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포스팅을 한번 했지만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육상선수인 세메냐가 간성 혹은 양성자(intersex)로 밝혀져서 논란이 되는 것 같다. 종합해보면 남성호르몬이 일반 여성보다는 3배정도 많고 고환이 있으면서 자궁과 난소가 없다는 것.....
의사라면 이정도 힌트만 있으면 대부분 질병을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가능성이 있는 답은 안드로겐 불감 증후군 (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 or testicular feminization syndrome)이라는 것이다.
근데 그렇게 넘어가려고 하다가 며칠전 한 블로그 방문자가 안드로겐불감증후군은 완전 여성의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세메냐는 거의 남성이라서 안드로겐 불감증후군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뭐...사람에 따라서는 세메냐가 남성에 가까울 수도 있고, 여성에게 가까울 수도 있겠다. (^.^) 그래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원래 이전에는 고환 여성화증후군(testicular feminization syndrome)이라고 불려졌었다. 즉 고환이 있으면서 외모가 완벽한 여자인 경우를 일컬었는데, 그 기전이 밝혀지면서 점차 이 용어는 잘 쓰지 않게 되고 최근에는 안드로겐 불감증후군 (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런 환자의 유전자형은 원래 46 XY (좀더 정확하게 말해서는 46 XY, SRY+)로 유전자형으로는 남자이지만, Y(좀더 정확하게는 SRY)유전자가 고환까지 만들지만 고환에서 만들어진 남성호르몬에 우리몸에 작용하여 우리몸이 남성으로 변해야 하는데, 남성호르몬이 우리몸에 작용하지 못해서 우리몸은 여성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원래 우리몸은 남성호르몬이 작용하지 않으면 여성으로 되도록 방향이 정해져 있다.)
자 그럼 남성호르몬이 우리몸에 작용을 어느정도 하는지에 따라서......
남성호르몬 작용정도
0% 50% 100%
<------------------------------------------------------------------->
여성 간성 남성
으로 외모가 변하게 된다.
따라서 남성호르몬이 전혀 작용하지 않으면 아무리 유전자가 남성이라고 하더라도 (XY, SRY+) 외모는 여성이고 (이때를 완전 안드로겐 불감증후군), 남성호르몬이 조금이라도 우리몸에 작용하여 우리몸의 일부를 남성형으로 만든다면 간성이 되는 것이다. (불완전 안드로겐 불감증후군)
아마도 세메냐는 추측건데 남성호르몬이 완전히 작용을 못하는게 아니라 일부 작용을 하기 때문에 저 그림에서 약간 남성쪽으로 기울여졌던 것 같다.
(남자가 똥배가 나온 것일까? 아니면 여자가 임신한 것일까?
출처 : by Kacnos at flickr.com)
그러나 인간의 성은 신체의 성뿐만 아니라 길러진 성도 무시를 하지 못한다. 길러진 성 이외에도 요새 음지에서 양지로 활동하는 트랜스젠더처럼 정상적인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성을 바꾸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세메냐는 자신이 남성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안드로겐불감증후군이 발견되는 때가 보통 여자인데 사춘기가 지나더라도 생리를 하지 않아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생리불순으로 넘어갔을 수 있다.
하여간 세메냐는 지금까지 길러진 성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으로 계속 대우받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단 한가지 치료가 남아 있다. 몸속에 있는 고환은 나중에 암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제거를 해야만 할 것이다. (그외 자잘한 치료는 몇가지가 있지만 너무 깊게 들어가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한다.) 물론 자궁이 없기 때문에 임신은 하지 못할 것이다.
세계육상협회에서 이에 대해 전문가의 입장을 다시 들어본다고 하므로 좀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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