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4. 12:56

아주 어릴때 우리나라회사에서 컴퓨터가 처음 나올 당시에 금성사의 아주 장난감같은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다가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애플컴퓨터라는 것을 다루게 되었다. 당시 애플 II 는 정말로 굉장하였다. 그중 게임도 굉장한 분야였는데, 애플II의 공전의 히트게임인 '로드러너'를 하면서 부모님이 공부좀 하라고 한참 잔소리가 심했었다. '로드러너'에서 게임에 필요한 맵을 만들때 즐거움이란.....

'로드러너'같은 그런 게임만 있는 줄 알았다가 언제부터인가 모르지만 영국의 리처드 게리엇이라는 사람이 당시 고등학교때 만들었다는 울티마 3를 접하게 되면서 게임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공전의 히트작인 울티마 4 인 Quest of the Avatar를 실행할때 애플2의 조잡한 스피커에서 나오는 웅장한 음악과 함께 엄청난 스케일로 밤을 새기 일쑤였다. 게임주인공인 '아바타'가 마치 나인 것처럼 두근거리는 맘으로 한글지원도 안되어 영어사전을 찾아가면서 게임을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 새록 생각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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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굉장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울티마 시리즈중 명작 울티마 IV,
윗그림은 울티마 IV 게임의 표지이고 아랫그림은 실제로 애플 II에서 보여주던 울티마 IV 게임장면이다. 지금 보면 그래픽이 왜저래....그럴 수 있지만 당시는 굉장한 것이었다.
나역시 가끔 이런 그림이 그리울 때가 있다.

출처 : IT 문화원, www.dal.kr)



울티마 4의 주인공이었던 아바타가 지금은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분신을 가리키는 말로 현재 쓰이고 있다. IT가 발달하면서 현재 그렇게 보수적이던 의료에서도 IT가 접목되어 원격의료 (telemedicine)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조만간 주식에서도 관련테마주가 뜰것 같은 느낌이....(믿거나 말거나...) 어떻게 보면 원격의료의 환자에 대한 기록도 하나의 아바타일 것이다.

사실 모든 이들에게 원격의료라는 것은 동일하지 않다.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병원에 직접 갈 일이 없이 병원의 의사에게 진찰을 받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분야는 EMR이라고 하는 전자차트이다. 물론 병원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이런 EMR이 타병원의 의사에게 이용될 수 있다.

그리고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분야중의 하나는 의사와 의사와의 telecommunication이다. 주로 선진국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는데, 환자를 직접 보지만 어떤 한 분야의 지식이 없는 일반의사의 경우, 즉 특수한 방사선 사진이나 병리학적 사진등이 판독이 어려운 경우에 멀리 떨어진 해당 전문의에게 IT를 이용하여 사진을 보냄으로써 임상의사의 정확한 판단을 돕는 일이다. 요새는 로봇수술이 하나의 유행으로 되어 있는데, 이런 로봇수술도 원격조정으로 멀리 있는 의사가 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대부분의 일반의사와 소수의 해당전문의로 나눠져 있는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의사로서 환자의 진료시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경우, 사실 좀 우려스려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을 수 있는데, 매번 이야기하는 환자의 개인적인 의료정보이다. 국가기관에서 관리하는 건강보험에서도 매번 환자비밀유출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사설회사의 환자의료정보는 과연 안전할까......

또한 의사와 환자사이의 진찰에서도 의사가 없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을 차지하더라도, 진찰시 의사의 오감을 총동원하고, 경험에서 나오는 육감까지 동원하여 진단을 하는데, 과연 이러한 오감을 IT가 아무리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충족시켜줄수 있을까? 단순한 레코딩...즉 혈압을 재고, 심박수 재고, 혈당을 재고 뭐 이런 단순한 것을 판독한다고 하더라도 환자를 직접 보지 않는 이상 이런 레코딩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지......더욱이 집에서 이러한 기계를 갖추는데 대한 부담도 상당할 것이고 유지보수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인데 .....


병원 촐퇴근시 매번 지하철을 타면서도 흔적이 남는 것이 싫어 후불교통카드는 사용하지 않고 매번 돈을 내면서 타고 있는 나에게는 IT가 익숙해지더라도 불안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Posted by 두빵