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5. 00:08

요새 정치권때문에 인터넷 한쪽에서는 정관수술(vasectomy)에 대한 이슈가 약간 있는것 같다. 정관수술을 하면 임신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길래 이에 대한 오류를 약간 바로잡아보고자 글 하나 올린다.



(정관수술을 할때 정관을 잘라내는 위치를 표시하는 그림. F 가 가리키는 부분(정관)을 자르는 것이 정관수술의 기본적인 방법이다. 출처 : 위키피디아)



몇년전 우리진료실에서도 남편이 몰래 정관수술을 했는데, 여성이 임신했다고 같이 와서 정액검사(semen analysis) 를 했는데,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전혀 없다고 하니 진료실에서 크게 부부싸움이 나서 중간에서 약간 곤란한적이 있었다. 



사실 현존하는 피임방법중에 정관수술이 가장 효과가 좋은 피임방법이지만, 이게 100% 피임방법이 아니다. 특히 수술직후 3개월까지는 정상적으로 정관안에 있는 정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임신의 위험성이 반드시 존재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대부분 비뇨기과에서는 이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정관수술 후에 약 20회 정도 사정하게 하여 정관안에 있는 정자를 다 제거한 뒤에 정액검사를 반드시 해서 정자가 안나오는지를 반드시 확인하는 절차를 하도록 한다.



근데 문제는 정관수술후 약 20회 이상 사정한 뒤에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없다고 확인된 이후에도 100% 임신이 안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오는 비뇨기과의 여러 논문에 보면 정관수술후 정액검사에서 무정자라고 확인된 상태에서도 임신된 케이스가 극히 일부지만 있다고 발표되고 있다. 이것을 미국비뇨기과학회(american urological association, AUA)에서 종합해서 약 1/2000 의 확률로 임신의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참고문헌)



정관수술후에도 극히 적은 확률이지만 임신이 되는 이유로는 아마도 정관수술을 해도 우리몸이 일부 다시 복원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정관이 연결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고,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 정관수술의 방법이 계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자만, 그래도 100% 불임이 된다라고 이야기하기는 아직까지 좀 어려운 면이 있는 것 같다.



<이글과 연관되어 읽어볼 이전 블로그 글들>

2011/06/11 - 남성 피임법의 다양한 종류들

2010/11/20 - 정관수술을 해도 정액은 정상적으로 나옵니다.

2009/05/14 - 정관수술은 전립선암과는 상관없습니다.

2009/03/28 - 정관수술후 정관복원술을 하면 임신가능성은 어느정도일까?




[참고문헌]

Vasectomy guideline by American Urological Association 

http://www.auanet.org/education/vasectomy.cfm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