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발기부전치료제를 처음 복용하는 환자들이 약효과가 없다고 불평하는 것중의 하나를 자세히 들어보면 약의 작용에 대해서 잘못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포스팅을 하나 하고자 하는 중에 오늘 인터넷 신문기사를 읽는 도중에, 좀 황당한 기사를 읽으면서 갑자기 이에 대한 생각이 나서 글 올린다.
보니 러시아에서 강도로 미용실 침입한 남성이 거꾸로 미용실원장에게 강금당해 비아그라를 먹이고 관계를 했다는 것이다. (이런 기사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이틀간 강금당하면서 계속 관계를 가졌다는 말인데, 기사를 읽어보면 아마 비아그라를 복용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기가 되는 것으로 인식되게 글을 써 놓은 것 같다.
사실 진료실에서 보면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고 난 뒤에 효과가 없다고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약을 복용하면 가만히 있어도 바로 발기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발기부전치료제는 공통된 기전이 있는데, 모두 phosphodiesterase type 5 (PDE5) inhibitor라고 하는 기전을 사용한다.
위 그림에서 보면 남성이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흥분한 뒤에 발기신경을 통해서 NO라는 물질을 분비하게 되는데, 이것이 cGMP를 분비하게 하여 발기를 하게 한다. 근데 cGMP가 제거되는 기전중에 PDE5 (phosphodiesterase type 5)라는 효소가 있는데 이것을 억제하는 것이 발기부전치료제이다.
따라서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게 되면 하늘색 기전을 따라가게 되므로 궁극적으로 계속 발기를 유지시키는 것이다.
저 그림을 자세히 보자 (사실 컴을 잘 못하는 이로서 저 그림 만든다고 참 힘들었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기전은 PDE5를 억제하는 것이다. 즉 발기를 일으키는 cGMP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그것은 성적인 자극으로 흥분된 상태이어야만 만들수 있다.
따라서 발기부전 치료제의 정확한 기전은 일단 형성된 음경발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일 뿐, 발기를 새로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이전에 일반외과 선생님인 위장효과님이 댓글로 언급한 적이 있는데,
"비아그라도 자기가 관심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지가 흥분이 되어야 약도 작용을 한다"
(정확한 문장을 찾으려고 했는데, 어디서 언급했는지 도대체 찾을 수가 없어서 기억나는대로 적는다.)
정확히 맞는 말이다. 자기가 자극을 받아 흥분을 하지 않으면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한다고 하더라도 효과가 없다.
딴 이야기이지만, 전세계에서 팔리고 있는 발기부전치료제가 5개가 있는데, 그중 2개가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것을 보면, 얼마나 우리나라사람들이 성기능에 관심이 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아마 올해에는 먹는 조루약도 우리나라에서 시판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거까지 나온다면 아마 발기부전치료제와 먹는 조루약을 세트로 원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하여간에 앞서 언급한 기사에서 과연 그 강도는 전혀 흥분을 하지 않았는데, 비아그라를 먹고 그렇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