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때 토마토가 과일인줄로만 알고 있엇는데, 어느순간부터 채소라는 이야기에 굉장히 의아해하면서 지내왔다. 요새는 인터넷이 발달되어 왜 토마토가 과일이 아니고 채소로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으나, 심정적으로는 나에게는 과일의 이미지로 계속 느껴지곤 한다.
나는 원래 토마토 과일.....아니 채소를 좋아하기 때문에 (진짜 채소일까?) 토마토가 나는 철이면 토마토를 갈아서 설탕에 섞어 먹는 것을 즐기곤 한다. 오죽했으면 한때 뽐므또르라는 파스타집에 자주 가서 토마토소스 파스타를 먹기도 했으며, 부페에 가더라도 방울토마토는 꼭 샐러드 소스에 듬뿍 가져와 배부르게 먹곤 할까.....
주위에서 토마토를 또 많이 먹는 사람들이 있다. 비뇨기과 의사로 있다 보니 주위에 전립선이 안 좋으신 분들이 많이 있는데, 바로 그 어르신들이 토마토를 많이 먹곤 한다. 특히 전립선암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나처럼 토마토를 무척 많이 먹는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다.
전립선암에 왜 토마토를 먹을까?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리라.....바로 토마토에 있는 라이코펜(lycopene)이라는 성분이 항산화작용을 해서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언제 방송했는지 모르고, 또 내가 보지는 못했지만, KBS1의 '생로병사'라는 프로에서 이 라이코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더 유명해진 것 같다. 인터넷을 자주 돌아다니다 보면 라이코펜에 대한 광고도 참 많이 나온다.
그럼 이 라이코펜이라는 물질이 들어있는 토마토가 과연 전립선암을 포함하여 기타 여러 암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인가?
(좌측 사진은 토마토의 여러 품종을 보여준다.
라이코펜은 주로 빨간 토마토에 있다고 한다.
출처 : wikipedia)
이에 대해서 최근 2005년에 미국 FDA에서 입장을 표명한 계기가 있다.
토마토 캐첩을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하인즈 회사가 몇년전에 자기들의 토마토캐첩을 광고할때 토마토안에 있는 라이코펜의 효능을 주장하는 광고를 낸적이 있는데, 미국의 FDA에서 이를 중단하게 했다.
이같은 결정에 반발하여 미국 FDA에 공식적으로 서한을 보내 토마토에 대한 미국 FDA의 입장을 요구하였다.
(전세계적으로 토마토캐첩으로 유명한 하인즈회사 제품.
사실 토마토캐첩은 국산꺼만 보통 먹어서 하인즈 제품이 얼마나 맛있는지는 잘 모른다.
출처 : wikipedia)
2005년에 미국 FDA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토마토에 대한 모든 논문을 다 조사하여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였다.
우선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토마토나 토마토 소스를 1주에 약 반컵에서 한컵정도 먹는 것이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도 있다라는 매우 제한된 근거만 있을 뿐이라는 결론이었다. (신뢰할만한 근거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기타 다른암, 즉 위암, 난소암, 췌장암에 대해서는 이를 예방하는 신뢰할만한 근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사실 라이코펜이 많이 들어있는 토마토를 많이 먹는것과 몸안의 라이코펜 농도와는 별 상관이 없다. 또한 많은 인자들이 몸안의 라이코펜 농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나이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기초대사량도 영향을 미치고, 담배, 콜레스테롤 농도 등등이 있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제한된 근거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립선암에 혹시 효과가 있을 수도 있으며,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아, 토마토를 많이 먹는다고 탈나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말이다.
참고 : Kavanaugh CJ, et al. The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s evidence-based review for qualified health claims: tomatoes, lycopene, and cancer. J Natl Cancer Inst. 2007;99(14):107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