 축구공으로 거기를 맞고 겁나서 온 하사를 진료하면서 비록 시퍼렇게 멍은 들었지만 고환이 깨지지는 않아 그 이등병 기합 주지 말라고 적당히 타이르고 보낸 경우도 있다.
고환의 구조는 메추라기 알이나 계란을 생각하면 된다. 단단한 외피막안에 물렁물렁한 조직이 있는데, 외부에서 일정한 충격이 가해지면 고환속으로 피멍이 들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계란깨지듯이 외피막이 깨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 심하면 아랫배까지 아픈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발생학적으로 고환의 생성장소가 원래 신장의 위치에서 발생되기 때문이다.
즉 남성이 엄마 배속에 있을 때 처음 고환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곳은 신장이 발달되는 배 중간에서 만들어진다. 이후 이것이 임신이 끝날 무렵 태어날때까지 고환이 천천히 이동하여 사타구니를 거쳐 정상적인 고환위치까지 이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환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나 신경은 당연히 신장과 비슷한 위치로 발달되어 계속 연결된다. 이때 내려오지 못하고 중간에 고환이 퍼져서 자리잡은 경우를 잠복고환이라고 한다. 따라서 고환이 아프면 그 신경이 사타구니를 타고 배속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것이 아랫배까지 아픈 이유이다.
거꾸로 신장근처에 요로결석이 있는 경우에도 옆구리 통증도 있긴 하지만, 같은쪽 고환의 통증이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때문이다.
고환이 깨지거나 고환속에 피멍이 든 경우에는 빨리 응급실을 방문하여 바로 봉합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이 수술이 응급인 이유는 원래 우리몸에는 자기것과 남의것을 구분하는 면역작용이 있는데, 고환내부에 보관되어 있는 정자는 우리몸의 면역이 자기것이 아니라 남의 것으로 인식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고환이 깨진 경우 그 보호장치가 손상되고 정자가 우리몸의 면역에 노출되면서 항체를 형성하게 되어 우리몸의 면역체계가 고환을 공격하게 됨으로서 심하면 불임까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것을 막기 위해 응급으로 봉합수술을 시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전에 모회사의 음료광고에서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멈추기 위해 한 행동이 남성의 거기에 부딪히는 장면을 봤었는데, 거기를 부딪힐 때 남성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한 남자의 구실도 못하기 때문에 축구에서 벽을 쌓을 때 손으로 거기를 가리는 이유이다.
근데 간혹 보면 벽을 쌓을 때 보면 어떤 선수는 양손으로 모두 거기를 가리는 반면 어떤 선수는 한손으로 거기, 다른 한손으로는 얼굴을 가리는데 사람마다 상대적으로 중요한 부위가 조금씩 달라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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